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2] INVICTUS, 자렐토군 뇌졸중·전신색전증·사망 위험 1.25배↑
인도 연구팀 "VKA, 심방세동 동반 류마티스성 심질환 표준치료로 남아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인 바이엘의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가 심방세동 동반 류마티스성 심질환 표준치료 자리를 두고 펼친 비타민 K 길항제(VKA)와의 맞대결에서 완패했다.

INVICTUS 연구 결과, 자렐토를 복용한 심방세동 동반 류마티스성 심질환 환자는 뇌졸중, 전신색전증, 사망 등 위험이 VKA를 투약한 이들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주요 출혈 위험은 치료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28일 공개됐고 동시에 NEJM 8월 2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인도의 전인도의학연구소 Ganesan Karthikeyan 박사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INVICTUS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인도의 전인도의학연구소 Ganesan Karthikeyan 박사는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2)에서 INVICTUS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뇌졸중 예방 효과 비교한 무작위 연구 없어

류마티스성 심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4000만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주로 저·저중소득 국가에서 환자가 많다. 특히 증상이 있는 판막질환 환자 5명 중 1명은 심방세동을 동반하고 있으며,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발생 위험은 연간 0.4~4.2%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심방세동 관련 연구에서 이들 환자는 제외됐다. 즉, 심방세동 동반 류마티스성 심질환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 효과적인 치료제를 조사한 무작위 연구는 없었다.

INVICTUS 연구를 진행한 인도의 전인도의학연구소 Ganesan Karthikeyan 박사는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방세동 동반 류마티스성 심질환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치료제로 VKA를 권고한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마티스성 심질환은 효과적인 VKA 치료를 위해 필요한 국제정상화비율(INR) 모니터링이 어려운 저·저중소득 국가에서 주로 발생한다"면서 "DOAC은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은 치료제다. 이번 연구에서 DOAC이 안전하고 효과적임을 입증한다면,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시킬 것으로 가정했다"고 밝혔다. 

제한된 평균 생존시간, 자렐토군 76일 더 짧아

▲인도의 전인도의학연구소 Ganesan Karthikeyan 박사.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인도의 전인도의학연구소 Ganesan Karthikeyan 박사.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INVICTUS 무작위 오픈라벨 비열등성 연구에는 심초음파에서 류마티스성 심질환이 확인됐고 심방세동을 동반하며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군이 모집됐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군은 판막면적이 2㎠ 이하인 승모판 협착증, 좌심방내 자발에코양상(left atrial spontaneous echo contrast) 또는 혈전 확인, CHA2DS2VASc 점수 2점 이상 등으로 정의했다.

아프리카, 아시아, 남아메리카 등 24개 국가 138곳에서 4565명 환자가 연구에 참여했다. 이들은 자렐토 20mg 1일 1회군(자렐토군) 또는 VKA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자렐토군의 크레아티닌 청소율(CrCl)이 15~49mL/min이면 15mg을 1일 1회 복용하도록 했다. VKA군의 79~85%는 와파린을 복용했고, INR 치료범위 2.0~3.0을 유지한 비율은 등록 당시 33.2%에서 3년째 65.1%, 4년째 64.1%로 늘었다. 

1차 유효성 목표점은 뇌졸중, 전신색전증, 심근경색, 혈관질환 또는 원인 불명의 사망을 종합해 평가했다. 연구팀은 자렐토군이 VKA군보다 비열등하지 않을 것으로 가정했다. 1차 안전성 목표점은 국제혈전지혈학회(ISTH)에서 정의한 주요 출혈로 설정했다.

연구에 모집된 환자 중 4531명이 최종 분석에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50.5세였고 72.3%가 여성이었다. 치료약물 영구 중단율은 자렐토군이 23%로, 6%인 VKA군과 비교해 크게 높았다.

추적관찰(중앙값) 3.1년 결과, 1차 유효성 목표점은 자렐토군 560명, VKA군 446명에서 발생했고 연간 발생률은 각 8.2%와 6.5%로 조사됐다. 이에 따른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자렐토군이 VKA군보다 1.25배 유의하게 높았다(HR 1.25; 95% CI 1.10~1.42).

특정 시점까지의 제한된 평균 생존시간(RMST)은 자렐토군 1599일, VKA군 1675일로, 자렐토군이 76일 더 짧았고 VKA군의 우월성이 확인됐다(P for superiority<0.001).

연간 사망률은 자렐토군 8.0%, VKA군 6.4%로 사망 위험은 자렐토군이 VKA군보다 1.23배 유의하게 높았다. RMST는 자렐토군 1608일이었고, VKA군은 72일 더 긴 1680일로 조사됐다.

연간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은 자렐토군 1.1%, VKA군 0.7%였으며 자렐토군의 위험이 1.53배 의미 있게 높았다.

주요 출혈 발생률은 자렐토군 0.7%, VKA군 0.8%로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18). 단, 치명적인 주요 출혈 발생률은 자렐토군이 0.1%(4명)로 VKA군 0.2%(15명)보다 의미 있게 낮았다(P=0.02). 

자렐토군 사망 위험 높은 이유 설명하기 어려워

이번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VKA군의 사망 위험이 더 낮은 결과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Karthikeyan 박사는 "자렐토군보다 VKA군의 사망 위험이 낮은 결과를 쉽게 설명할 수 없다"며 "VKA로 예방한 사망 건수는 110건으로, 뇌졸중 예방 건수 26건보다 더 많기 때문에, 뇌졸중 발생 감소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할 수 없다. 게다가 사망의 주원인은 심부전 또는 돌연사였다"고 설명했다. 

또 VKA군은 INR 모니터링을 위해 의료진을 더 자주 만났지만, 의료진과의 접촉만으로 VKA군의 1차 유효성 목표점 위험 감소를 완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아울러 생존 혜택은 다른 연구보다 늦게 나타났는데, 이는 INR이 치료상 3년째가 된 시기와 일치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INR과 생존 혜택이 연관됐는지는 이번 연구로 알 수 없다. 

Karthikeyan 박사는 "INVICTUS는 심방세동 동반 류마티스성 심질환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요법을 조사한 첫 번째 임상연구"라며 "이번 결과는 용량을 조정하는 VKA가 이들 환자의 표준치료로 남아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향후 VKA의 생존 혜택을 조사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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