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암병원·용인세스란스병원 순환기내과 연구팀 분석
ST분절 비상승 심근경색증, 병원 내원 늦으면 3년 사망률 1.62배

좌측부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안태훈 교수, 차정준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배성아 교수.
좌측부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안태훈 교수, 차정준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배성아 교수.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ST분절 비상승 심근경색증 발생 후 병원 내원이 늦을 경우 3년 사망률이 1.62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심전도의 ST분절 상승 여부 유무에 따라 ST분절 상승 심근경색(STEMI)과 ST분절 비상승 심근경색(NSTEMI)로 나눠 진단된다.

ST분절 상승 심근경색은 심장의 큰 혈관이 막히는 경우로, 주로 심한증상이 나타나며, ST분절 비상승 심근경색은 작은 혈관들이 막히는 경우로, 상대적으로 증상이 미미한 경우가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안태훈 교수, 차정준 교수와 전남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배성아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 심근경색증 등록연구(KAMIR-NIH)에서 ST분절 비상승 급성심근경색증 환자 약 6500명을 3년간 추적관찰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ST분절 비상승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서 증상이 발현된지 24시간 이후 병원에 도착하는 경우 장기 사망률이 급증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그동안 뚜렷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던 코로나19 감염병 시대의 급성 심근경색증 사망률 증가 추세에 대해 코로나19 창궐 이후 병원진료를 꺼리는 경향이 밀접한 관계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구팀은 ST분절 비상승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증상 발생 후 병원에 24시간이내 도착한 군과 24시간이 지나 도착한 군을 나눠 예후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24시간 이후 도착한 환자군은 24시간 이내 병원에 내원한 환자와 비교해 3년 사망 위험도가 1.62배 높았다.

24시간 이후에 병원에 도착학게된 내원시간 지연의 요인은 고령, 여성, 비특이적 가슴통증, 호흡곤란, 당뇨환자, 119구급차의 미이용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안태훈 교수는 이번 연구보고는 코로나19 시대 가슴통증, 숨찬 증상이 있을 때 참지 말고 빨리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심근경색증 환자의 장기 예후에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는 연구"라고 밝혔다.

차정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병원 방문 지연이 그 환자의 기저질환에 관계없이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의료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심혈관질환 치료기술도 세계적 수준"이라며 "급성심근경색 증상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정보 공유를 통해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적절한 시간내 병원에 방문할 수 있도록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성아 교수는 "ST분절 상승 심근경색의 경우 심한 증상을 주로 동반해 병원에 곧바로 오는 경우가 많지만, ST 분절 비상승 심근경색인 경우 고령, 당뇨 등 기저질환자들이 위급한 증상임을 알아차리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응급의료시스템을 이용해 조기에 병원에 내원, 치료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Clinical Outcomes in Patients With Delayed Hospitalization for Non-ST-Segment Elevation Myocardial Infarction'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인 '미국심장학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 IF=24.094)' 최신호에 게재되며 국제 학계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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