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달 말 시범사업 참여의료기관 모집 공고 예정
중소병원계, 대형병원 위주 간호인력 확보로 부익부 빈익빈 우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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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정부가 간호사 교대제 개선 및 교육전담간호사 민간의료기관 확대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인 가운데, 중소병원에서는 간호인력 부익부 빈익빈 현실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간호사의 불규칙한 교대근무 및 과중한 업무부담을 개선하기 위해 간호사 교대제 개선 시범사업 추진과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사업 민간의료기관 확대 방안을 보고했다.

교대제 개선 시범사업은 의료기관별 상황에 맞게 예측 가능하고, 규칙적인 다양한 근무제를 운영할 수 있도록 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사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참여 의료기관은 야간 시간대 고정적으로 근무하는 야간전담간호사를 배치해야 하며, 상시적인 병동의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간호사와 응급 결원 등으로 긴급하게 대체 근무를 지원할 수 있는 대체간호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교대 근무시간 형태는 △1시프트 고정 △2시프트 고정 △3교대제 △2교대제 등이며, 기타 근무형태는 △야간전담근무제 △대체근무제 △시간 선택형 근무제 △휴일전담 근무제 등이다.

근무제 형태는 최소 3개월 이상 단위로 운영해야 하며, 최소 2병동 이상 참여가 가능한 의료기관이 대상이며, 최대 참여 가능 병동 수는 재정 쏠림 예방 및 종별 규모를 고려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10개 병동, 병원급은 4개 병동이 지원된다.

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참여 의료기관에 대해 "의료기관의 간호등급이 사업 시행 이후에도 이전과 동일하거나 상향돼야 한다"며 "대체간호사 및 지원간호사 배치에 따라 참여 병동 간호사 수는 순증되도록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사업 민간의료기관 확대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필수적으로 간호교육전담부서를 설치, 운영해야 하며 교육 업무를 전담해 수행할 수 있는 교육전담인력인 교육전담간호사와 현장교육간호사를 배치해야 한다.

3년 이상 경력간호사 중 교육전담간호사를 교육부서에 배치해 간호관리료 차등제 등급 외 인력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조건이 제시돼 있다

현실적으로 참여 어려운 중소병원

이런 정부의 시범사업안에 대해 중소병원계는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중소병원들은 참여가 어려운 조건들이라 토로한다.

중소병원 70% 이상이 간호등급이 7등급인 상황에서 대체간호인력 및 지원간호인력을 순증으로 채용하기가 쉽지 않으며, 교육전담간호인력을 별도로 배치하는 것 역시 어렵다는 것이다.

수도권 A 중소병원장은 "취지는 좋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상급종합병원 및 대형병원들은 대기간호사가 많아 가능하지만, 중소병원들은 간호인력 채용 자체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칫 이번 시범사업으로 인해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간 간호인력 빈익빈, 부익부 현실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간호인력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근본적인 방안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중소병원장은 간호사들의 업무 변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젊은 간호인력들은 중요도 높은 업무 및 행정관리 업무를 더 선호하고 있다"며 "간호사 근무 형태인 교대제는 개선돼야 하지만, 간호 업무 자체에 대한 선별작업을 통해 중요도가 떨어지는 업무는 다른 인력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병원 입장에서는 간호등급에 따른 간호인력 수가 지원과 함께 간호인력 이외 인력에 대한 수가도 인정될 필요가 있다"며 "간호인력 업무 부담을 줄이면서 간호인력 이외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당초 간호사 교대제 개선 시범사업 및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사업 민간의료기관 확대사업 참여 의료기관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었지만, 이달 말 경 공모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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