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노바백스, 오미크론 대응 나서...한국 CDMO 실적 기대감↑
난처한 한국 코로나19 백신 개발사, 원형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안된 상황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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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코로나19(COVID-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전 세계적 유행이 한국 제약산업의 희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제약업계는 이를 타깃한 이른바 '오미크론 전용 백신' 개발에 나서자, 이들과 협약을 맺은 국내 CDMO 기업의 실적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도전 중이던 국내 기업들은 원형 백신도 없는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미크론 변이, SK바사·삼바 등 CDMO에 기대감↑

글로벌 제약사들이 오미크론 변이 대응에 성과를 내면서 이들과 협약을 맺은 한국 제약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우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노바백스의 대응에 선전이 예상된다. 최근 노바백스는 오미크론 변이를 타깃한 백신을 다음 달부터 생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외신에 따르면 노바백스는 오미크론 변이 맞춤형 백신의 상업적 생산과 관련, 오미크론 맞춤형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 개발에 착수했다. 노바백스는 몇주 안에 새 백신에 대한 실험실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사의 기존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는지도 알아보는 투트랙 전략도 진행 중이다.

노바백스는 자사 백신 접종자에게서 생성된 항체가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에 기대가 높은 국내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작년 8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CDMO 계약을 맺은 바 있고, 올해 2월에는 원액과 완제를 포함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주목한 부분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와의 계약이 글로벌 공급을 위한 계약인 만큼 노바백스가 오미크론 전용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실적도 커지는 형태라는 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마찬가지다. 

최근 GSK는 미국 파트너사인 비어바이오테크놀로지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소트로비맙의 초기연구 결과, 현재까지 확인된 오미크론의 37개 돌연변이에 모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작년 5월 GSK와 CMO 계약을 맺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GSK의 소트로비맙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한다면 실적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공시를 통해 GSK로부터 의약품 위탁생산계약 규모가 기존 3187억원에서 5087억원으로 1900억원 증액됐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증액 계약만 올해 9번째로, 누적 1조원을 넘겼다.

이를 발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작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약 1조 5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내년 1조 8000억원, 후년 2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발한 백신도 없는데...'진퇴양난' 국내 개발사

글로벌 제약사가 오미크론용 백신 개발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오미크론 변이 대응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EG-COVID를 개발하고 있는 아이진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신규 백신을 별도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엠큐렉스도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mRNA 백신 후보물질 연구에 착수했고, 유바이오로직스도 오미크론 변이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제약업계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백신 개발 중인 국내 기업에 악재가 될 것으로 말한다.

국제적으로 입증받은 백신이나 플랫폼이 없다보니 오미크론 변이 대응에도 나설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32개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16개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델타 변이의 두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이 때문에 스파이크 단백질과 세포의 결합을 방해하는 기존 백신은 소용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지만 국내 기업들은 임상3상까지 완료한 백신이 없어 오미크론용 백신 개발은 지켜만 봐야하는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 변이 바이러스 백신의 유효성은 임상시험을 통해 허가된 모체 백신과 면역가교를 통해 추정된다. 국내 기업의 경우 변이 바이러스 백신이 비열등하고 안전하다는 걸 비교할 백신이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존 백신 상용화에 성공해 플랫폼을 인정 받아야 이를 토대로 변이 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더라도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에 이름을 올린 상황에서 상품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기업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원형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개발하고 있기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 형성 등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의 자본과 기술력은 '승자독식' 구조를 더 공고하게 했다"며 "후발주자인 국내 기업의 선전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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