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S 2021] STROKE-VT, 고주파 절제술 받은 환자 대상 다기관 무작위 연구
DOAC군, 아스피린군보다 뇌졸중·일과성 허혈발작·무증상 뇌혈관사건 발생률 낮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실에서 발생하는 빠른 부정맥인 심실빈맥 치료를 위해 전극도자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게 항혈전제로 아스피린보단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를 투약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STROKE-VT 결과, 좌심실 부정맥에 대한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시술 후 아스피린보다 DOAC 복용 시 뇌혈관사건 발생률이 더 낮았다.

심실성 부정맥 후 항혈전제 지침을 제시할 수 있는 무작위 연구가 없었던 가운데 이번 연구는 임상에서 뇌혈관사건 예방을 위한 치료제 선택에 주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8~31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미국부정맥학회 연례학술대회(HRS 2021)에서 공개됐다. 동시에 JACC: Clinical Electrophysiology 7월 2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아스피린군 뇌혈관사건 위험, DOAC군 대비 12.6배↑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STROKE-VT 연구에는 좌심실 부정맥으로 고주파 절제술을 받은 환자 246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심실빈맥 또는 심실조기수축 환자였다. 

전체 환자군은 시술 후 DOAC 치료군(DOAC군, 123명)과 아스피린 81mg 치료군(아스피린군, 123명)에 1:1 무작위 분류됐다. DOAC군은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 14명) 또는 자렐토(리바록사반, 40명), 엘리퀴스(아픽사반, 69명)를 복용했다.

평균 나이는 60세였고 남성이 82.5%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74.8%는 심실빈맥에 대한 절제술을, 그 외에는 심실조기수축에 대한 시술을 받았다. 

등록 당시 심실빈맥에 대한 절제술을 받은 비율과 아미오다론 치료율, 전체 고주파 절제술 시간 등을 제외하고 DOAC군과 아스피린군 간 특징 차이는 없었다. 평균 고주파 절제술 시간은 DOAC군 2095초, 아스피린군 1708초로 DOAC군이 길었다. 시술 전 3개월 동안 뇌혈관사건이 발생한 환자는 없었다.

1차 목표점은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 시술 후 24시간 및 30일 추적관찰째 MRI로 확인한 무증상 뇌혈관사건으로 정의했다. 

그 결과, 시술 후 30일째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 등 뇌혈관사건 발생 가능성은 아스피린군이 DOAC군보다 12.6배 크게 높았다(OR 12.6; P<0.001). 

구체적인 발생률은 뇌졸중의 경우 DOAC군이 0%로 한 건도 없었지만 아스피린군은 6.5%로 조사됐다(P<0.001). 일과성 허혈발작 발생률은 DOAC군 4.9%, 아스피린군 18%로, 아스피린군에서 높았다(P<0.001). 

이와 함께 24시간째 MRI로 확인한 무증상 뇌혈관사건 발생률은 DOAC군 12.2%, 아스피린군 22.8%로, 아스피린군이 DOAC군 대비 2.15배 유의하게 위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30일째 발생률 역시 각 6.5%와 17.9%로, 아스피린군의 발생 가능성이 3.48배 의미 있게 높았다.

2차 목표점인 시술 관련 합병증 또는 병원 내 사망률은 두 군이 비슷해 DOAC은 안전성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아울러 심실빈맥 또는 심실조기수축에 대한 절제술을 받은 환자군의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 발생률은 각 14%와 16%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단, 24시간째 MRI로 확인한 무증상 뇌혈관사건 발생률은 심실빈맥에 대한 절제술을 받은 환자군이 14.7%로, 심실조기수축 환자(25.8%) 대비 의미 있게 낮았다. 하지만 추적관찰 30일째 무증상 뇌혈관사건 발생률은 각 11.4%와 14.5%로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률 차이가 줄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캔자스시티 심장리듬연구소 Dhanunjaya Lakkireddy 박사는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시술 관련 위험을 낮추는 가장 좋은 치료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한 오래된 질문의 답을 제시하는 데 본 연구가 도움이 된다"며 "이번 결과에 따라 임상에서는 뇌졸중 고위험 환자의 뇌혈관사건 발생을 줄이기 위해 절제술 후 항응고제 치료를 진행하도록 장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Mina K. Chung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제한점이 있으나 아주 중요한 연구"라며 "심실빈맥 또는 심실조기수축에 대한 절제술 후 항응고제 관리 표준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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