급성 편두통 치료제 시장서 항CGRP 계열 약물 강세
비강 스프레이 제형 신약 잇따른 출시...시장 경쟁력 전망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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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편두통 치료 패러다임이 예방적 치료로 이동하고 있다.

편두통 치료제 시장에서 경구용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제제는 예방적 치료에 효과를 인정받아 사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편두통 증상이 발생했을 때 통증을 줄여주는 급성기 치료 필요성도 여전하다. 다만, 편두통이 시작된 후 즉각 투여할 수 있는 급성기 치료 약물은 트립탄 계열 치료제 이외에는 개발이 미미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편두통이 시작된 후 최대한 빠르게 통증을 줄여주는 급성기 치료 약물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비강에 직접 분말을 분무해 빠르고 지속적인 효과를 노린 비강 스프레이 제제가 개발되면서 주목 받고 있다.

 

경쟁 불붙은 CGRP 계열 급성 편두통 치료제 시장

CGRP 계열 급성 편두통 치료제 시장은 이미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급성기 편두통 증상이 나타났을 때 주로 사용되는 약물은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 등 일반의약품(OTC) 또는 트립탄 계열 편두통 치료제다.

그러나 두 약물 모두 단점은 명확하다.

복용 횟수가 일정 수준 이상 많아질 경우 약물유발두통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약물을 더 복용하면서 되레 두통을 심하게 만드는 경우가 발생했다.

트립탄 계열은 약물과용두통을 유발하는 만큼 한 달에 10일 이상 복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게다가 혈관을 과다 수축하는 부작용도 보고됐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 등장한 약물이 CGRP 표적차단제다. CGRP는 말초신경계와 중추신경계에 분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이를 차단함으로써 편두통 빈도와 강도를 줄이는 기전이다.

국내 CGRP 계열 급성 편두통 치료제 시장은 이미 경쟁이 시작됐다.

최근 릴리 5-HT1F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세로토닌 수용체 작용제 레이보우(성분명 라스미디탄)는 일동제약과의 공동판매 계약을 맺고 국내에 진출했다.

레이보우는 임상3상 SAMURAI, SPARTAN 연구에서 위약 대비 레이보우 투여 후 2시간 이내에 편두통 통증이 사라지고 빛, 소리, 메스꺼움 등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MBS 증상이 개선되는 등 1, 2차 목표점을 충족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엘러간 업렐비(유브로게판트)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국내 출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업렐비는 FDA로부터 최초로 허가된 경구용 CGRP 제제다.

업렐비는 2021년 전년 대비 약 340% 증가한 5억 5200만달러(한화 약 73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2분기 3억 2300만달러(약 431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성장세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 급성 편두통약 '비강 스프레이'로 변신

항CGRP 계열 약물이 급성 편두통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는 가운데 전통의 강자인 디히드로에르고타민 계열 약물은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기존 경구용 제제에서 비강 스프레이 제형으로 바뀌고 있는 것.

사쓰마테라퓨틱스는 최근 디히드로에그로타민 메실레이트(DHE) 계열 비강 분무 제형 급성 편두통 치료제 STS101의 임상3상 ASCEND 연구 중간결과를 공개했다. 디히드로에르고타민은 1946년 개발돼 현재까지 급성 편두통 치료를 위한 경구용 제제로 오랫동안 사용된 약물이다.

STS101은 2020년 임상3상 EMERGE 연구에서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연구에서 STS101은 투여 후 2시간째 편두통 통증 완화와 MBS를 평가한 결과, 위약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입증하지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2021년 진행 중이던 임상3상 ASCEND 연구에서 분말 제형 전달 장치를 변경했다.

ASCEND 연구는 편두통 환자 482명을 대상으로 STS의 안전성과 내약성, 효능을 평가했다. 1차 목표점은 치료 6개월, 12개월째 STS101의 안전성을, 주요 2차 목표점은 효능으로 설정했다.

중간분석 결과, STS101 투여군의 주요 이상반응은 코 불편감(6.1%), 미각 이상(7.6%)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이상반응은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인 증상이었다. 드물게 발생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메스꺼움, 구토 등이었다.

효능도 위약군에 비해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효능 평가에는 변경된 전달 장치만 사용한 172명의 데이터만 포함됐다.

이들 중 34.2%는 투여 2시간 후 편두통 통증에서 해방됐다. 또 53.4% 환자는 멀미, 섬광증, 소리 공포증 등 MBS 증상이 개선됐다.

특히 변경된 전달 장치로 처음부터 치료한 환자의 24시간 무통증 비율은 이전 전달 장치를 사용한 환자보다 7.8%p 높았다.

한편, 사쓰마는 올해 4분기 ASCEND 연구의 최종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만약 연구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내년 1분기 FDA로부터 승인을 얻어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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