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 대기간호사 문제 공감 속 병원계 의견수렴 더 필요
간호계, 간호사 대형병원 이직 더 늘어나고 미봉책에 불과 비판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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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정부가 대형병원 대기간호사 문제 해결을 위해 간호사 채용 동시면접 시범사업을 수도권 상급종합병원까지 확대한다.

병원계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반면, 간호 현장은 대기간호사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보건복지부 출입전문기자협의회 취재 결과, 복지부는 대한병원협회와 대한간호협회, 대학병원 관계자들과 간호사 동시면접제 및 대기간호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복지부는 지난 2018년 대기간호사제를 개선하기 위해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대책을 통해 신규 간호사 대기순번제 근절 가이드라인을 제정, 권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복합격과 임용포기 인원을 최소화해 유휴인력 발생을 줄이고자 2018년 빅5 대형병원이 간호사 채용 시 동시면접을 실시했다.

그러나 오히려 신규 간호 지망생 직업 선택의 자유를 해치며 대기간호사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政, 추석 연휴 후 동시면접제 확대 및 대기간호사 가이드 발표

이에 복지부는 5개 대형병원에서 진행하는 동시면접제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전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자율협약 방식으로 참여하고 싶으면 참여하는 것으로 미참여에 대한 불이익은 없다는 것이 복지부 입장이다.

복지부 임강섭 간호정책과장은 "수도권 대형병원을 비롯한 상급종합병원들과 대기간호사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동시면접제 시행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며 "대기간호사 가이드라인도 마련됐다"고 전헸다.

임 과장이 밝힌 대기간호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신규간호사 채용 시 채용 예정 연월 공지 △과다 채용하지 않고 적정 수 채용 △채용 간호사 발령 월 정례화 통한 사전 공지 등이다.

임강섭 과장은 "간호사 동시면접제와 대기간호사 가이드라인 내용을 정리해 추석연휴 이후 발표할 예정"이라며 "간호협회, 병원협회, 해당 대학병원 관계자들과 지난해 말부터 논의를 시작해 1년 정도 논의했으며, 관련 연구용역도 진행했다"고 설명헸다.

이어, "오래 협의한 만큼 현장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의 간호사 동시면접제 확대에 대해 병원계는 반대하지는 않지만, 병원계 내부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대기간호사 문제에 대해서는 병원계 내부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다만, 복지부가 발표하는 내용에 대해 각 병원장들의 의견을 더 수렴해 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이어 "정부 발표안에 대해 더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병원계 내부 의견 수렴을 해야 한다"며 "병원계로서는 정부의 대기간호사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모 중소병원장은 "중소병원은 간호사 채용 어려움과 함께 대학병원 대기간호사로 있으면서 중소병원에 근무하다 이직하는 사례가 많다"며 "겨우 손발이 맞춰지는 시기에 그만두니 매우 힘들다. 채용 일정을 명확히 하는 것은 간호사나 병원의 간호인력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긍정적 평가 간협과 미봉책 평가 간호 현장 상반된 의견 나와

간호계는 간호사 동시면접제 확대에 대해 간호사들의 이직이 더 늘어나고, 해결 방안이 미봉책에 불고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간호협회는 동시면접로 신규 간호사의 중복합격을 최소화 하게 되면, 신규간호사가 1년 넘게 대기하는 시간 낭비가 최소화될 수 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이어, 간호협회는 "지방 중소병원의 간호사 인력 수급문제 해결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간호 현장은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장에서 간호업무를 담당하는 A간호사는 "빅5병원들은 동시면접제 확대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대학입시처럼 대형병원에 지원한 간호사들이 떨어져도 다시 재도전해 결국 대형병원으로 갈 것"이라고 현상 분위기를 전했다.

A간호사는 "그동안 여러번 있었던 기회가 동시면접을 통해 1번으로 기회가 축소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간호사들의 이직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B간호대학장은 "수도권 병원들의 간호사 취업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여파는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간호대학 학생들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효과는 미미하지만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재 이직율이 30% 이상 되고 있는 상황에서장기적으로는 수도권 집중율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B간호대학장은 전망했다.

간호사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으니 좋은 환경의 병원으로 이직하려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B간호대학장은 "수도권 종합병원들은 중증도가 높아 신규 간호사들이 오래 버티지 못한다"며 "그 결과, 지방 중소병원 경력 간호사들이 수도권으로 흡수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대기간호사 해법인 동시면접제 확대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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