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보다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 2배 많아…인체 침투 가능성 커
모더나·화이자 등 오미크론 대응 위한 백신 연구 시작
항체치료제 효과 감소 예상…항바이러스제 효과 '물음표'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전 세계가 코로나19(COVID-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B.1.1.529)' 등장으로 공포에 휩싸였다.

오미크론은 최근 2주 사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지역의 확진자 수 급증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되며 다른 변이 바이러스보다 돌연변이가 많아 면역보호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오미크론의 전파력과 중증 위험도 등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백신의 예방효과를 낮추는 것에 더해 재감염 우려도 있어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WHO, 오미크론 '우려변이' 지정

오미크론은 이달 초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처음 발견됐고 지난 22일 남아공 가우텡 지역에서 첫 감염사례가 보고됐다. 최근 2주 동안 가우텡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한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현지시각) 긴급회의를 열고 오미크론을 '관심변이' 단계 없이 '우려변이'로 지정했다. 돌연변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예비 데이터에서 변이로 인한 재감염 위험 증가 가능성이 있었다는 이유다.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개의 돌연변이를 가졌다. 올해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던 델타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가 16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더 많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활용하는 단백질이다. 돌연변이가 많으면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할 가능성이 커져 전파력도 강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은 기존 감염 또는 백신접종에 따른 항체를 회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학계에서는 오미크론이 기존 변이에 대한 면역력이 있는 사람들을 감염 또는 재감염시킬 위험이 있다고 추정한다. 

남아공 의료진 "오미크론 의심 환자 '경증'…입원 없이 회복"

오미크론의 전파력은 명확하지 않지만 다른 변이보다 클 것으로 예측된다. 남아공 코로나19 확진자는 16일 273명에서 24일 1200명 이상, 25일 2465명으로 급증했다.

이 중 80% 이상이 오미크론의 첫 감염사례가 보고된 가우텡 지역에서 나타났다. 게다가 가우텡 지역의 감염재생산지수(R값)는 1.93으로 남아공 전체 1.47보다 높다.

그러나 오미크론이 코로나19 증상 또는 중증 위험도를 악화시킬지에 대해서는 데이터는 없다. 즉 오미크론 감염 시 중증도가 낮을지 또는 위험을 높일지에 대한 강력한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이는 남아공에서 모니터링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되나, 감염 후 중증으로 악화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확실한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 주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오미크론을 처음 보건당국에 알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사협회 Angelique Coetzee 회장은 오미크론으로 의심되는 수십 명의 환자가 경증이었고 입원 없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밝혔다. 

Coetzee 회장은 지난 10일 동안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생소한 증상을 보인 약 30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환자들은 극심한 피로 증상을 호소했는데, 이는 젊은 환자들에게서 이례적인 증상이라는 설명이다. 또 대다수가 40세 미만의 남성이었고 절반가량이 백신 미접종자였다.

이와 함께 일부는 가벼운 근육통이 있었고 목이 따끔거리거나 마른기침을 했으며 소수만 체온이 약간 높았다고 설명했다.

'모더나' 내년 초·'화이자' 100일 이내 오미크론 백신 출시 가능

우려스러운 점은 오미크론의 면역보호 회피 가능성 때문에 임상에 도입된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에 예방효과가 있을지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항체가 오미크론을 완전히 식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 않으나 변이 인식이 어려워져 백신의 예방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위험군에 대한 3차접종 진행 등을 포함해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미국 모더나는 필요시 오미크론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을 내년 초에 내놓을 수 있다고 28일(현지시각) 밝혔다. 모더나는 지난 25일부터 오미크론 관련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mRN 기반 백신이다. 모더나에 따르면, mRNA 기반 백신은 변이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모더나 Paul Burton 최고의료책임자는 "2주 이내에 본사의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에 보호효과가 있는지 알아야 한다"며 "단, 오미크론은 30여 개의 돌연변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백신의 보호효과를 회피할 수도 있을 것으로 개인적으로 추측한다"고 밝혔다.

미국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필요한 경우 새로운 변이에 대한 새로운 백신을 100일 이내에 준비할 수 있다고 26일(현지시각) 전했다.

바이오엔테크는 "오미크론이 현재 백신에 내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새로운 변이에 맞춘 새로운 백신을 100일 이내에 제조 및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백신이 오미크론에 충분히 효과적인지는 2주 이내에 알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기존 백신을 오미크론에 맞게 조정해야 하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존슨앤드존슨도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게브리오, 바이러스 복제 억제…오미크론에 효과 보일까?

오미크론에 대한 코로나19 치료제 효과는 리제네론 등이 개발한 항체치료제의 경우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항체치료제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타깃해 작용하므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 미국 머크앤드컴퍼니(MSD)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는 새로운 변이에 치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라게브리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하지 않고 RNA에 삽입돼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다. 바이러스에 무작위 돌연변이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코로나19 감염을 일으키는 SARS-CoV-2를 포함해 여러 RNA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한다.

하지만 머크는 라게브리오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50% 낮출 수 있다는 중간분석 발표를 뒤집고 최근 최종 분석 후 30%로 효과를 하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라게브리오가 오미크론에 치료 효과를 보일지는 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국내 제약사도 오미크론에 대응하기 위한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셀트리온은 자사에서 개발 중인 칵테일 흡입형 치료제 후보항체 'CT-P63'의 바이러스 항원 결합 부위가 오미크론 변이 부위와 겹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셀트리온은 CT-P63이 오미크론을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능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셀트리온은 12월 중 데이터 확보 후 동시 개발 중인 흡입형 치료제 렉키로나와 결합한 칵테일 치료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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