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USPSTF '심혈관질환 예방 위한 아스피린 사용' 최종 성명 발표
60세 이상 아스피린 비권고…40~59세, 10년 위험 10% 이상 시 고려
대장암 예방 위한 아스피린 복용도 비권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아스피린이 심혈관질환 1차 예방약으로서 지위를 잃었다.

미국질병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USPSTF)는 60세 이상의 고령은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목적으로 아스피린 복용을 시작하면 안 된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Grade D).

40~59세는 10년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10% 이상인 고위험군이라면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고려할 수 있으나 치료 결정은 개별적으로 이뤄지도록 주문했다(Grade C).

이들 성인에서 아스피린 복용의 순이익이 적고, 출혈 위험이 높지 않은 성인이라면 아스피린 혜택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USPSTF는 이 같은 권고안을 담은 '심혈관질환 예방 위한 아스피린 사용' 성명을 JAMA 4월 26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초안 공개 후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된 최종 권고안이다. 

저용량 아스피린, 1차 예방 혜택 적고 출혈 위험 높아

이번 권고안은 심혈관질환 징후·증상 또는 병력이 없고 출혈 위험이 높지 않으며 매일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지 않은 40세 이상 성인이 적용 대상이다. 즉 심혈관질환 1차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 중인 성인은 해당되지 않는다. 

USPSTF는 아스피린 이익 측면에서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으나 위험이 높은 40세 이상 성인은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에 따른 비치명적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에 적은 혜택이 있다고 판단했다. 근거에 따르면 절대 이익 정도는 10년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을수록, 평생 이익 정도는 젊은 나이에 복용을 시작할수록 컸다.

그러나 아스피린이 위장관출혈, 두개내출혈, 출혈성 뇌졸중 등 위험을 높인다는 근거가 충분하다고 명시했다. 게다가 아스피린 복용의 위험 정도는 전반적으로 작을지라도 고령, 특히 60세 이상에서 높다는 게 USPSTF 설명이다.

이에 따라 USPSTF는 중간 정도의 확실성(moderate certainty)으로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10% 이상인 40~59세 성인은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치료의 순이익이 적다고 결론 내렸다.

또 60세 이상 고령은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 복용을 시작하는 것은 순이익이 없다고 중간 정도의 확실성으로 정리했다.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 치료를 결정한 성인이라면 매일 81mg을 복용하도록 했다. 심혈관질환 예방에 아스피린 100mg 이하 용량만으로 충분하다는 근거가 쌓였고 저용량은 출혈 위험이 낮다는 이유다. 

이와 함께 아스피린 복용 기준에 부합하고 치료 시작을 결정한 성인은 나이가 들수록 출혈 위험이 증가하면서 아스피린의 혜택이 작아져 75세 전후에 아스피린 치료 중단을 고려하도록 제안했다.

아울러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스타틴 복용을 포함한 금연, 건강한 식습관, 신체활동 등을 진행하도록 제시했다.

USTPSTF 부회장인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Michael Barry 박사는 "아스피린은 심근경색 위험 12% 감소와 연관됐지만 스타틴은 25~30% 낮춘다고 보고됐다. 스타틴은 아스피린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더 낮출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 스타틴을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한다"며 "이미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다면 아스피린 혜택이 작을 수 있어 의료진은 전체적 상황을 생각하고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Barry 박사는 "의료진은 개별 환자의 심혈관질환 및 출혈 위험을 평가해야 한다"면서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도구가 있지만, 출혈 위험 평가에 용이한 도구는 없다. 그러므로 의료진은 환자의 소화성궤양 병력 등 임상요인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혈소판 표현형으로 치료 필요 환자 판단할 수 있을 것"

성명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의 경우 1차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 치료를 진행할지는 개별화된 접근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미국 뉴욕의대 Jeffrey S. Berger 교수는 논평을 통해 아스피린 투약 시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개별 환자를 식별하기 위해 정밀의학적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개별 환자의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을 평가하기보단 혈소판 표현형(platelet phenotype)을 고려하면 아스피린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환자를 판단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혈소판 활성이 증가했다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고 아스피린은 혈소판 활성을 낮출 수 있으므로, 심혈관질환이 없는 성인의 혈소판 활성 또는 혈소판 전사체(platelet transcriptome)를 평가해 아스피린으로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고위험군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 

Berger 교수는 "현재 혈소판 활성에 따라 개별화된 아스피린 치료를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의료진이 혈소판 활성 증가와 혈소판 매개 사건(platelet-mediated event)을 경험할 가능성을 확인한다면, 식별된 환자에게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1차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및 항혈소판제 치료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장암 발생·사망 위험 감소 근거 불충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심혈관질환 1차 예방에 이어 USPSTF는 대장암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복용도 권고하지 않았다. 2016년 아스피린이 대장암 예방에 잠재적 혜택이 있다고 판단해 50~59세 성인에게 저용량 아스피린 치료를 주문했던 권고안을 뒤집은 것이다.

아스피린이 대장암 발생 또는 사망 위험을 줄인다는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다.

심혈관질환 1차 예방 관련 네 가지 연구를 통합분석한 결과, 약 10년 추적관찰 동안 아스피린과 대장암 발생 사이의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저용량 아스피린이 대장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17.5년간 추적관찰한 여성건강연구(WHS)에서는 대장암 위험 감소가 확인됐지만 17.5~26년 추적관찰 동안 같은 결과가 지속되지 않았다. 

또 아스피린과 대장암 관련 사망 위험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들은 상반된 결과를 보고했다. 

ASPREE 연구에서는 아스피린 복용 시 추적관찰 4.7년째 대장암 관련 사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이 연구는 아스피린이 대장암 관련 사망 위험과 연관됐다는 확실한 근거이진 않지만,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달리 WHS에서는 10년째 아스피린 복용에 따른 의미 있는 대장암 관련 사망 위험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17.5년 추적관찰에서는 아스피린 복용 시 대장암 관련 사망 위험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26년까지 장기간 관찰하면 감소 정도가 약화됐다. 

이 같은 연구를 근거로 USPSTF는 대장암에 대한 아스피린의 혜택 근거가 제한적이고 추적관찰 기간에 따라 결과가 다양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무작위 분류 후 저용량 아스피린이 대장암 발생 및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10~20년 동안 장기적으로 평가하는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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