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세브란스병원 이병완 교수(내분비내과) 인터뷰
비만 청소년, 30대에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 높아져
동반질환 많은 이상지질혈증, 복약순응도 제고 위해 복합제 유용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병완 교수(내분비내과)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병완 교수(내분비내과)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50대 2명 중 1명이 이상지질혈증을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층에 속하는 20대는 약 20%가 이상지질혈증 환자였다. 이상지질혈증은 심혈관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생활습관 교정과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나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어 젊은층은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연령대별로 이상지질혈증이 발생하는 원인도 다양해 그에 맞춘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병완 교수(내분비내과)는 청소년기부터 비만을 관리해 대사증후군과 이상지질혈증, 더 나아가 심혈관질환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환자의 위험인자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고, 복용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복합제가 효율적인 처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어떤가.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2020 팩트시트'에 따르면 여성보다 남성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이 더 높다. 남성은 10명 중 5명, 여성은 10명 중 3명에게서 이상지질혈증이 발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남성의 유병률은 20대 26%에서 30대에 40%로 급증한다. 이후 40대 53%, 50대 5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반면 여성의 유병률은 20~30대에서 10%대 수준이지만, 50대부터 41%로 급증한 후 60대에서 55%로 정점을 기록한다. 남성과 여성 모두 노년기에 접어들면 체중과 식사량이 감소해 70대부터는 점차 감소한다.

성별과 관계없이 연령으로만 살펴보면 20대부터 60대까지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꾸준히 증가한다. 특히 20대는 5명 중 1명, 50대는 2명 중 1명에게서 이상지질혈증이 발생한다. 
 
-이상지질혈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이상지질혈증은 우리 몸의 지질이 불균형인 상태로, 발생 원인은 크게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눈다. 일차성에는 지방 위주의 식습관, 운동 부족이 있고 이차성은 만성간질환과 같은 타 질환을 원인으로 발생한다. 여기에 더해 노화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전체 생애주기를 중심으로 설명하면 비만인 청소년은 30대에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런 환자는 40대에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발생하고 50~60대에 접어들면 심혈관질환과 암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결국 에너지 과잉생산 상태인 것이다. 이는 '인풋'이 많거나 '아웃풋'이 적은 경우, 많이 섭취하지만 운동이 부족한 경우, 같은 에너지를 섭취해도 소비 능력이 떨어지는 노화 등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연령대별로 이상지질혈증 환자 관리법에 차이가 있는가.

젊은층이 고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에너지를 잘 소비함에도 이상지질혈증이 발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10년 단위로 시계열 분석을 해보면 젊은층의 발병률이 높아졌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젊은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식사량 조절을 포함한 인풋, 아웃풋 조절이 중요하다.

반대로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식사량이 줄었음에도 이상지질혈증이 발생한다. 고령층도 생활습관이 좋지 않은 환자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생활습관 교정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를 조절했음에도 여전히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약물복용을 신경써야 한다.
 
-국내 가이드라인 및 임상에서 이상지질혈증의 1차 약물 요법은?

이상지질혈증은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치료한다. 환자가 기존에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질병을 동반하고 있는지에 따라 위험인자를 파악한다. 치료의 일차 목표는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LDL 콜레스테롤 조절이다. 

목표치를 설정했다면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고, LDL 콜레스테롤 저하에 효과적인 스타틴을 처방한다.  스타틴 계열 약제는 LDL 콜레스테롤 뿐 아니라 중성지방에도 효과적이다.

스타틴과 병용해 쓰이는 파이브레이트와 오메가3 지방산은 중성지방을 떨어트린다. 만약 스타틴을 처방했음에도 LDL 콜레스테롤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에제티미브를 추가한다. 유전자 변이로 인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PCSK9 억제제를 사용해 볼 수 있다.
 
-복약 순응도 제고 차원에서 복합제가 많이 출시되고 있다. 어떤 환자에게 유용한가?

복합제는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30대 대사증후군을 시작으로 나이가 들수록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고혈압까지 발생한다면 한 사람이 복용해야 하는 약 개수는 계속 늘어난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약이 늘어나면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복용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복합제다. 이상지질혈증은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함께 조절해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복합제도 효율적이다.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관리 방향에 조언을 해주신다면?

생활습관 교정이 가장 중요하다. 비만이 아닌 경우 상대적으로 이상지질혈증이 덜 생기기 때문에 청소년부터 비만을 관리해야 한다. 흡연하는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심근경색증 발생 위험이 더 올라가기 때문에 금연은 필수다.

또한 정부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반드시 받아 질병을 인지해야 한다. 본인의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알면 약을 잘 복용하게 된다. 만일 약의 개수가 많아질 경우 의사와 상의를 거쳐 약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

복약순응도도 중요하다. 통증 해결을 위해 즉시 복용하는 진통제와 달리, 이상지질혈증은 약을 꾸준히 먹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 문제가 생긴다. 즉 젊은 환자라도 안심하지 않고 본인의 수치를 잘 인식하고 있어야 복약순응도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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