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G 2021] 제포지아 'True North'·휴미라 'ULTRA 1·2'·킨텔레스 'GEMINI 1' 비교
제포지아, 휴미라보다 혜택-위험 프로파일 긍정적…킨텔레스와 비슷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궤양성대장염 치료옵션이 늘어나는 가운데 세 가지 치료제의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최근 궤양성대장염 적응증을 획득한 제포지아(성분명 오자니모드)와 기존 치료제인 휴미라(아달리무맙), 킨텔레스(베돌리주맙)를 간접 비교한 결과, 제포지아는 휴미라보다 혜택-위험 프로파일(benefit-risk profile)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고 킨텔레스와 비슷한 것으로 평가됐다.

단 이번 연구는 약물 간 직접 비교한 헤드투헤드(head to head) 연구가 아니고, 각 치료제의 임상연구 데이터를 간접 비교했다는 점에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 Marla Dubinsky 교수는 지난달 22~27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미국소화기학회 연례학술대회(ACG 2021)에서 이번 결과를 발표했다.

세 가지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효과 보고한 임상연구는?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제포지아는 지난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중등도~중증 활동성 궤양성대장염 치료제로 승인받은 경구용 약물이다. 유일하게 승인된 스핑고신-1-인산(sphingosine 1-phosphate, S1P) 수용체 조절제 계열 약물이기도 하다.

제포지아의 승인은 중등도~중증 궤양성대장염 환자 대상의 True North 임상3상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10주 유도기간에 임상적 관해 도달률은 제포지아군 18.4%로 위약군 6.0%보다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높았다. 52주 유지기간 동안 임상적 관해 도달률은 제포지아군 37.0%, 위약군 18.5%로 조사됐다. 

피하주사 제제인 휴미라는 TNF 억제제로, 연구팀에 따르면 1990~2014년 임상에서는 궤양성대장염 치료 시 휴미라 등 TNF 억제제에 크게 의존했다. 

휴미라는 2012년 발표된 ULTRA 1과 2 연구에서 약물치료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않는 중등도~중증 궤양성대장염 성인 환자에서 최대 3년간 증상 개선 효과를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TNF 억제제 계열 약물이 궤양성대장염 치료에 효과적일지라도, 면역체계를 억제하고 감염에 대한 방어기능을 감소시켜 환자가 감염 또는 종양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킨텔레스는 정맥주사하는 인간화 단일클론항체로, 장 염증을 유발하는 백혈구의 'α4β7 인테그린'과 특이적으로 결합해 작용을 저해한다. 

중등도~중증 궤양성대장염 환자 대상의 GEMINI 1에서 6주째 임상적 반응 도달률은 킨텔레스군 39%로 위약군 21%보다 높았다. 6주에 반응을 보인 환자 중 52주째 임상적 관해 도달률은 킨텔레스군 36%, 위약군 5%로 조사됐다.

Dubinsky 교수는 "킨텔레스의 안전성 프로파일이 양호했다"면서도 "하지만 킨텔레스가 항상 효과적이진 않았으며, 특히 TNF 억제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서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연구 특징 비슷하게 보정해 치료제 간접 비교

세 가지 치료제를 직접 비교한 무작위 연구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매칭 조정 간접비교 분석(MAIC)을 적용해 이뤄졌다. MAIC은 이질성 있는 연구들을 최대한 비슷한 조건으로 보정해 치료제간 효능과 안전성을 비교하는 방법이다. 

연구에서는 제포지아 True North에 참여한 개별 환자 데이터에 나이, 성별, 등록 당시 메이요 점수, 질병 범위, 기존 TNF 억제제 치료 등에 대한 가중치를 부여해, 휴미라의 ULTRA 1·2 및 킨텔레스의 GEMINI 1 환자군과 특징을 일치시켰다. 

이를 통해 제포지아가 각 약제와 비교해 임상적 및 내시경적 반응이 더 좋은지 또는 이상반응과 연관됐는지 평가했다. 비교에는 유도단계와 유지단계 모두 포함됐다. 

제포지아, 휴미라보다 임상적 반응·내시경적 개선 가능성 높아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먼저 TNF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군에서 제포지아와 휴미라를 비교한 결과, 제포지아 치료 시 임상적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휴미라보다 1.68배(OR 1.68; 95% CI 1.03~2.74), 내시경적 개선 가능성이 2.73배(OR 2.73; 95% CI 1.44~5.17) 유의하게 높있다.

TNF 억제제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도 제포지아의 임상적 반응 가능성이 휴미라 대비 2.53배 의미 있게 컸다(OR 2.53; 95% CI 1.13~5.67).

다른 유효성 평가에서 제포지아와 휴미라 간 차이는 유지단계와 유도단계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안전성의 경우, 유도단계에서 확인된 감염 발생률은 제포지아군 11.3%, 휴미라군 20.2%였고 두 군간 차이는 의미 있었다(P<0.01).

제포지아군 vs 킨텔레스군, 유도단계에서 차이 없어

▲킨텔레스(성분명 베돌리주맙)
▲킨텔레스(성분명 베돌리주맙)

제포지아가 휴미라와의 맞대결에서 상대적으로 혜택이 크다는 성적표를 받은 것과 달리, 킨텔레스와의 비교에서는 대동소이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유도단계에서 제포지아의 효능은 킨텔레스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유지단계의 경우, TNF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군에서 제포지아 치료 시 임상적 반응 가능성이 킨텔레스보다 60% 의미 있게 낮았다(OR 0.40; 95% CI 0.21~0.76). 내시경적 개선 가능성도 유의하지 않았지만 48% 낮은 경향이 관찰됐다(OR 0.52; 95% CI 0.27~1.01).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제포지아의 True North에서 위약의 반응이 킨텔레스의 GEMINI 1보다 더 높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아울러 유도단계에서 제포지아와 킨텔레스 간 안전성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유지단계에서 보고된 감염 발생률은 제포지아 25.0%, 킨텔레스 71.3%로 킨텔레스가 더 높았다(P<0.01). 이 외에 유지단계의 이상반응 발생률은 치료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전향적·헤드투헤드 연구와 비교해 신뢰성 낮아"

이번 연구에서 제포지아의 혜택-위험 프로파일이 다른 치료제와 비교해 우월 또는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직접 비교가 아니라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Dubinsky 교수는 "각 연구의 환자군과 디자인 차이를 완전히 보정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전향적·헤드투헤드 연구와 비교해 신뢰할 수 없는 결과"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메이오클리닉 Jonathan Leighton 교수는 "이번 연구의 한계점이 상당하다"면서도 "그러나 제포지아가 휴미라와 비교해 긍정적인 프로파일을 가졌고 킨텔레스와 전반적으로 유사한 혜택을 보였다"고 정리했다.

치료제 간 간접비교 연구에 이어 환자에게 최적 치료제를 선별하기 위한 바이오마커 연구의 필요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Leighton 교수는 "그동안 임상에서는 궤양성대장염 환자가 선호하는 투약 경로에 따라 치료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향후 연구자들은 환자에게 최적 치료제를 확인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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