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 세포치료제 기업으로 합병
신약개발 및 CDMO 확대 등 캐시카우 사업 병행 가능
기업 문화 및 비전 공유해 임상 프로젝트 협업 진행 예정

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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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GC녹십자 계열의 초대형 세포치료제 기업 'GC CELL(지씨쎌)'이 탄생한다.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은 지난 1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에 결의했다.

이들은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와 양사 주주총회 등을 거쳐 올해 11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에 이번 합병이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이 지닌 기존 사업들의 영업과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해 두 회사 매출액 합계 1100억원
합병 이후 새로운 상호 'GC CELL'

합병비율은 1대 0.4로 GC녹십자셀 주식 1주 당 GC녹십자랩셀의 신주 0.4주가 배정된다. 

통합을 계기로 상호는 GC Cell로 변경되는데, 합병 후 존속회사는 GC녹십자랩셀이고 GC녹십자셀은 소멸한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GC녹십자랩셀의 경우 794억원, GC녹십자셀은 401억원으로 총 11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9년에 비해 각각 241억원, 44억원 증가한 것이며 영업이익도 66억원과 27억원을 기록해 8.3%와 6.7%라는 준수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양사의 사업이 각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흡수합병을 실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GC녹십자랩셀은 글로벌 제약회사가 플랫폼 기술 일부를 사용하는데 수조원의 가치로 평가할 정도의 NK세포치료제 분야 글로벌 탑티어(Top-tier) 회사다. 

GC녹십자셀은 매출 1위 국산 항암제 '이뮨셀LC'를 통해 세계 최다 세포치료제 생산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즉, 한 쪽의 경영상태나 재정상황이 악화돼 결합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목적의 일반적인 인수·합병(M&A)이 아니라, 유사기업 또는 업계 선두기업끼리 결합해 기업가치를 올리는 이른바 '볼트온(Bolt-on) 전략'으로 볼 수 있는 것.

이번 합병 결정은 '세포치료제'라는 공통분모를 공유하면서 각기 다른 특화 역량을 가진 두 회사를 결합해 글로벌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두 회사의 주력인 세포치료제 분야는 매년 4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제약시장의 '블루칩'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통틀어도 상용화된 제품이 거의 없어 절대강자가 아직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거대 제약회사들이 앞다퉈 M&A를 통해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도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면 체급을 빠르게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의 지난해 매출액 및 영업이익 등.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의 합병이 성사되면 양측의 연구개발(R&D) 포트폴리오가 사실상 세포치료제 영역 완성형으로 탈바꿈된다.

CAR-NK, CAR-T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분야의 항암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 20개 이상, 특허 40여개, 연구인력 약 120명에 달하는 규모로 거듭나는 것이다. 

GC녹십자 그룹 관계자는 "성과지향적인 'R&D 스피드업'을 통합법인의 기치로 내걸었다"며 "올해 초 GC녹십자랩셀의 2조 규모 빅딜과 같이 미국 현지 관계법인인 아티바, 노바셀을 활용해 대형 제약사와의 협업 및 기술 수출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상호보완적인 계열사 간 합병의 틀을 벗어나 시너지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의 영업상 변화는 크지 않을 듯
경쟁력 강화로 시장 지배력 확대 기대

합병 결정 공시 내용을 살펴보면 7월 16일 기준 존속회사인 GC녹십자랩셀과 소멸회사인 녹십자셀의 최대주주는 GC녹십자다.

GC녹십자는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의 주식을 각각 38.66%, 23.08% 보유하고 있다.

합병이 완료될 시 존속회사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42.26%로 변동되며 최대주주의 변경은 없을 예정이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7% 감소하지만 GC녹십자랩셀의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지배력에 유의미한 변동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GC녹십자랩셀은 GC녹십자셀의 안정적인 수익창출 능력을 내재화한 역량으로 강화하고, 각사가 영위하는 사업 부문의 일괄 체계를 구축해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줄일 계획이다. 

인적·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일원화된 관리체제로 운영효율성 향상을 꾀할 것이며 이를 통해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해 궁극적으로 회사의 재무구조 및 수익성 개선을 달성할 방침이다.

합병으로 인한 사업의 영업상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이번 합병이 분산화된 연구개발, 신약생산, 마케팅 역량 등을 통합 운용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로 보고 있다. 

또한 통합시장 전략 수립으로 상호간의 시너지를 창출해 연구개발 역량 집중, 사업전문성 강화, 마케팅 역량확대 등을 목표로 한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들을 거쳐 영업 경쟁력 강화로 산업 내 시장 지배력 확대를 모색하고 합병회사는 피합병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경쟁력에 더해 사업부문의 양적·질적 확장을 도모,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GC녹십자셀이 소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및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해 합병대가(합병신주발행)를 배정할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합병 완료 이후 기대효과의 발현을 통해 외형 확장 및 질적 성장을 이끌어 내고 계속기업가치의 증대로 주주 환원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의 또 다른 효과 'CDMO 사업의 확장'

이와 함께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확장하는 측면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세포치료제 생산시설을 보유한 GC녹십자셀의 오랜 제조 역량과 GC녹십자랩셀의 공정기술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세포치료제 분야는 아웃소싱 의존도가 50% 이상이며, 바이오의약품 가운데 임상 개발이 가장 활발해 CDMO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6억 8000만달러로, 2025년에는 5배 이상 성장해 37억달러에 이를 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전망했다. 

세계적인 CMO 전문기업들이 세포치료제 CDMO 역량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그룹 관계자는 "가장 주목받는 영역에서의 신약개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와 더불어 CDMO 사업, 검체서비스 등의 캐시카우(수익원)를 확보하고 있어 다른 바이오텍과 차별화된 재정 안정성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사 모두 GC녹십자 계열사 관계이기 때문에 이미 기업 문화와 비전을 공유하고 있고, 그동안에도 임상 프로젝트 협업을 진행했던 만큼 융합 과정이 원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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