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S 타깃 루마크라스, EGFR·MET 유전자 타깃 리브리반트 한국 진출
리브리반트와의 병용 기대감 커지는 레이저티닙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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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한국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 시장에 신약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암젠 루마크라스(성분명 소토라십)와 얀센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가 주인공으로, 두 제품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획득하며 국내 출시를 알렸다. 

특히 두 제품은 그동안 비소세포폐암 치료 언맷니즈였던 유전자 돌연변이를 타깃하면서 시장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40년 만의 KRAS G12C 타깃 신약 '루마크라스'

지난 15일 암젠은 KRAS G12C 변이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루마크라스가 국내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루마크라스는 KRAS G12C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국내 첫 표적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다.

루마크라스는 이전에 적어도 한 번의 치료를 받은 적 있는 KRAS G12C 변이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에 사용 가능하다.

KRAS는 비소세포폐암을 포함해 여러 암종에서 발견되는 종양 유전자다.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전체 유전자 변이의 약 25%를 차지하는데, 이는 EGFR 변이 다음으로 흔하다. 

특히 KRAS 유전자 아형인 G12C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는 표준치료에 내성을 가져 다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생존율을 보인다.

실제 2, 3차 치료에서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전체생존율(OS) 중앙값을 비교한 결과, KRAS G12C 유전자 변이 환자의 OS 중앙값은 6.4개월로, KRAS 유전자 정상 환자(16.1개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 40여 년 동안 KRAS 유전자 변이를 타깃한 치료제 개발이 시도됐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루마크라스 허가는 KRAS G12C 변이 양성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2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2상 CodeBreak100 연구 결과가 기반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질병이 진행되거나 허용할 수 없는 독성이 나타날 때까지 매일 루마크라스 960mg을 경구투여했다. 

연구 결과, 루마크라스 투여군의 객관적반응률(ORR)은 36%(95% CI 28-45)로 나타나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 아울러 약물반응기간(DOR) 중앙값은 10개월로 집계됐다.

또 전체 치료 환자군의 82.3%에서 종양 수축이 관찰됐고, 반응을 보인 환자의 최대 종양 수축률 중앙값은 60%로 높은 효과를 일관되게 보였다.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설사, 근골격계 통증, 메스꺼움, 피로, 간독성, 기침 등이었다.

삼성서울병원 안명주 교수는 "루마크라스는 환자와 임상 현장 모두가 기다려온 소식"이라며 "임상연구에서도 우수한 치료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한 만큼 환자 예후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GFR & MET수용체 직접 타깃 '리브리반트'

16일에는 얀센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가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

리브리반트는 백금기반 화학요법 치료 중 또는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된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20 삽입 변이가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사용 가능하다.

리브리반트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사용 가능한 최초의 완전인간유래 이중특이적 항체다. EGFR과 MET수용체를 직접 타깃해 종양 성장을 억제하고 종양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이런 기전은 승인된 치료제가 없고 EGFR TKI 등 기존 표적치료제로 효능을 보지 못한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EGFR 유전자 변이 가운데 세번째 유병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리브리반트의 허가는 백금기반 화학요법을 진행 중인 EGFR 엑손20 삽입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1상 CHRYSALIS 연구 결과가 기반이 됐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 49%는 아시아인이었고, 이전에 2차(중앙값) 치료를 받은 환자였다.

연구팀은 첫 4주 동안 체중 80kg 미만 환자에게는 1050mg을, 체중 80kg 이상 환자에게는 1400mg 용량의 리브리반트를 매주 1회 정맥주사했다. 이후 치료 5주차부터는 2주에 1회 정맥주사했다. 이같은 치료는 질병이 진행되거나 수용하기 어려운 독성이 나타날 때까지 지속됐다.

연구 결과, 40%의 ORR을 나타내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95% CI 29-51).

아울러 반응기간(DOR) 중앙값은 11.1개월(95% CI 6.9-NA),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8.3개월(95% CI 6.5-10.9)을 보였다.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발진, 약물 주입 관련 반응, 조갑주위염이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박근칠 교수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현재 승인된 EGFR TKI 제제에 내성을 보인다"며 "리브리반트는 이런 환자들이 견딜 수 있는 안전성은 물론 강력한 반응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도 "리브리반트 허가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환자 치료 성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시장 확대 커지는 기대감 '렉라자'

이런 가운데 렉라자(레이저티닙)의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CHRYSALIS 임상1b상 연구 중간분석에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의 ORR이 100%를 나타냈기 때문이다(95% CI 83-100).

이번 연구에는 EGFR 엑손19 결손 또는 L858R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91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리브리반트와 렉라자를 병용투여 받았다.

연구 결과, 이전에 치료경험이 없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20명 전원은 치료 시작 7개월 시점에 ORR 100%를 달성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오시머티닙)으로 치료 받고 암이 재발한 환자군에서는 36%의 ORR을 보였다(95% CI 22-51). 이 중 완전관해(CR)은 1명, 부분반응(PR)은 15명이었다. 

한편, 얀센은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이 EGFR 엑손19 또는 EGFR 엑손21 치환변이 소견을 보이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타그리소와 비교한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MARIPOSA 임상3상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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