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NNC0385-0434', 임상2상 긍정적이지만 개발 중단
MSD 'MK-0616', 임상2상 성공해 경구제 첫 임상3상 프로그램 시작
"주사제 어려워하는 환자 상당수…경구제 필요한 환자 있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주사제로 개발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PCSK9 억제제가 경구제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 임상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개발 중단 소식이 들려온다.

이런 가운데 세 가지 임상3상을 동시 진행하며 개발 성공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경구용 PCKS9 억제제도 있어 관심이 모인다. 

개발 중단 'NNC0385-0434', 레파타와 유사한 효능 입증

노보노디스크는 경구용 PCSK9 억제제인 NNC0385-0434 개발에 나섰고 긍정적 결과도 얻었다. 하지만 회사는 NNC0385-0434 개발을 멈췄다. 

이 같은 결정은 NNC0385-0434 임상2상이 좋은 결과를 얻은 가운데 내려졌다.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연구로 진행된 임상2상 결과는 The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3월호에 실렸다(Lancet Diabetes Endocrinol 2024;12(3):174~183).

연구에는 7개국 42곳에서 40세 이상으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이거나, 50세 이상으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고위험인 환자가 모집됐다. 이들은 최대내약용량 스타틴 및 안정적인 지질저하제를 투약하지만 LDL-콜레스테롤이 1.8mmol/L(70mg/dL) 이상이었다. 

전체 환자군은 NNC0385-0434 15mg, 40mg, 100mg 1일 1회 복용군(용량별 53명)과 위약군(54명) 또는 오픈라벨로 주사용 PCSK9 억제제인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 2주 간격 140mg 피하주사군(레파타군, 54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으로 등록 당시 대비 12주째 베타 정량법으로 평가한 LDL-콜레스테롤 변화율을 조사한 결과, 위약군과 비교해 NNC0385-0434군은 15mg군 32.0%p, 40mg군 44.9%p, 100mg군 61.8%p 유의하게 감소했다(모두 P<0.0001).

NNC0385-0434 100mg군과 레파타군은 비슷한 효과를 보여, 12주차 LDL-콜레스테롤 감소율은 NNC0385-0434 100mg군 56.2%, 레파타군 59.6%로 조사됐으며 두 군 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95% CI -7.8~14.7). 

가장 빈번하게 보고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위장장애였다. NNC0385-0434군 26명에게서 35건이 보고됐고, 위약군과 레파타군에서는 1명에게서 1건이 확인됐다. 사망이나 치료 관련 중증 이상반응은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Jacksonville Center for Clinical Research의 Michael J Koren 교수는 논문을 통해 "NNC0385-0434가 주사제와 유사하게 우수한 LDL-콜레스테롤 개선 효과와 내약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발사는 2022년 11월 회사 포트폴리오를 고려해 NNC0385-0434 추가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약물 효능만으로 신약을 개발하지 않으며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경제적 이슈 등을 함께 고려하기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개발 중 'MK-0616', CORALreef 임상3상 프로그램 시작
LDL-C 조절 효과 및 심혈관계 영향 평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런 가운데 MSD(미국 머크)는 경구용 PCSK9 억제제 MK-0616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MK-0616의 MK-0616-008 임상2b상 결과, 최대 용량 복용 시 위약 대비 8주째 LDL-콜레스테롤이 60%가량 감소했고 내약성이 좋은 것으로 확인돼 임상2b상 성공을 알렸다.

이에 따라 MSD는 MK-0616 임상3상 프로그램인 CORALreef을 시작한다고 지난해 8월 발표했다. 경구용 PCKS9 억제제 임상3상은 최초다. MSD는 다른 회사에서 실패한 경구용 PCSK9 억제제 개발에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LDL-콜레스테롤 조절 효과를 평가하고자 CORALreef Lipids와 CORALreef HeFH 등 두 가지 임상3상에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CORALreef Lipids는 하나 이상의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사건 병력이 있거나 첫 발생 위험이 중등도~고위험인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다.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24주째 LDL-콜레스테롤 변화율로, MK-0616 효능을 위약과 비교한다.

CORALreef HeFH는 중등도~고강도 스타틴을 포함해 지질저하치료를 안정적으로 받고 있는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환자에 중점을 두고 MK-0616 효능을 확인한다. 두 연구의 1차 목표점 분석은 2029년 11월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CORALreef Outcomes는 중등도~고강도 스타틴을 포함해 안정적인 지질저하치료를 받고 있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모집한다. 1차 목표점은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 허혈성 뇌졸중, 심근경색, 급성 사지허혈 또는 대절단, 긴급한 동맥 혈관재개통술 중 한 가지 사건 첫 발생으로, MK-0616이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추는지 위약과 비교한다. 

MSD는 지질 치료 연구와 심혈관계 영향 연구를 병행하면 큰 비용이 들지만 빠른 답을 얻기 위해 이같이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CORALreef Outcomes의 1차 목표점 분석 완료 예정일은 2029년 11월이다. 

늘어나는 신약 경쟁, 경구용 PCSK9i 가격·적응증 중요
스타틴+PCSK9i 복합제가 시장성 있다는 전망도

임상에서 처방되는 PCSK9 억제제는 2주 또는 4주 간격으로 1회 피하주사하지만 경구제는 매일 먹어야 해 치료 순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경구제가 필요한 환자가 있어, 경구용 PCSK9 억제제가 일부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브란스병원 이찬주 교수(심장내과)는 "주사용 PCSK9 억제제는 가격이 비싸고 보험이 제한적이라 환자에게 잘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 주사제 자체를 어려워하는 환자도 상당수다"며 "경구용 PCSK9 억제제의 효과를 입증한다면 경구제가 필요한 환자 관리에 도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브란스병원 이용호 교수(내분비내과)는 "현재 임상에서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의 2차 예방 목적으로 PCSK9 억제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주사용 PCSK9 억제제에 거부감이 있는 환자라면 경구제가 도움될 것"이라며 "경구제가 개발되면 주사제를 투약하는 환자들의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경구용 PCSK9 억제제 등장의 발목을 잡는 위기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넥스레톨(벰페도익산), 렉비오(인클리시란) 등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가 개발됐고 향후 국내 도입이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구용 PCSK9 억제제가 시장성을 가지려면 가격과 적응증이 중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용호 교수는 "넥스레톨 등 먹는 약제를 포함해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가 조만간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경구용 PCSK9 억제제가 개발된다면 이들과의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며 "가격이 어느 수준으로 책정될지와 어디까지 적응증을 확대할지가 시장에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스타틴을 매일 복용하므로 스타틴과 경구용 PCSK9 억제제를 복합제로 만든다면 시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이찬주 교수는 "주사용 PCSK9 억제제와 siRNA 치료제 모두 스타틴을 기본적으로 복용하면서 투여해야 충분한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스타틴에 경구용 PCSK9 억제제를 더한 복합제가 개발된다면, 주사 맞을 필요 없이 한 알로 콜레스테롤을 조절할 수 있다. 두 약의 복합제가 또 하나의 시장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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