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A 2021] 경구용 PCSK9 억제제 'MK-0616', 첫 사람 대상 결과 발표
건강한 남성, MK-0616 복용 시 혈중 유리 PCSK9 단백질 농도 감소
콜레스테롤 높은 성인, 스타틴과 병용 시 LDL-C 저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피하주사에 이어 먹는 PCSK9 억제제 등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13~15일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1)에서는 머크가 개발 중인 경구용 PCSK9 억제제 'MK-0616'의 첫 사람 대상의 두 가지 임상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결과를 종합하면, MK-0616은 중증 이상반응 없이 혈중 유리 PCSK9 단백질(free PCSK9 protein) 농도를 낮췄고 LDL-콜레스테롤 강하 효과가 나타났다.

먹는 PCSK9 억제제 'MK-0616' 특징은?

현재 이상지질혈증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PCSK9 억제제는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 프랄런트(알리로쿠맙), 레크비오(인클리시란) 등 세 가지 주사제가 대표적이다. 임상에 도입된 경구용 PCSK9 억제제는 없다.

▲머크의 임상디렉터이자 미국심장뇌졸중학회 석학회원인 Douglas G Johns 박사는 13~15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1)에서 경구용 PCSK9 억제제인 'MK-0616'의 첫 사람 대상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머크의 임상디렉터이자 미국심장뇌졸중학회 석학회원인 Douglas G Johns 박사는 13~15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1)에서 경구용 PCSK9 억제제인 'MK-0616'의 첫 사람 대상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이번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한 머크의 임상디렉터이자 미국심장뇌졸중학회 석학회원인 Douglas G Johns 박사는 "경구로 전달할 수 있는 PCSK9 억제제를 확인하는 것은 산업계에서 상당히 어려운 과제임이 입증됐다"며 "우리의 목표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간편한 경구용 약제를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Johns 박사에 따르면, 머크는 mRNA 디스플레이(mRNA display)를 활용해 환형 펩타이드 분자(cyclic peptide molecules)의 거대 라이브러리와 PCSK9 결합력을 조사했다. 이 과정을 통해 확인한 분자를 MK-0616과 같은 약물 유사 물질(drug-like entities)로 최적화해 임상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MK-0616은 인간 PCSK9에 대한 피코몰라(picomolar) 수준의 높은 결합 친화도를 가졌다. 화학적으로 안정적이고 위장관 분해에 잘 견디며, 쥐와 비인간 영장류에서 투과촉진제(permeation enhancer )와 함께 위장관 흡수를 개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임상 독성연구에서 최대 용량 투약 시 확인된 부작용은 없었다. 

건강한 남성, 단일용량 복용 후 PCSK9 단백질 90% 이상↓

MK-0616의 첫 번째 사람 대상의 임상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로, 단일용량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18~50세의 건강한 남성 60명이 모집됐다. 평균 나이는 38.1세였다. 

무작위 분류에 포함된 최종 51명의 남성은 MK-0616을 10~300mg 단일용량으로 1일 1회 복용했다. 이어 23명은 위약을 1일 1회 투약했다. 연구는 교차설계로 진행돼, 일부 참가자는 첫 번째 기간에 MK-0616 복용 후 두 번째 기간에 위약으로 교차됐다. 각 기간에 75%는 MK-0616을, 25%는 위약을 복용했다.

분석 결과, MK-0616 단일용량 복용 후 혈중 유리 PCSK9 단백질 농도는 모든 용량에서 등록 당시보다 90% 이상 감소했다. PCSK9은 LDL 수용체를 분해하는 단백질로, PCSK9의 활성을 차단하면 간세포 표면의 LDL 수용체 수가 증가해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다. 

이어 MK-0616 복용 시 사망 또는 중증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평가됐다. 모든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경도 또는 중등도였으며, 중증 요통이 확인됐으나 약물과 관련되지 않았다. 연구자가 평가한 약물 관련 이상반응은 복부 불편함, 설사, 급체, 두통, 반구진발진 등이었다.

14일 스타틴 병용 결과, LDL-C 65% 감소

두 번째 사람 대상의 임상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다회용량 연구로 시행됐다. 최소 3개월 동안 스타틴을 복용한 18~65세 남녀 40명을 대상으로 MK-0616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평균 나이는 57.7세였고 중등도 또는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받은 성인은 85%를 차지했다. 

▲Douglas G Johns 박사는 MK-0616의 두 번째 임상연구 디자인과 결과를 소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Douglas G Johns 박사는 MK-0616의 두 번째 임상연구 디자인과 결과를 소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전체 환자군 중 31명(75%)은 MK-0616 10mg 또는 20mg을(MK-0616군), 9명은 위약(위약군)을 14일 동안 스타틴과 함께 매일 1회 복용했다. 

그 결과, MK-0616군은 등록 당시 대비 14일 후 LDL-콜레스테롤이 65%가량 감소했다. 이와 비교해 위약군은 5% 미만 감소에 그쳤다. 

연구에서 사망하거나 중증 이상반응 발생 또는 치료를 중단한 사례는 없었다. 모든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경도 또는 중등도였다. 연구자가 평가한 약물 관련 이상반응은 어지럼증, 구강건조증, 급체, 배고픔, 식욕저하, 홍조, 불면증, 위식도 역류 등이었다. 

"안전성·효능 입증 위한 추가 대규모 연구 필요"

두 가지 임상연구에 따라 경구용 PCSK9 억제제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Johns 박사는 "경구용 PCSK9 억제제인 MK-0616은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게 효과적인 지질저하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MK-0616 개발을 계속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약물은 치료 장벽을 극복해 더 많은 환자가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MK-0616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적인 대규모 임상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워싱턴의대 Anne Carol Goldberg 교수는 "경구용 PCSK9 억제제는 쉽게 복용할 수 있으며 특히 주사제에 거부감이 있는 환자에게 혜택이 있다"며 "더 많은 환자와 더 다양한 인구 대상의 효능 및 안전성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