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2] HFmrEF·HFpEF 대상 DELIVER 임상3상 발표
DELIVER 결과, 심혈관질환 사망·심부전 입원 위험 18%↓
DAPA-HF·DELIVER 통합분석 결과, LVEF 관계없이 혜택 입증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 억제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좌심실 박출률(LVEF)과 관계없이 전체 심부전을 포괄하는 치료제로 자리매김했다.

포시가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에 이어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HFmrEF) 또는 보존 심부전(HFpEF) 환자 대상의 DELIVER 임상3상에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치료 혜택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DELIVER와 HFrEF 치료제로서 유용성을 입증한 DAPA-HF 임상3상을 통합분석한 결과에서도 포시가의 효과가 박출률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27일 베일을 벗었다.

발표와 동시에 DELIVER 임상3상 결과는 NEJM, 통합 분석 결과는 Nature Medicine 8월 2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Scott D. Solomon 교수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포시가 DELIVER 임상3상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Scott D. Solomon 교수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포시가 DELIVER 임상3상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DELIVER, 박출률 감소→개선 심부전 환자도 포함

SGLT-2 억제제는 LVEF가 40% 이하인 HFrEF 환자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다. 이를 근거로 국내외 심부전 가이드라인에서는 SGLT-2 억제제를 HFrEF 치료제로 강력하게 권고한다.

그러나 HFrEF와 달리 LVEF가 40%를 초과한 HFmrEF 또는 HFpEF 환자를 위한 치료옵션은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이 EMPEROR-Preserved 임상3상을 통해 HFpEF 치료제로 등극했지만, 일부 환자군에서 SGLT-2 억제제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었다.

구체적으로 치료 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 환자군의 박출률 범위가 높았고, 입원 동안 또는 입원 직후 치료를 시작한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제한적이었다. 또 감소한 박출률이 개선돼 40% 초과한 환자들이 연구에서 제외됐었다. 

DELIVER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임상3상은 이전 연구보다 광범위한 심부전 환자를 모집해 포시가의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했다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연구에는 NYHA 기능등급 II~IV이고 LVEF가 40%를 초과한 40세 이상의 HFmrEF 또는 HFpEF 환자 6263명이 모집됐다. 이전에 LVEF가 40% 이하였지만 이후 개선돼 40%를 초과한 환자도 등록 대상으로, 전체 환자군의 18%를 차지했다. 입원환자 또는 최근에 입원한 환자도 연구에 포함됐다.

전체 환자군의 평균 나이는 72세였고 여성이 44%를 차지했으며 평균 LVEF는 54%였다. ACEI, ARB 또는 ARNI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77%였고, 83%가 베타차단제를, 43%가 MRA를 투약하고 있었다. 

전체 환자군은 포시가 10mg 1일 1회 복용군(포시가군, 3131명)과 위약군(3132명)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추적관찰(중앙값) 2.3년 동안 치료 중단율은 14%였다.

1차 목표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를 종합해 평가했다. 심부전 악화는 계획되지 않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부전으로 긴급하게 내원 등으로 정의했다.

LVEF·치료환경에 따라서도 포시가 혜택 일관

연구 결과, 1차 목표점 발생률은 포시가군 16.4%(512명), 위약군 19.5%(610명)로, 100인년당 발생률은 각 7.8건과 9.6건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른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포시가군이 위약군 대비 18% 유의하게 낮았다(HR 0.82; 95% CI 0.73~0.92; P=0.0008). 환자 1명이 치료 효과를 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약물을 복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최소치료환자수(NNT)는 32명이었다.

▲DELIVER 임상3상 결과.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DELIVER 임상3상 결과.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평가요인에 따라서는 심부전 악화 발생률이 포시가군 11.8%(368명), 위약군 14.5%(455명)로, 심부전 악화 위험은 포시가군에서 21% 의미 있게 낮았다(HR 0.79; 95% CI 0.68~0.91).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도 포시가군이 23%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HR 0.77; 95% CI 0.67~0.89).

이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포시가군 7.4%(231명), 위약군 8.3%(261명)로,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포시가군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12% 낮았다(HR 0.88; 95% CI 0.74~1.05).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포시가군에서 6% 낮은 경향을 보였다(HR 0.94; 95% CI 0.83~1.07).

아울러 포시가군은 캔자스대학 심근병증 설문지(KCCQ)로 평가한 환자의 증상 부담도 위약군보다 의미 있게 개선됐다. 

이 같은 결과는 LVEF 또는 환자 치료환경에 따른 하위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위약군 대비 포시가군의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LVEF에 따라서 △49% 이하군 13% △50~59%군 21% △60% 이상군 22% 낮았다. 

등록 당시 입원환자였거나 30일 이내 입원한 환자군에서는 포시가군의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이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22%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에 해당되지 않은 포시가군의 1차 목표점 위험은 18% 의미 있게 낮았다.

아울러 이전에 LVEF가 40% 이하였지만 개선된 환자군의 경우 포시가군이 위약군보다 1차 목표점 위험이 26% 유의하게 낮았다. 그 외 환자군에서는 포시가군의 1차 목표점 위험이 16% 의미 있게 낮았다.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군이 비슷했다. 사망을 포함해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포시가군 43.5%, 위약군 45.5%였고,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은 모두 5.8%로 같았다. 

결과적으로, 포시가는 HFmrEF 또는 HFpEF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고 심부전 부담을 개선했다.

특히 LVEF가 가장 높은 환자군에서도 포시가의 치료 혜택이 감소하지 않았고, 환자 치료환경과 관계없이 유의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Scott D. Solomon 교수는 "포시가군의 1차 목표점 발생률이 수치상 더 낮았을 뿐만 아니라 위험도 18% 유의하게 낮았다. 이러한 혜택은 사전에 정의한 하위군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며 "이는 LVEF나 치료환경에 관계없이 심부전 기본 치료로 SGLT-2 억제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라고 강조했다. 

▲영국 글래스고대학 Pardeep Jhund 교수는 HFrEF 환자 대상의 DAPA-HF와 HFmrEF 또는 HFpEF 환자 대상의 DELIVER를 통합해 메타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영국 글래스고대학 Pardeep Jhund 교수는 HFrEF 환자 대상의 DAPA-HF와 HFmrEF 또는 HFpEF 환자 대상의 DELIVER를 통합해 메타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금기사항 없다면 박출률 측정 전 포시가 처방해야"

이어 포시가 대표 임상3상인 DAPA-HF와 DELIVER를 통합해 메타분석한 결과가 공개됐다. 

통합분석은 지난해 발표된 EMPEROR-Preserved 연구에서 LVEF가 높다면 자디앙의 효과가 약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기에, 전체 LVEF 범위에서 포시가 혜택이 일관되게 나타나는지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DAPA-HF에 모집된 HFrEF 환자 4744명과 DELIVER에 포함된 HFmrEF 또는 HFpEF 환자 6263명 등 총 1만 1007명이 분석 대상이었다. 평균 나이는 69세였고 35%가 여성이었다. 

22개월 추적관찰(중앙값) 결과, LVEF와 관계없이 모든 심부전 환자에게서 포시가의 치료 혜택이 확인됐다.

위약군 대비 포시가군의 위험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14%(HR 0.86; 95% CI 0.76~0.97)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10%(HR 0.90; 95% CI 0.82~0.99) △전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29%(RR 0.71; 95% CI 0.65~0.78)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심근경색 또는 뇌졸중(MACE) 10%(HR 0.90; 95% CI 0.8~1.00) △첫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26%(HR 0.74; 95% CI 0.66~0.82)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첫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22%(HR 0.78; 95% CI 0.72~0.86) 낮았다. 

이와 함께 LVEF에 따른 분석에서도 전체 범위에서 포시가군이 위약군보다 더 좋은 경향을 보였고, LVEF가 높더라도 포시가의 치료 혜택은 일관되게 나타났다. 

분석을 진행한 영국 글래스고대학 Pardeep Jhund 교수는 "심부전 환자가 박출률을 측정하고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결정하기 위해 심장스캔(heart scan)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연구가 임상적으로 중요하다"면서 "포시가는 모든 심부전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금기사항이 없다면 박출률을 측정하기 전 포시가를 처방해야 생명을 구하는 약물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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