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 16~18일 온라인으로 개최
전남대병원 심두선 교수 "가이드라인에서 아스피린 권고…클로피도그렐은 대안으로"
서울대병원 한정규 교수 "HOST-EXAM, 장기 유지요법 클로피도그렐 우월"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후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받은 환자에게 장기 유지요법으로 아스피린과 P2Y12 억제제인 클로피도그렐 중 어떤 치료제를 선택해야 할지가 화두에 올랐다.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DAPT 후 단일항혈소판요법 진행 시 아스피린을 권고하지만 2000년대 이전 연구를 토대로 권고안이 마련됐다는 한계가 있다.

클로피도그렐은 최근 HOST-EXAM 연구를 근거로 아스피린의 위상을 넘보고 있으나 관련 연구가 많지 않다는 제한점이 있다.

이에 16~18일 온라인으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복잡한 중재적 시술을 받은 환자의 장기 관리로서 승자는?(Which Is the Winner for Long-term Management of Patients Undergoing Complex PCI?)'을 주제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선택을 두고 논의의 장이 펼쳐졌다. 

"아스피린, 이상반응·약물상호작용 적고 비용효과적"

전남대병원 심두선 교수(순환기내과)는 아스피린의 유용성에 무게를 실었다. 현재 가이드라인에서 통상적으로 아스피린을 권고할 뿐만 아니라 효과·안전성·비용 등 측면에서 아스피린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전남대병원 심두선 교수는 16~18일 온라인으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 I Prefer Aspirin for Long-term Management of Patients at Any Risks'를 주제로 발표하며, 아스피린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전남대병원 심두선 교수는 16~18일 온라인으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 I Prefer Aspirin for Long-term Management of Patients at Any Risks'를 주제로 발표하며, 아스피린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유럽심장학회·심장흉부외과학회(ESC/EACTS) 가이드라인에서는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장기 유지요법으로서 일반적으로 아스피린 단일항혈소판요법을 진행하도록 Class Ia로 권고한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도 출혈 위험이 높다면 6개월 후 아스피린을 유지하고 P2Y12 억제제 중단을 고려하도록 주문한다. 

심두선 교수는 아스피린이 P2Y12 억제제와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는 근거로 한국심근경색증등록연구(KAMIR-NIH), GLOBAL LEADERS, One-Month DAPT 등 세 가지 연구를 제시했다. 

먼저 KAMIR-NIH에서는 약물방출스텐트(DES) 이식 후 1년간 성공적으로 DAPT를 받은 환자 중 단일항혈소판요법으로 클로피도그렐 또는 아스피린으로 전환한 군의 24개월째 예후를 평가했다. 

12~24개월 추적관찰 동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PCI 재시술, 스텐트 혈전증, 허혈성 뇌졸중, 주요 출혈 등에 대한 순 유해임상사건(NACE) 발생률은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GLOBER LEADERS 연구는 PCI를 받은 환자의 유지요법으로서 아스피린과 강력한(potent) P2Y12 억제제인 티카그렐러를 비교했다. 

전체 환자군은 1개월 DAPT(티카그렐러+아스피린)+23개월 티카그렐러 단독요법군(실험군)과 표준요법군인 12개월 DAPT(티카그렐러+아스피린)+12개월 아스피린 단독요법군, 12개월 DAPT(클로피도그렐+아스피린)+12개월 아스피린 단독요법군 등에 무작위 배정됐다.

그 결과, 2년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실험군과 표준요법군 간 차이가 없었고 다른 임상적 예후 평가지표도 의미 있게 다르지 않았다. 

이는 PCI를 받은 환자의 장기 유지요법으로 아스피린 단독요법이 강력한 P2Y12 억제제 단독요법과 비교해 비슷한 결과를 보임을 시사한다. 

아울러 국내에서 진행된 One-Month DAPT 연구는 복잡하지 않은 병변(noncomplex lesion)에 PCI를 진행한 환자를 대상으로 1개월 DAPT 후 아스피린 단독요법군(1개월 DAPT군)과 6~12개월 DAPT 후 아스피린 단독요법군(6~12개월 DAPT군)의 치료 결과를 비교했다.

1년째 임상적 예후는 DAPT 기간에 따라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단, 이 연구는 복잡하지 않은 병변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는 게 심도선 교수의 설명이다. 

심도선 교수는 "아스피린은 클로피도그렐보다 피부발진, 설사 등 이상반응 발생률이 낮고 프로톤펌프억제제(PPI)와의 약물상호작용이 적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아스피린은 비용효과적이고, 아직 확립되지 않았지만 암 보호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클로피도그렐, 주요 연구에서 아스피린보다 좋을 수 있음을 시사"

반면 서울대병원 한정규 교수(순환기내과)는 복잡한 중재적 시술을 받은 고위험군에게 장기 유지요법으로 클로피도그렐이 우월하다고 평가했다.

▲서울대병원 한정규 교수는 'HOST-EXAM Clarified the Benefit of Clopidogrel Monotherapy Even in Patients at High Risk'를 주제로 발표하며, 클로피도그렐이 우월하다고 강조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서울대병원 한정규 교수는 'HOST-EXAM Clarified the Benefit of Clopidogrel Monotherapy Even in Patients at High Risk'를 주제로 발표하며, 클로피도그렐이 우월하다고 강조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대표적 근거가 지난 5월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1)에서 공개된 HOST-EXAM 연구다. PCI를 받고 안정기인 환자의 최적 단일항혈소판요법으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결과에 따르면, 클로피도그렐군은 아스피린군보다 허혈성 사건과 출혈 위험 모두 유의하게 낮았다. 

이와 함께 하위분석에서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복잡한 중재적 시술을 받은 환자군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나타났다. 각 평가지표를 세분화해 비교하면 일부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결과도 있지만 일정한 트렌드는 확인된다는 게 한정규 교수의 전언이다.

하지만 연구 하나만으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더 우월하다고 결론 내리기 어렵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로 한정규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한 등록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PCI 후 12개월 동안 DAPT를 시행한 환자들을 이후 단일항혈소판요법으로 클로피도그렐군 또는 아스피린군으로 나눠 36개월째 예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은 클로피도그렐군이 유의하게 낮았다. 단, 주요 출혈 위험은 양 군간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SMART-DATE와 SMART-CHOICE 연구는 모집된 환자군의 특징은 다르지만, 결과를 종합하면 클로피도그렐이 더 좋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SMART-DATE 연구는 ACS 환자를 DAPT 6개월군과 12개월 이상군으로 나눠 비교했다. DAPT 중단 시점에는 아스피린 단독요법을 진행했다. 

18개월 시점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에 대한 1차 목표점 위험은 DAPT 6개월군과 12개월 이상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심근경색 위험은 DAPT 6개월군, 즉 아스피린 단독요법 기간이 길었던 환자군에서 높았다. 

ACS 환자가 69% 포함된 SMART-CHOICE 연구는 DAPT 3개월군과 12개월군을 비교했다. DAPT 중단 후 P2Y12 억제제 단독요법을 시행했고, 클로피도그렐이 75%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 외에는 티카그렐러, 프라수그렐을 투약했다. 

이 연구에서도 1차 목표점 위험은 DAPT 3개월군과 12개월군 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SMART-DATE와 달리 P2Y12 억제제 단독요법 시행 기간이 길어도 심근경색 위험은 양 군간 다르지 않았다.

즉, SMART-DATE와 SMART-CHOICE에서 DAPT 후 단독요법으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치료 예후는 다른 경향을 보인 것이다. 

한정규 교수는 "HOST-EXAM 결과, 단독요법으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월했다. 특히 복잡한 중재적 시술 후 허혈성 사건 목표점은 클로피도그렐이 좋았다"며 "같은 메시지는 아니지만 SMART-DATE와 SMART-CHOICE 연구에서도 DAPT 후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더 나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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