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성균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성균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성균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나와 같은 신장내과 의사들은 당뇨병성 CKD 및 ESRD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약물이 적어 환자에게 미안한 적이 많다. 이런 점에서 케렌디아의 등장은 기쁜 소식임이 틀림없다. 게다가 지금까지 신장질환을 타깃하는 치료제가 없었는데, 새로운 약물이 개발되면서 솔직히 신장내과 전문의로서 기쁘다”

케렌디아 국내 임상시험을 주도한 한림대 성심병원 김성균 교수(신장내과)의 말이다.

김 교수는 케렌디아가 임상시험에서의 탄탄한 근거를 바탕으로 제2형 당뇨병성 CKD와 ESRD를 줄이는 파수꾼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 최근 제2형 당뇨병성 CKD와 ESRD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케렌디아 등장이 갖는 의미는? 

1990년대 등장한 ARB, ACEi는 지금까지 잘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에게 치료옵션이 부족한 건 한계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제2형 당뇨병 동반 신장질환을 타깃하는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었다.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적어 죄송한 마음을 가질 때가 많다. 또 내분비내과나 순환기내과에서 다른 치료를 위해 이미 ARB나 ACE 억제제 등을 처방하고 있어 신장내과 의사가 처방할 수 있는 약은 거의 없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케렌디아가 등장한 것이다. 치료옵션이 부족한 신장내과 의사로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 미국당뇨병학회(ADA)가 심혈관 사건 또는 CKD 진행 위험이 증가하거나 SGLT-2 억제제 복용이 어려운 CKD 환자에서 케렌디아를 처방하도록 권고했다. 국내 가이드라인 개정에도 영향을 줄까? 

개인적인 의견으로 우리나라도 바뀔 것으로 본다. 신장학회가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해 모였을 때 첫번쨰 타깃을 제2형 당뇨병성 CKD를 줄이는 것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학회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CKD 환자 수 10% 감소, 제2형 당뇨병성 CKD 환자 30% 감소를 목표로 하는 ‘Kidney Health Initiative(가칭)’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런 과정에서 신약인 케렌디아가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성균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성균 교수

- 케렌디아는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조율하기 위한 방법은? 

약물 기전 상 고칼륨혈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의사가 잘 모니터링한다면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ACEi, ARB를 처방하면 환자의 칼륨 수치가 높아지는데, 여기에 케렌디아를 추가하면 더 높아질 수 있다.

임상시험을 디자인할 때 칼륨 수치가 정상(4.8 이하)인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 결과, 실험군이 대조군보다 칼륨 수치가 높아졌지만, 약물을 중단하거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물론 리얼월드에서는 달라질 수 있지만, 케렌디아의 고칼륨혈증은 다른 무기질 코르티코이드보다 약 20~30배 낮게 나타났다. 잘 관리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바이엘이나 신장학회 차원의 교육은 필요하다. 

- 개원의들이 케렌디아를 처방할 때 주의점은?

SGLT-2 억제제가 처음 나왔을 때 개원의들은 매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대학병원 등에서 처방하고, 6개월 정도 지난 후 근거가 쌓이면서 개원가가 처방을 시작했다. 지금은 개원가에서 대학병원보다 더 많이 처방하고 있는 듯하다. 케렌디아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개원가에서 케렌디아를 안전하게 처방하려면 환자의 고칼륨혈증 상태를 꼭 확인하고, 초기 복용 2~4주 후에도 한 번 확인할 것을 권고한다. 1개월 후에도 고칼륨혈증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문제없이 계속 처방할 수 있을 것이다. 

- 신장 아웃컴을 쌓고 있는 SGLT-2 억제제에 케렌디아를 추가한 연구가 있는지 궁금하다. 

FIDELIO-DKD 연구, FIGARO-DKD 연구, 여러 하위분석 데이터들을 봤을 때 추가하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 우리 연구실에서도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는 제2형 당뇨병성 CKD 환자를 대상으로 케렌디아를 추가하는 CONFIDENC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당뇨병성 신장질환을 관리하고 있는 환자의 수다. 환자 수가 충분하지 않으면 위음성(false-negative)으로 나올 수 있어 환자를 최소 5000~7000명 정도 모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SGLT-2 억제제는 이미 대규모 연구에서 효과를 보인 약제라 여기에 케렌디아를 추가한 효과를 확인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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