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VISAGE-TAVI AF, 성공적 시술 받은 심방세동 환자 대상 다기관 오픈라벨 연구
릭시아나군, 사망·심근경색 등 NACE 위험 VKA군 대비 비열등
주요 출혈 위험은 릭시아나군 더 높아…위장관 출혈이 주요 원인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비타민K 길항제 경구용 항응고제(NOAC)인 릭시아나(성분명 에독사반)가 성공적으로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TAVI)을 받은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요법으로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다국가 다기관 무작위 오픈라벨 연구로 진행된 ENVISAGE-TAVI AF 결과, TAVI를 받은 심방세동 환자군에서 릭시아나의 순 유해임상사건(NACE) 발생 위험은 비타민K 길항제(VKA)와 비교해 비열등했다. 

하지만 주요 출혈 발생 위험은 릭시아나 투약 시 더 컸고 특히 위장관 출혈 위험이 2배가량 높았다.

이번 연구는 성공적인 TAVI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VKA와 비교한 NOAC 관련 연구 중 처음으로 효능 측면에서 비열등성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지만, 출혈 위험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단, 릭시아나의 용량을 줄이거나 항혈소판제를 병용하지 않는 환자군의 주요 출혈 발생 위험은 VKA와 비슷한 경향이 관찰됐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 George Dangas 교수는  27~30일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1)에서 릭시아나의 ENVISAGE-TAVI AF 결과를 발표했다. ESC 2021 강연 화면 캡처.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 George Dangas 교수는  27~30일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1)에서 릭시아나의 ENVISAGE-TAVI AF 결과를 발표했다. ESC 2021 강연 화면 캡처.

앞서 발표된 자렐토(리바록사반)의 GALILEO는 TAVI 후 자렐토를 복용한 환자군의 사망, 혈전색전증, 출혈 등 위험이 항혈소판요법을 받은 이들보다 높아 조기 중단됐다. 또 엘리퀴스(아픽사반)의 ATLANTIS에서도 TAVI를 받은 환자군에서 기존 치료(VKA 또는 아스피린)와 비교해 엘리퀴스의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ENVISAGE-TAVI AF 결과는 27~30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1)에서 공개됐다. 동시에 NEJM 8월 2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릭시아나군, 주요 출혈 위험 비열등성 입증 실패

14개국 173곳 의료기관에서 5일 이내에 성공적인 TAVI를 받았고 경구용 항응고제 적응증에 해당하는 심방세동 환자 1426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평균 나이는 82.1세였고, 47.5%가 여성이었다. 

이들은 릭시아나 1일 60mg 복용군(릭시아나군)과 VKA 복용군(VKA군)에 각 713명씩 무작위 분류됐다. 환자들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최대 3개월 동안 받거나 단일항혈소판요법을 무기한으로 투약했다. 

미국 이외의 지역의 경우, 크레아티닌 청소율(CrCl)이 15~50mL/min이거나 체중이 60kg 이하, P-당단백질 억제제를 병용하고 있다면 릭시아나 용량을 30mg으로 감량할 수 있었다. 연구에서 릭시아나 30mg 치료에 적합한 환자는 46.4%를 차지했다. PPI를 복용한 환자는 릭시아나군 71.7%, VKA군 69.0%로 두 군이 비슷했다. 

1차 유효성 목표점은 NECA 발생으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전신 혈전색전증, 판막 혈전증, 주요 출혈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1차 안전성 목표점은 주요 출혈이었다. 

연구는 1차 유효성 또는 안전성 목표점에 대한 비열등성을 먼저 확인했다. VKA군 대비 릭시아나군의 비열등성 기준은 95% 신뢰구간(CI)의 최대 경계치가 1.38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로 정의했다. 릭시아나군의 유효성에 대한 우월성 평가는 주요 출혈과 관련해 VKA군 대비 비열등성 및 우월성을 확인했을 때 진행했다. 

548일(중앙값)의 추적관찰 동안 1차 유효성 목표점 발생률은 100인년(person-years)당 릭시아나군 17.3명, VKA군 16.5명이었다. 이를 토대로 평가한 결과, 릭시아나군은 VKA군과 비교해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했다(HR 1.05; 95% CI 0.85~1.31; P=0.01 for noninferiority).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뇌졸중 발생률은 100인년당 릭시아나군 10.0명, VKA군 11.7명으로 두 군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HR 0.85; 95% CI 0.66~1.11). 판막 혈전증은 두 군 모두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주요 출혈 발생률은 100인년당 릭시아나군 9.7명, VKA군 7.0명으로, 릭시아나군이 1.40배 높으며 비열등성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다(HR 1.40; 95% CI 1.03~1.91; P=0.93 for noninferiority).

이 같은 차이가 나타난 이유는 릭시아나군의 위장관 출혈 발생 위험이 VKA군보다 2.03배 유의하게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HR 2.03; 95% CI 1.28~3.22).

주요 출혈과 관련해 VKA군 대비 릭시아나군의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유효성에 대한 릭시아나군의 우월성 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릭시아나 저용량·항혈소판제 비복용군, 릭시아나 적합?

단, 릭시아나 30mg 복용 기준에 부합하고 항혈소판제를 투약하지 않은 환자군에 대한 2차 분석에서는 릭시아나군과 VKA군 간 NACE 또는 주요 출혈 발생 위험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치료에 따른 위험 대비 혜택을 평가했을 때 해당 환자군은 릭시아나 치료가 적절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 Jean-Philippe Collet 박사가 ENVISAGE-TAVI AF 결과에 대한 리뷰를 진행했다. ESC 2021 강연 화면 캡처.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 Jean-Philippe Collet 박사가 ENVISAGE-TAVI AF 결과에 대한 리뷰를 진행했다. ESC 2021 강연 화면 캡처.

연구를 진행한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 George Dangas 교수는 "성공적인 TAVI 후 경구용 항응고제 적응증에 해당하는 심방세동 환자군에서 릭시아나의 유해임상사건 관련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VKA와 비교해 비열등했다"면서도 "릭시아나는 전체 환자군의 주요 출혈 발생 위험 상승과 연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용량 조절 기준을 충족하고 항혈소판제를 병용하지 않는 환자군의 경우 릭시아나가 출혈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됐다. 이를 기반으로 이들 환자에게는 릭시아나가 합리적이고 적절할 수 있다"며 "향후 이 같은 주제에 대한 추가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TLANTIS 연구를 진행했던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 Jean-Philippe Collet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릭시아나는 VKA와 비교해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관련 NOAC 연구 중 유일한 긍정적 결과"라면서도 "그러나 주요 출혈이 더 많이 발생해 환자 자격 기준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TAVI 후 NOAC 결과가 모두 동일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임상에서는 NOAC을 투약하도록 변경하는 것이 까다롭다"면서 "NOAC의 안전성은 용량 및 항혈소판제 병용에 따라 달라진다.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할 시기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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