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PSTF '심혈관질환 예방 위한 아스피린 사용' 권고안 초안 발표
60세 이상 아스피린 비권고… 40~59세 고위험군 치료는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혈관질환 1차 예방 약제로 아스피린의 입지가 작아지고 있다.

미국질병예방서비스테스크포스(USPSTF)는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하는 성인의 나이를 제한했다.

구체적으로 60세 이상의 고령은 심혈관질환 1차 예방 목적의 아스피린 복용을 비권고, 40~59세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은 개별적으로 치료 결정을 내리도록 주문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USPSTF는 이 같은 권고안을 담은 '심혈관질환 예방 위한 아스피린 사용' 초안을 12일(현지시각) 온라인을 통해 발표했다. 다음달 8일까지 의견을 수렴해 2016년 권고안을 대체할 계획이다. 

60세 이상 고령, CVD 1차 예방에 아스피린 순이익 없어

USPSTF는 중간 정도의 확실성(moderate certainty)에 따라 10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10% 이상인 40~59세 성인은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복용의 순이익이 적다고 판단했다.

단,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 시작에 대한 결정은 개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grade C). 이와 함께 출혈 위험이 높지 않고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할 의향이 있다면 치료 혜택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60세 이상의 고령은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시작하면 안 된다고 중간 정도의 확실성을 갖고 권고했다(grade D). 이들은 아스피린 치료에 따른 순이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USPSTF '심혈관질환 예방 위한 아스피린 사용(Aspirin Use to Prevent Cardiovascular Disease: Preventive Medication)' 권고안 초안 캡처.
▲USPSTF '심혈관질환 예방 위한 아스피린 사용(Aspirin Use to Prevent Cardiovascular Disease: Preventive Medication)' 권고안 초안 캡처.

이번 권고안은 지난 2016년 발표한 것과 차이가 있다.

당시 권고안에서는 출혈 위험이 높지 않고 10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최소 10%인 50~69세 성인은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81mg) 복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ARRIVE, ASCEND, ASPREE 등 연구들은 심혈관질환 1차 예방 측면에서 아스피린의 혜택이 위험보다 크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아스피린 무용론을 제기했다. 

이에 2019년 미국심장학회(ACC)·심장협회(AHA)는 '심혈관질환 1차 예방 가이드라인'을 통해 고위험군을 제외한 심혈관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은 심장마비, 뇌졸중 등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정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USPSTF 멤버인 미국 터프츠 메디컬센터 John Wong 박사는 "일부 성인은 매일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잠재적으로 내부출혈과 같은 심각한 위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40~59세 성인은 아스피린 치료 시작이 적절한지에 대해 의료진과 논의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3개 RCT 분석 결과, 심혈관질환·사망 위험 감소와 연관성 없어

USPSTF는 16만여 명이 포함된 13개 무작위 임상연구 결과를 통합해 심혈관질환 유병 및 사망 등 1차 예방 측면에서 아스피린의 이익을 평가했다. 대부분 연구는 1일 100mg 이하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거나 격일로 투약했다. 

통합 분석 결과,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복용은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 감소와 관련됐지만 심혈관질환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감소와는 연관성이 없었다.

게다가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한 최적 용량의 경우, 1일 100mg 이하의 저용량 아스피린의 이익이 연구에서 평가된 모든 용량(1일 50~500mg)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심혈관질환 유병 및 사망 등 1차 예방에 대한 아스피린 위험을 평가하고자 아스피린 치료 관련 출혈 사건을 보고한 14개 무작위 임상연구 결과를 통합 분석했다. 전체 주요 출혈, 주요 위장관출혈, 두개외출혈, 출혈성 뇌졸중, 두개내출혈 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아스피린 복용과 관련된 출혈 위험 증가는 치료 시작 직후 상대적으로 빠르게 발생했다. 

권고안에 의하면, 아스피린과 관련된 상대적 출혈 위험은 나이, 성별, 당뇨병 상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인종·민족 등에 따라 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적 출혈 위험과 이에 따른 출혈 위해 정도는 고령이 될수록 증가, 특히 60세 이상에게서 크게 나타났다. 

위장관출혈의 경우, 연구에서 치명적인 위장관출혈 발생 수가 상당히 적고 일관되게 보고되지 않았다. 이에 아스피린 복용이 치명적인 위장관출혈 발생 위험을 높이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평가됐다. 

USPSTF 멤버인 미국 하와이주립대학 Chien-Wen Tseng 교수는 "60세 이상 고령은 첫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 발생 예방을 위해 매일 아스피린 복용을 시작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최신 근거가 명확하다"며 "단, 이번 권고안은 이전에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이 발생해 이미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는 성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들은 의료진이 다른 지시를 하지 않는 한 계속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USPSTF는 △미국 1차 예방 인구에서 아스피린 치료와 관련된 위장관출혈 위험 △모든 인종·민족과 사회경제적 그룹에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예측도의 정확성 개선 △환자에게 아스피린의 혜택과 위험에 대한 정보 제공 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범위에 따른 환자 선호도 특성화 △저용량 아스피린이 1차 예방 인구에서 장기적(10~20년 이상)으로 대장암 발생 및 사망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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