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24일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 개최
분석심사 참여, 중앙윤리위원회 위원 구성 두고 찬반 격돌

24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대한의사협회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가 개최됐다.
24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대한의사협회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가 개최됐다.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열린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의 처음과 끝은 '간호법 저지'로 귀결됐다.

사회적거리두기가 전면해제된만큼 작년 정총까지만해도 존재했던 좌석별 가림막은 사라졌고,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이 활발히 오갔다.

특히 이번 정총에서는 기존 반대 입장을 선회해 분석심사에 1년간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내부에서는 반대 의견이 여전히 많아 이견 조정은 숙제로 남았다.

의협은 24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개회식에는 14명의 당대표 및 여야 국회의원이 참석했고, 이들 이외에도 다수 정치인이 축사를 전하며 의료계와의 소통을 다짐했다.

이런 가운데 의협은 거듭 간호법 저지 의사를 밝혔다. 대의원총회장에는 '보건의료인 협업 막는 간호법 즉각 철회하라', '의료현장 혼란가중 간호법안 절대반대' 등이 적혀있는 현수막이 걸려있기도 했다.

김택우 간호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대선 전 간호법 통과 가능성이 99%였지만 잘 막아냈다. 다음주가 통과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점을 인지하고 꼭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기대의원총회 장에 간호법 저지를 위한 현수막이 다수 게재돼 있다.
정기대의원총회 장에 간호법 저지를 위한 현수막이 다수 게재돼 있다.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은 "현수막을 보니 의협에서 여러 생각이 많은 것 같다. 복지위는 여야 합의 정신에서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며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의료현장이 걱정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복지위 그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회식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본회의에서는 중앙윤리위원회 위원 구성의 정당성을 두고 찬반이 오갔다. 

앞서 중윤위 위원과 관련해 그간 관례적으로 포함돼온 대한의학회 추천 위원이 줄어들고 한국여자의사회 추천 1명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총회에 제출된 중윤위 위원 후보자는 의료인 6명, 비의료인 4명이며 여성은 비의료인 1명이다.

한국여자의사회 윤석완 회장, 의학회 정지태 회장 등은 발언 기회를 얻어 불합리함을 토로했고, 대의원 중에서도 윤리위원의 공정성이 의문시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이미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위원 추천을 받은만큼 표결에 부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 결과 총회에서 무기명 투표를 거쳤고 중윤위 위원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안건이 찬성 111명, 반대 51명으로 통과됐다.

 

분석심사 참여 찬성 82명, 반대 63명으로 원안 가결

여의사회 산하단체 편입은 정족수 미달로 상정 안돼

또 다른 쟁점은 PRC(Professional Review Committe, 전문가심사위원회), SRC(Special Review Committe, 전문분과심의위원회) 참여 여부였다.

그간 의협은 분석심사에 반발하며 위원을 추천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내부기류 변화가 있었고 정총 전날인 23일 열린 보험·학술분과위원회는 분석심사에 1년간 한시적으로 참여하는 내용의 안건을 심의한 후 재적 대의원 38명 중 27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본회의에서는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갔다.

박준일 보험이사는 "심사체계의 상황을 모르면 어떻게 삭감되는지 모르는 불이익이 있다. 대한병원협회 등 병원계는 이미 참여해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며 "반면 의원급 회원에게는 알려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분석심사에 찬성한다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빠르게 획득해 피해가 없도록 한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반면 사업에 한번 참여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좌훈정 개원의 대의원은 "분석심사는 이미 1970년부터 나온 개념이고 위험성이 불식되지 않았는데 왜 보험분과에서 통과됐는지 모르겠다"며 "1년만 참여해보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 정확한 데이터 없이 들어갔다가 문제가 있을 경우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의견이 격돌하자 의협 대의원회는 보험·학술분과위원회 안건 중 분석심사만 따로 분리해 표결을 진행했다. 그 결과 찬성 82명, 반대 63명으로 원안이 가결됐다.

이에 의협은 분석심사 PRC, SRC에 1년간 한시적으로 참여하고, 그 결과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 보고한 후 계속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법령 및 정관 분과위원회에서 심의·채택된 안건은 정족수 미달로 상정되지 못했다.

여기에는 의료정책연구소 명칭 변경의 건과 함께 한국여자의사회 및 대한병원장협의회의 의협 산하단체 편입 등도 포함됐다.

대의원들이 '간호법 반대'가 적힌 마스크를 착용하고 결의문을 채택했다.
대의원들이 '간호법 반대'가 적힌 마스크를 착용하고 결의문을 채택했다.

한편 의협은 이날 제74차 정기총회 결의문도 채택했다.

이들은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는 공공과 민간으로 차별하지 말고 조화로운 발전을 유도해 국민건강을 지키며 감염병 관리, 예방, 의료 안정성 등에 과감한 투자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정부는 전문가를 존중하고, 의협은 정부의 의료정책에 협력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긴밀하게 노력해 안전하고 건강한 의료 환경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간호법 결사 반대 의지도 재차 내비쳤다. 이들은 '간호법 반대'가 적혀있는 마스크를 착용한 후 "우리의 총의와 요청에도 법 제정을 위한 시도로 현 체제 붕괴를 지속한다면, 모든 회원이 들고 일어나 국민과 함께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임을 분명하게 천명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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