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부정맥학회,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 합의 가이드라인' 개정
통합적 관리 위한 'ABC 경로' 중요성 강조
동반질환에 따라 NOAC 고려해야 하는 나이 기준 제시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경구용 항응고제 치료 권고안 담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아시아·태평양 부정맥 전문가들이 아시아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최적 치료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 

아시아·태평양부정맥학회(APHRS)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 합의 가이드라인'을 Journal of Arrhythmia와 Thrombosis and Haemostasis 11월 13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2017년에 이어 4년여 만에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가이드라인은 아시아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전략을 제시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쌓이면서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가이드라인에서는 △ABC 경로(AF Better Care pathway) 중요성 △비-비타민K 길항제 경구용 항응고제(NOAC) 장점 △성별을 너머 한 가지 뇌졸중 위험요인을 가진 환자에 대한 NOAC 치료 고려사항 △생활요인의 역할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동안 경구용 항응고제 치료 등을 조명했다.

통합적 관리 위한 'ABC 경로' 제안

먼저 가이드라인에서는 통합적·전체적 심방세동 환자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ABC 경로 제안했다. 심방세동 환자는 여러 동반질환을 갖고 있어 예후 개선을 위해서는 심방세동에 대한 통합적 관리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ABC 경로는 △A: 항응고요법으로 뇌졸중 예방(Avoid stroke with anticoagulation) △B: 증상 조절 개선(Better symptom control) △C: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및 동반질환 관리(Cardiovascular risk and comorbidity management)를 의미한다.

▲유럽심장학회·심장흉부외과학회 '심방세동 진단 및 관리 가이드라인'. 그림 메디칼업저버 재구성(Eur Heart J 2021 Feb 1;42(5):373~498).
▲유럽심장학회·심장흉부외과학회 '심방세동 진단 및 관리 가이드라인'. 그림 메디칼업저버 재구성(Eur Heart J 2021 Feb 1;42(5):373~498).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ABC 경로를 준수했을 때 심방세동 환자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한 결과, 준수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위험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58%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63% △허혈성 뇌졸중 45% △주요 출혈 31% 유의하게 감소했다.

ABC 경로는 APHRS뿐 아니라 미국흉부외과의사협회, 대한부정맥학회, 유럽심장학회·심장흉부외과학회 등의 가이드라인에서도 심방세동 환자의 통합적 관리전략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A'에 중점을 두고 개정하였으나 심방세동 환자의 예후 개선을 위해서는 ABC 경로를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됐다. 

동반질환별 NOAC 고려해야 하는 나이 기준은?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 예측에 활용하는 CHA2DS2-VASc 점수에서 나이와 성별은 항응고제 치료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성별에 따라 뇌졸중 위험이 다른지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나, 현재 여성에게는 1점을 부여하고 있다. 즉 다른 위험요인이 없는 여성이라면 0점의 남성과 같이 뇌졸중 위험이 낮다고 평가한다. 이들에게는 항응고제 또는 항혈소판제가 권고되지 않는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고령(65~74세)이거나 한 가지 동반질환이 있는 아시아 심방세동 환자에게 기본적으로 경구용 항응고제 치료를 주문했다.

남성 1점, 여성 2점 이상이라면 경구용 항응고제를 복용하도록 한 것이다. 뇌졸중 예방을 위한 경구용 항응고제는 와파린보단 NOAC에 무게를 뒀다. 

▲CHA2DS2-VASc 점수가 남성 1점 및 여성 2점인 아시아 심방세동 환자에서 NOAC 치료 고려사항. 아시아·태평양부정맥학회(APHRS)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 합의 가이드라인' 알고리즘 재구성(Journal of Arrhythmia와 Thrombosis and Haemostasis 11월 13일자 온라인판).
▲CHA2DS2-VASc 점수가 남성 1점 및 여성 2점인 아시아 심방세동 환자에서 NOAC 치료 고려사항. 아시아·태평양부정맥학회(APHRS)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 합의 가이드라인' 알고리즘 재구성(Journal of Arrhythmia와 Thrombosis and Haemostasis 11월 13일자 온라인판).

이와 함께 NOAC 치료 시작과 관련해 동반질환에 따른 나이 임계값(threshold) 기준을 명시했다.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동반질환별 나이 임계값은 △심부전: 35세 이상 △당뇨병: 50세 이상 △고혈압: 50세 이상 △혈관질환: 55세 이상 등으로 동반질환마다 기준이 다르다.

아시아 환자, 허가된 NOAC 용량 투약 중요

가이드라인에서는 아시아 심방세동 환자에게 허가(on-label)된 NOAC 용량 투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시아 임상현장에서 NOAC 처방 용량은 허가된 용량과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처방 패턴은 중증 신질환 환자에게 치료 혜택 없이 안전성 프로파일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메타분석 결과에 의하면, NOAC 용량 감량에 따른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위험은 와파린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비슷했고 출혈 위험은 낮았다. 하지만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유의하게 높았다.

NOAC 용량 감량이 적합한 심방세동 환자라면, NOAC 용량을 줄일 경우 와파린 대비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주요 출혈에 미치는 영향이 NOAC 전체 용량(full dose) 치료와 와파린을 비교한 결과와 일치했다.

또 NOAC 용량 감량의 적합 여부와 관계없이 NOAC 치료는 출혈성 뇌졸중, 두개내출혈, 치명적 출혈, 사망 등 위험 감소와 연관됐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아시아 심방세동 환자에게 NOAC이 와파린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하므로 NOAC을 항응고제로 선택하도록 주문하면서, 허가받았거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용량을 환자에게 투약하도록 권고했다.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외래환자, 와파린→NOAC 고려

코로나19 대유행이 계속되면서 아시아 심방세동 환자의 경구용 항응고제 치료전략도 가이드라인에 담았다.

먼저 와파린 등 비타민K 길항제(VKA) 복용하는 심방세동 환자는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지속적인 혈액응고수치(INR) 모니터링과 목표치료범위(TTR)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이에 NOAC 치료에 적합한 외래환자라면 VKA에서 NOAC으로 치료 변경을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INR 모니터링을 위한 의료기관 방문을 줄이고 의료종사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인공심장판막 이식 또는 중등도~중증 승모판막 협착증 등 NOAC이 금기인 환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팬데믹 동안 NOAC을 복용하는 고령 환자에 대한 원격 항응고제 관리/모니터링은 출혈 합병증 위험을 낮추고 퇴원 후 첫 외래 재방문을 늦추는 것과 관련 있다고 명시했다. 

이어 NOAC 또는 VKA로 치료받으며 코로나19에 확진된 심방세동 환자라면 치료를 중단하기보다는 항응고제 치료를 지속하도록 주문했다.

이들 환자가 입원, 특히 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하다면 NOAC 또는 VKA에서 저분자량 헤파린(LMWH)으로 치료를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LMWH는 렘데시비르 등 항바이러스제 또는 덱사메타손, 바리시티닙, 토실리주맙 등 면역조절제 등과 약물 상호반응이 적다는 이유다.

이에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필요한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퇴원까지 NOAC에서 LMWH로 치료를 변경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NOAC을 복용 중이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예정된 심방세동 환자는 접종 전·후 NOAC 복용을 보류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다만 예정된 NOAC 복용 스케쥴이 접종시간에 가깝다면 국소혈종(local hematoma) 진행이 없을 경우 접종 이후로 NOAC 복용을 연기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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