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두헬름 10mg군에서 뇌부종, 뇌 미세혈관 출혈 등 ARIA 41% 발생
아포지단백-E ε유전자 있는 환자, ARIA-E 발생률 높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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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바이오젠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시야가 더 흐려지게됐다. 

뇌 영상에서 보이는 부작용을 통상 뇌영상 비정상 소견(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ARIA)이라 말하다.

주로 뇌의 일시적 부종이나 두통, 정신혼란, 발작 등이 발생한다. 아두헬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바로 ARIA이다.

EMERGE 및 ENGAGE 임상3상에서 ARIA가 논란이 되면서 미국식품의약국(FDA)도 6월 7일 가속승인제도(Accelerated Approval Pathway)를 통해 조건부 승인(임상4상 시판후조사 제출 조건)을 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ARIA를 뒷받침하는 논문이 JAMA Neurology 11월 22일에 게재돼면서 부작용이 논란이 더 거세지게 됐다. 

아두헬름, ARIA에 발목 잡히나? 

미국 브라운대 워렌 알퍼트의대 Stephen Salloway 교수 연구팀이 EMERGE 및 ENGAGE 임상3상에서 ARIA의 방사선학적 및 임상적 특성을 분석했다. 

20개국 348개 병원에서 진행한 이 연구는 EMERGE 및 ENGAGE 임상시험 데이터를 2차 분석한 것으로 무작위 대조군, 이중맹검 연구다. 

연구팀은 ▲아두헬름 10mg(고용량군 n=1029) ▲아두헬름 3mg 또는 6mg(저용량군 n=1148) ▲대조군(n=1076)=으로 1:1:1 배치해 4주마다 투약했다. 

연구에는 2015년 8월부터 208년 7월까지 알츠하이머병 치매가 발병된 환자들이 참여했고, 중간평가에 해당하는 무용성평가(futility analysis)는 2019년 3월에 시행했다. 

참가자 평균 연령은 70.4세, 여성 1706명(52%), 알츠하이머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2661명(81%), 알츠하이머 증상으로 약물 복용 중인 사람 1777명(54%) 등의 특성을 보였다.  

뇌 부종 및 뇌 미세혈관 출혈 부작용 발생
연구팀은 세 가지 군 중 고용량군(10mg)분석을 공개했다. 

그 결과, 고용량군 41.3%(425명)에게서 뇌 부종, 뇌 미세혈관 출혈 등의 ARIA가 발생해 우려를 나았다.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는 1.4%(14명)였다. 특히 ARIA-E(부종 edema)가 35.2%(362명)로 가장 많았고, 투약을 시작한 지 8회 이내에 발생했다(72.7%, 263명). 

ARIA-E 또는 ARIA-H(헤모시데린 침착 hemosiderin deposition) 소견이 있는 103명에게서 두통 48명(46.6%), 정신혼란 15명(14.6%), 어지러움 11(10.7%), 오심 8명(7.8%)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

또 기준점에서 치료 시작 이전에 뇌출혈의 증거가 없는 환자보다 ARIA-E 환자에서 뇌 미세출혈 위험이 높았다. 

부작용 발생에 아포지단백-E ε4(apolipoprotein E ε4) 대립유전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포지단백-E ε4는 19번째 염색체에 있는 대립유전자 중 하나로 이 유전자가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알츠하이머병 위험도가 4배 정도 높고, 병의 발병 시기도 앞당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서 아두헬름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아포지단백-E ε유전자가 하나 이상 있는 환자가 없는 환자보다 ARIA-E 발생률이 높았다(HR 2.5; 95% CI, 1.90~3.20). 

뇌용적(brain volume) 감소 논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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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결과가 새로운 안전성 지침을 추가로 제공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 볼티모어 국립노화연구소 Madhav Thambisetty 박사는 연령이 많을 때 ARIA 위험이 높고, 기준점에서 미세-출혈 경향이 높을수록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Thambisetty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뇌용적(brain volume) 감소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Thambisetty 박사는 "EMERGE 및 ENGAGE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MRI 스캔 검사를 많이 받았다. 이 덕분에 2년 동안 모니터랑 환자의 MRI 스캔 데이터를 보유하게 된 것"이라며 "문제는 연구팀이 이 과정에서 뇌의 용적 변화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논문에서 이 부분을 누락했고,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바이오젠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신경과학회, 입장문 발표 

아두헬름 논란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17일 미국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이하 AAN)도 입장문을 새롭게 발표했다. 

AAN은 치료를 위해 환자 사전동의에 대한 윤리적 고려사항 및 권고사항을 모두 포함시켰다고 제시했다.

또 의료진과 환자는 아두헬름 사용과 관련한 유효성 및 이상반응 논란, 불확실성 이슈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AN은 "아두헬름은 인지기능을 회복시키지 않는다. 또 중등도이거나 진행성 치매 환자, 베타 아밀로이드반 소견이 없는 인원들에 처방하기에도 임상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며 "의사는 치료를 결정할 때 모든 정보를 환자와 가족에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임상시험에 라틴계나 흑인의 참여 비율이 극소수라는 점도 문제"라며 "임상 참여가 적었던 인종에서는 아두헬름의 안전성 및 효능 근거가 전무하다는 사실을 공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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