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TART 예비연구, 항응고제 시작군과 비복용군 비열등성 평가
항응고제 시작군, 통계적 유의성 없으나 두개내출혈 재발 위험 높아
주요 혈관사건 예방에 항응고제 시작 우월성 검증 필요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두개내출혈 발생 후 생존한 심방세동 환자가 경구용 항응고제(이하 항응고제) 치료를 시작해도 될지에 대해 물음표가 달렸다.

항응고제를 복용하지 않은 군과 치료를 시작한 군을 추적관찰한 SoSTART 예비연구 결과,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치료를 시작한 군의 자발성 두개내출혈 재발 위험이 높았다. 

자발성 두개내출혈 재발률은 높지 않았으나, 항응고제의 주요 혈관사건 예방 효과를 고려할 때 항응고제 치료를 시작 또는 중단해야 할지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됐다. 

SoSTART 예비연구 결과는 1~3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유럽뇌졸중학회 연례학술대회(ESOC 2021)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Lancet Neurology 9월 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항응고제, 두개내출혈 발생 심방세동 환자 효과·안전성 불확실

두개내출혈 발생 후 생존자 5명 중 1명은 심방세동 환자로 뇌졸중과 혈전 발생 위험이 높다. 항응고제는 심방세동 환자의 혈전 발생을 예방할 수 있지만 출혈 위험 증가 가능성이 있다.

항응고제가 심방세동 환자의 전신색전증 예방 효과가 있을지라도 두개내출혈 발생 환자에게서 효과와 안전성은 확실하지 않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두개내출혈 발생 시 항응고제 치료를 중단한다.

하지만 두개내출혈 발생 후 회복된 환자가 혈전 예방을 위해 항응고제 복용을 시작 또는 중단할지, 또 두개내출혈 재발 위험에 대비해 항응고제를 복용하면 안 될지는 정리되지 않았다.

이에 충분히 검증된 무작위 연구를 통해 항응고제 치료 시작이 주요 혈관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지 평가한 연구가 요구됐다.

두개내출혈 재발률 낮아…항응고제군 재발 위험 2.42배↑

SoSTART 예비연구는 증상이 있는 자발성 두개내출혈 발생 후 생존한 심방세동 환자가 항응고제 치료를 시작한 경우, 중단했을 때와 비교해 모든 중증 혈관사건에 대한 순 혜택이 감소하는지를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전향적 무작위 오픈라벨 평가자맹검 연구로, 영국 67곳 병원에서 증상이 있는 자발성 두개내출혈 발생 후 최소 24시간이 지난 심방세동 환자가 모집됐다. 18세 이상으로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하는 CHA2DS2-VASc 점수가 2점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2018년 3월 29일~2020년 2월 27일 61곳 병원에서 218명 환자에게 연구 참가 동의를 얻었고, 203명이 두개내출혈 발생 후 115일(중앙값)째에 무작위 배정됐다.

전체 환자군은 오픈라벨로 항응고제 치료 시작군(항응고제군, 101명)과 연구 기간에 복용하지 않은 군(비복용군, 102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항응고제군이 복용한 약물은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 자렐토(리바록사반), 릭시아나(에독사반), 프라닥사(다비가트란), 신트롬(아세노쿠마롤), 페닌디온, 와파린 등이었다. 무작위 배정 전 의료진이 항응고제를 선택했으며 1년 이상 처방됐다. 비복용군은 항혈소판제를 투약하거나 항혈전제를 복용하지 않는 등 일반적인 관리를 받았다. 

1차 목표점은 증상이 있는 자발성 두개내출혈의 재발로, 확정적 임상연구 진행이 타당할 정도로 그 위험이 낮고 비열등한지 분석했다. 추적관찰 1.2년(중앙값) 동안 97.2%가 연구를 완료했다.

그 결과, 두개내출혈 재발률은 항응고제군 8%(8명), 비복용군 4%(4명)로 항응고제군의 재발 위험이 2.42배 높았다. 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adjusted HR 2.42; 95% CI 0.72~8.09).

중증 이상반응은 항응고제군 17%, 비복용군 15%에게서 보고됐다. 연구 기간에 각 22%와 11%가 사망했다.

항응고제, 혈관사건 예방할 수 있지만…두개내출혈 위험 있어

▲영국 에든버러대학 Rustam Al-Shahi Salman 교수. 유럽뇌졸중학회 연례학술대회 인터뷰 영상 캡처.
▲영국 에든버러대학 Rustam Al-Shahi Salman 교수. 유럽뇌졸중학회 연례학술대회 인터뷰 영상 캡처.

이번 연구에서 항응고제가 증상이 있는 주요 혈관사건 발생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지만 치명적인 두개내출혈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됐다. 

두개내출혈 재발률을 예상보다 낮았지만 항응고제 치료 시작이 중단과 비교해 비열등한지에 대한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에 향후 검증된 무작위 연구를 통해 증상이 있는 주요 혈관사건 예방 측면에서 항응고제 치료 시작이 우월한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평가됐다.

단, 이번 연구는 주요 임상연구 단계로 진행하기 전 소규모 예비연구임에도 불구하고 환자군 모집 측면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얻었다. 안전성 평가를 위해 최소 190명 환자를 모집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자 이번 예비연구에서 최소 60명 환자 모집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영국 에든버러대학 Rustam Al-Shahi Salman 교수는 "소규모 연구였음에도, 병원에서 많은 환자를 모집해 주요 임상연구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확실한 근거를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의 환자 모집을 최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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