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C 2021] CYP2C19 기능소실 대립인자 환자서 티카그렐러 vs 클로피도그렐
CHANCE-2, 90일 이내 뇌졸중 위험 티카그렐러군이 클로피도그렐군보다 23%↓
美 연구팀 "CYP2C19 관련 유전자검사 신속하게 진행해 약제 결정해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CYP2C19 기능소실 대립인자(loss-of-function alleles) 보인자(carrier)의 뇌졸중 2차 예방을 위한 최적 항혈소판제에 대한 실마리가 제시됐다.

CYP2C19 기능소실 대립인자가 있는 경미한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 환자 대상의 CHANCE-2 결과, 티카그렐러가 클로피도그렐과의 맞대결에서 승기를 잡았다.

티카그렐러 복용 시 90일 이내 뇌졸중 재발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고 중등도 또는 중증 출혈 발생률은 클로피도그렐과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0월 28~29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13차 세계뇌졸중학회 학술대회(WSC 2021)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NEJM 10월 2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CYP2C19 기능소실 대립인자 보인자, 클로피도그렐 반응 저하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급성의 경미한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 환자는 3개월 이내에 다른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5~10%라고 보고된다. 뇌졸중 발생 위험은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 병용요법으로 낮출 수 있다. 

클로피도그렐은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 활성 대사산물로 전환돼야 하는 전구약물이다. 하지만 CYP2C19 기능소실 대립인자 보인자라면 클로피도그렐 대사가 감소해 클로피도그렐 반응이 저하된다.

이에 기존 연구에서는 티카그렐러가 CYP2C19 기능소실 대립인자를 가진 환자에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그러나 CYP2C19 기능소실 대립인자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두 가지 항혈소판제의 뇌졸중 2차 예방 효과를 비교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번 연구는 CYP2C19 기능소실 대립인자 보인자이며 최근 급성의 경미한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이 발생한 환자에게 뇌졸중 2차 예방 측면에서 효과적인 항혈소판제를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새로운 뇌졸중 발생률, 티카그렐러군 6% vs 클로피도그렐군 7.6%

CHANCE-2는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로 진행됐다. 중국 202곳 의료기관에서 CYP2C19 기능소실 대립인자를 가진 경미한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 환자 6412명이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40세 이상이었고, 정상 상태로 보고된  마지막 시간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약물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중앙값 나이는 64.8세였고 33.8%가 여성이었으며 98%가 한족이었다. 약 80%는 허혈성 뇌졸중이, 그 외에는 일과성 허혈발작이 발생했다. 

전체 환자군은 증상 발생 24시간 이내에 티카그렐러+아스피린군(티카그렐러군, 3205명)과 클로피도그렐+아스피린군(클로피도그렐군, 3207명)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두 군 모두 아스피린 부하용량으로 75~300mg 투약 후 21일 동안 75mg을 복용했다. 

티카그렐러군은 치료 첫날 티카그렐러 180mg 부하용량 투약 후 2일부터 90일까지 90mg을 1일 2회 복용하면서 위약 클로피도그렐을 투약했다.

클로피도그렐군은 치료 첫날 클로피도그렐 300mg 부하용량 투약 후 2일부터 90일까지 75mg을 1일 1회 복용하면서 위약 티카그렐러를 복용했다. 

1차 유효성 목표점으로 90일 이내 새로운 허혈성 또는 출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을 평가한 결과, 티카그렐러군이 클로피도그렐군보다 23% 유의하게 낮았다(HR 0.77; P=0.008). 발생률은 티카그렐러군 6%, 클로피도그렐군 7.6%였다.

이 같은 결과는 2차 유효성 목표점인 30일 이내 새로운 허혈성 또는 출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 분석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30일 이내 새로운 뇌졸중 발생률은 티카그렐러군이 4.9%로, 클로피도그렐군 6.4%와 비교해 1.5%p 낮았다.

혈관사건과 뇌졸중, 일과성 허혈발작, 심근경색 또는 혈관 원인에 의한 사망 등으로 정의한 또 다른 2차 목표점 발생률도 티카그렐러군 7.2%, 클로피도그렐군 9.2%로 앞선 결과와 마찬가지로 티카그렐러군에서 더 낮았다. 

이어 1차 안전성 목표점인 90일 이내 중등도 또는 중증 출혈 발생률은 티카그렐러군 0.3%(9명), 클로피도그렐군 0.3%(11명)로 같았다. 하지만 모든 출혈 발생률은 각 5.3%(170명)와 2.5%(80명)로 티카그렐러군에서 높아, 모든 출혈 발생 위험은 티카그렐러와 더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이상반응 발생률은 티카그렐러군이 16.8%로 클로피도그렐군 13.3%와 비교해 3.5%p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티카그렐러 혜택, 경도 출혈 위험 능가…결과 적용 가능한 환자는 제한적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티카그렐러군의 모든 출혈 위험이 높은 것을 확인했을지라도, 티카그렐러의 치료 혜택이 분명할 뿐만 아니라 경도 출혈 위험을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출혈의 중증도는 경도이고 일시적이지만, 뇌졸중은 영구적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이에 적절한 항혈소판제를 선택하기 위한 신속한 유전자검사 진행에 방점을 찍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텍사스대학 S. Claiborne Johnston 박사는 "이번 결과는 CYP2C19 기능소실 대립인자에 대한 신속한 유전자검사를 시행해 티카그렐러 또는 클로피도그렐 중 어떤 약제를 투약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하지만 이 같은 유전자검사는 임상에서 폭넓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환자에게 티카그렐러와 아스피린 병용요법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클로피도그렐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티카그렐러는 클로피도그렐보다 두개내출혈 위험이 높다고 보고되며, 티카그렐러의 비용이 비싸 환자에게 비용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Johnston 박사는 "티카그렐러군의 효과가 좋았을지라도, 90일 이내 뇌졸중 발생률은 6%로 높았다"며 "향후 다른 약제를 추가하는 치료전략 등을 포함해 그 밖의 약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단, 연구에 참여한 환자군 특징에 따라 결과를 적용할 수 있는 적합한 환자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Philip B. Gorelick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전용해요법 또는 기계적 혈전절제술을 받지 않았고 항응고요법으로 치료한 심인성 색전증이 없는 경미한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 한족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Gorelick 교수는 "다른 민족이나 중등도~중증 뇌졸중 환자에게는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연구되지 않았다"면서 "아직 답은 알 수 없지만, 중증 뇌졸중 환자에게 티카그렐러가 출혈 측면에서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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