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 효과에 부정적 의견...내달 전문가 회의서 확정 권고안 발표 예정
부정적 결과 예상 속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약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유럽 승인이 불투명해졌다.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최근 회의에서 아두헬름 허가 신청서에 대해 부정적 추세 투표(negative trad vote)를 발표했다.

부정적 추세 투표는 아두헬름의 승인을 반대한다고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추세 투표는 비공식적이지만, EMA 지침에 따라 주요한 새로운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한 최종 공식 투표 결과가 변경되기는 힘든 것으로 알려진다.

EMA 전문가 위원회는 내달 회의에서 확정 권고안을 공식화한다는 방침인데 이때까지 위원회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아두헬름의 EMA 승인은 어렵게 된다.

이에 바이오젠 임시 연구책임자 Priya Singhal 박사는 "전문가 위원회의 부정적 투표에 실망했다"며 "승인받기 위한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 위해 EMA와 계속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FDA 허가 이후에도 계속되는 논란

사실 아두헬름은 18년 만에 등장한 알츠하이머병 신약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논란을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앞서 아두헬름은 지난 6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획득했다. 이에 따라 임상4상인 시판후조사(PMS)를 통해 효능을 입증해야 한다. 만일 효과 입증에 실패한다면 승인은 취소된다.

이를 두고 아두카누맙 허가를 반대한 FDA 자문위원 3인은 허가 결정에 반발하며 사퇴했다. 게다가 학계에서는 불확실한 효능 문제를 제기하는 등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일부 대형병원과 보험사는 아두헬름 사용 또는 보험 보장을 거부한 상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마운트 사이나이는 아두헬름의 환자 투여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사용 가능한 안전성과 효능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고, 마운트 사이나이는 연방 조사에서 승인 무결성이 확인될 때까지 처방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보훈부도 중대한 약물 부작용 위험이 있고 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두헬름을 의약품 목록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민간 보험사인 블루크로스블루쉴드는 임상적인 이점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보험 보장 제공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게다가 미국보건부(HHS)는 감사에 나서 현재 조사 중이다.

이 때문에 아두헬름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개발사 바이오젠에 따르면 아두헬름의 올해 3분기 매출은 30만달러(약 3억 5250만원)에 그쳤다.

미국 현지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3분기에만 1400만달러(약 164억원)의 매출을 낼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6월 출시 당시만 해도 글로벌 제약업계의 관심을 받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아두헬름 부진 파고드는 한국

일각에서는 아두헬름의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아두헬름이 베타아밀로이드를 타깃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시장을 열었지만, 적응증이 경도인지장애와 경증 치매환자로 제한됐고 처방 가격도 약 6600만원으로 비싸다는 단점도 있다.

특히 치매 치료제는 약물이 뇌혈관장벽(BBB)를 통과해야 약효를 긴 시간 유지할 수 있는데 아두헬름은 단일 항체로 개발됐고 BBB 투과율이 높지 않아 약효가 충분치 못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릴리, 로슈 등 글로벌 제약기업에 비해 속도는 더디지만 BBB 투과 기술 및 제형 변경 등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젬백스 GV1001과 아리바이오 AR1001이 가장 앞서고 있다.

젬백스 GV1001은 국내 임상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대기 중이며, 아리바이오 AR1001은 미국 임상2상을 완료하고 연내 임상3상 IND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네이처셀의 자가지방유래 줄기세포 치료제 AstroStem은 미국 임상2b상을 진행 중이며, 차바이오텍의 동종태반유래 줄기세포 치료제 PlaSTEM-AD은 국내 임상1/2a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후발주자들은 효과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플랫폼 기술을 도입·활용하는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