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부전학회 연례학술대회, 포시가 DELIVER 2차분석 결과 발표
포시가 치료 혜택, 혈압 강하 효과와 유의한 연관 없어
박출률 감소→개선 심부전 환자, 여전히 예후 악화 위험 높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SGLT-2 억제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근거가 부족했던 심부전 치료 영역의 궁금증을 푸는 열쇠로 떠올랐다.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HFmrEF) 또는 보존 심부전(HFpEF) 환자 대상의 포시가 DELIVER 임상3상 2차분석 결과, SGLT-2 억제제의 심부전 치료 혜택은 혈압 강하 효과와 유의한 관련이 없었다.

이와 함께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는 좌심실 박출률(LVEF)이 개선될지라도 여전히 예후 악화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 2차분석 결과는 지난달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심부전학회 연례학술대회(HFSA 2022)에서 공개됐다.

DELIVER, 평균 수축기혈압 128mmHg…HFimpEF 환자 18% 차지

지난 8월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베일을 벗은 DELIVER 임상3상은 포시가가 HFmrEF 또는 HFpEF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이나 심부전 악화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치료 혜택을 입증했다.

연구에는 NYHA 기능등급 II~IV이고 LVEF가 40%를 초과한 40세 이상의 HFmrEF 또는 HFpEF 환자 6263명이 모집됐다. 이전에 LVEF가 40% 이하였지만 이후 개선돼 40%를 초과한 박출률 개선 심부전(HFimpEF) 환자도 18%를 차지했다. 등록 당시 평균 수축기혈압은 128mmHg였다. 

전체 환자군은 포시가 10mg 1일 1회 복용군(포시가군, 3131명)과 위약군(3132명)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추적관찰(중앙값) 2.3년 동안 치료 중단율은 14%였다. 

1차 목표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를 종합해 평가했다. 심부전 악화는 계획되지 않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부전으로 긴급하게 내원 등으로 정의했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포시가군 1개월째 수축기혈압, 위약군 대비 1.8mmHg 소폭 감소

첫 번째 2차분석 결과, 포시가의 심부전 치료 혜택에 혈압 강하 효과가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뇨작용이 있는 포시가 등 SGLT-2 억제제가 수축기혈압이 낮은 심부전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덜어주는 결과다.

결과에 따르면, 포시가는 HFmrEF 또는 HFpEF 환자의 등록 당시 혈압과 관계없이 혈압을 조금 줄였다. 치료 1개월째 포시가군의 평균 수축기혈압은 위약군보다 1.8mmHg 소폭 감소했다(P<0.001).

이는 120mmHg 미만, 120~129mmHg, 130~139mmHg, 140mmHg 이상으로 분류한 모든 수축기혈압 범위에서 비슷하게 관찰됐다(interaction P=0.16).

게다가 수축기혈압과 관계없이 1차 목표점과 캔자스대학 심근병증 설문점수(KCCQ) 등에 대한 포시가의 치료 효과는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이상반응 발생률도 유사했다. 

종합하면 포시가의 심부전 치료 혜택은 수축기혈압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음을 시사한다.

단, 심부전 또는 사망 발생률은 등록 당시 수축기혈압이 120mmHg 미만으로 가장 낮을수록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2007년 발표된 미국 심부전 등록연구인 OPTIMIZE-HF 결과와 유사하다. OPTIMIZE-HF에 의하면, 입원 당시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인 급성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은 120mmHg 이상인 이들보다 높았고 예후가 좋지 않았다.

단, 절단 또는 뇌졸중 위험은 심부전 환자의 수축기혈압이 높을수록 증가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듀크의대 Senthil Selvaraj 교수는 "심부전 연구에서 SGLT-2 억제제의 혈압 강하 효과는 심부전이 없는 이들보다 더 완만하게 나타난다는 것이 일관되게 관찰된다"며 "등록 당시와 치료 1개월 동안 수축기혈압 변화에 관한 2차분석 결과, 1차 목표점에 대한 포시가 치료 효과는 최소한으로 약화됐다. SGLT-2 억제제의 임상적 혜택이 혈압 강하 효과와 유의한 연관성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발표와 동시에 J Am Coll Cardiol HF 10월 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HFimpEF 환자, GDMT+SGLT-2i 치료 도움 될 것"

포시가는 심부전 관련 임상3상을 통해 LVEF에 관계없이 전체 심부전 환자에서 치료 혜택을 입증하며 LVEF가 심부전 환자의 약물요법 결정에 크게 중요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감소된 LVEF가 치료에 충분히 반응해 개선된 HFimpEF 환자의 최선의 치료전략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포시가 등 SGLT-2 억제제는 LVEF와 관계없이 심부전 가이드라인에 따른 약물치료(GDMT) 중 하나이지만 HFimpEF에 대한 데이터는 부족했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HFimpEF 환자의 LVEF가 다시 악화되지 않도록 이전에 진행한 GDMT를 계속 진행하도록 주문한다.

이런 가운데 HFimpEF 환자는 LVEF가 40% 이하에서 초과로 개선됐을지라도 여전히 예후 악화 위험이 높다는 것이 DELIVER 2차분석에서 확인됐다.

결과에 따르면, HFimpEF 환자군의 1차 목표점 위험은 HFrEF 과거력이 없고 LVEF가 지속적으로 40%를 초과한 환자군과 유사했다. 

100인년(patient-years)당 심부전 악화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발생률은 HFimpEF 환자군 8.8명, LVEF가 지속적으로 40% 초과한 환자군 8.7명으로 비슷했다. 100인년당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은 각 3.4명과 3.6명 발생했다.

이는 HFrEF 환자의 LVEF가 약물을 통해 개선돼도 여전히 심부전 악화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LVEF 개선과 치료를 동일한 개념으로 볼 수 없다는 결과다. 

이어 DELIVER에서 확인한 포시가 치료 혜택은 HFimpEF 환자군에서도 일관되게 관찰됐다. 

LVEF가 지속적으로 40%를 초과한 환자군과 비교해 HFimpEF 환자군의 포시가 투약에 따른 심부전 악화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26% 유의하게 감소했다. 

포시가를 복용한 HFimpEF 환자군의 심부전 악화 위험은 16% 낮았으나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38% 의미 있게 낮았다.

이번 분석을 진행한 미국 미네소타대학 Orly Vardeny 교수는 "HFimpEF 환자는 LVEF가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심부전 악화 또는 사망 등 질병 진행 위험이 높았고, LVEF가 지속적으로 40%를 초과한 환자와 비슷했다"며 "이번 분석은 증상이 남아 있는 HFimpEF 환자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추가로 줄이려면 기존 GDMT에 SGLT-2 억제제를 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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