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경상대병원 정영훈·박현웅 교수 연구팀, I-LOVE-MONO 결과 발표
클로피도그렐 또는 아스피린 단독요법 후 혈관기능·혈전생성도 검사 진행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 힘 실은 'HOST-EXAM' 지지하는 결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클로피도그렐이 스텐트 시술을 받은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최적 단독요법으로 다시 한번 아스피린을 넘어섰다.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고위험 환자의 2차 예방에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혈관기능을 개선하고 출혈위험을 낮추는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창원경상대병원 박현웅·정영훈 교수(순환기내과)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I-LOVE-MONO 결과는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6월 2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연구는 지난달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1)에서 발표된 HOST-EXAM 결과에 근거를 더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HOST-EXAM은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순환기내과) 연구팀이 진행한 대규모 무작위 연구다. 약물용출스텐트(DES)로 PCI를 받고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6~18개월간 진행한 후 클로피도그렐 또는 아스피린 단독요법의 예후를 비교했다.

2년 추적관찰 결과에 의하면, 단독요법으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허혈성 사건 위험 뿐만 아니라 출혈, 특히 출혈성 뇌졸중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 

이번 I-LOVE-MONO 결과는 클로피도그렐이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혈관기능뿐 아니라 혈소판 억제능과 응고능에도 영향을 미쳐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를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4주 투약 후 교차치료…혈관기능·혈전생성도 검사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아스피린에 더해 클로피도그렐 등 P2Y12 억제제를 부가적으로 투약하는 치료전략은 혈관기능 개선과 염증 수치 감소와 연관됐다고 보고된다. 

그러나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혈관기능과 혈액응고 관련해 단독요법으로서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의 영향을 직접 비교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I-LOVE-MONO는 DES로 PCI를 받았고 DAPT 표준 치료기간을 가졌으며 허혈성 사건 위험이 중등도이거나 높은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클로피도그렐 또는 아스피린 단독요법이 혈관기능과 혈전생성도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이번 연구는 2018년 8월~2019년 4월 두 곳 의료기관에서 전향적 무작위 오픈라벨 교차연구로 진행됐다. 6개월 이상 DAPT를 받았고 허혈성 사건 위험이 중등도이거나 높은 관상동맥질환 환자 30명이 모집됐다. DAPT를 12개월 이상 진행한 환자가 80.8%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군은 클로피도그렐 75mg 단독요법(15명)과 아스피린 100mg 단독요법(15명) 그룹에 무작위 분류돼 4주 동안 치료받았다. 이어 혈관기능과 혈전생성도 검사 후 서로 다른 약물로 4주간 교차투약한 뒤 검사를 다시 시행했다. 최종 분석에 포함된 환자는 26명이었다.

혈관기능은 반응성 충혈-말초동맥 압력 측정법(RH-PAT)과 맥파전달속도 측정법(baPWV)으로 평가했다. 응고-지혈 프로파일은 VerifyNow에 의한 혈소판응집검사 및 혈전탄성검사(TEG)로 측정했다. TEG는 응고에 관여하는 특정 성분의 부족 상태뿐 아니라 동반된 과응고/과섬유소용해 상태 진단에 도움이 된다.

1차 목표점은 클로피도그렐 또는 아스피린 단독요법 기간에 혈관반응성 충혈지수(RHI)로 정의했다.

클로피도그렐, 내피기능 개선하고 혈소판 반응성 낮춰

최종 결과,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내피기능을 개선하고 혈소판 반응성을 낮추며 응고시간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1차 목표점인 RHI는 클로피도그렐 2.11%(±0.77), 아스피린 1.87%(±0.72)로, 클로피도그렐 투약 시 유의하게 높았다(P=0.045).

▲I-LOVE-MONO 결과, 단독요법으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RHI가 유의하게 높고 PRU가 의미 있게 낮았다. 
▲I-LOVE-MONO 결과, 단독요법으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RHI가 유의하게 높고 PRU가 의미 있게 낮았다. 

2차 목표점인 P2Y12 억제제에 의한 혈소판 응집정도(PRU)는 클로피도그렐 130PRU(±64), 아스피린 214PRU(±50)로, 클로피도그렐이 84PRU 의미 있게 낮았다(P<0.001).

TEG 반응시간은 각 5.5분(±1.2), 5.1분(±1.1)으로 조사돼,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응고시간을 유의미하게 연장하는 것으로 파악됐다(P=0.037). 

이와 함께 VerifyNow로 평가한 PRU와 TEG 결과는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과 DAPT가 비슷했다(0.102≤P≤0.748).

특히 충분한 항혈소판 억제 효과를 가질 확률인 정상 내피기능(RHI≥2.1) 가능성은 아스피린이 19.2%에 불과했으나 클로피도그렐은 44.2%로 3.331배 유의하게 높았다(OR 3.331; P=0.030). 

이어 정상 내피기능과 일치하는 PRU를 평가한 ROC 커브 분석에서 PRU≤132가 절단값(cutoff)으로 확인, 이를 토대로 분석한 PRU≤132 가능성은 클로피도그렐 46.2%, 아스피린 3.8%로 조사됐다(OR 21.429; P<0.001).

이번 결과에 따라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단독요법으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혈관 내피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소판 억제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응고능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정리됐다. 이는 클로피도그렐의 다면발현효과를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이번 결과는 단일항혈소판요법으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에 비해 다양한 기전을 통해 허혈성 및 출혈성 사건 발생을 동시에 줄여주는 치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HOST-EXAM 결과를 과학적으로 지지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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