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철식 교수(내분비내과)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철식 교수(내분비내과). 사진·고민수 기자 msko@monews.co.kr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철식 교수(내분비내과). 사진·고민수 기자 msko@monews.co.kr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당뇨병전단계를 포함한 국내 당뇨병 환자가 1500만명에 육박하고, 당뇨환자의 72%는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어 심혈관질환 위험도 높아지는 추세다. 

당뇨병전단계부터 혈당을 비롯한 혈압, 콜레스테롤, 흡연 등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요인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치료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연세대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철식 교수(내분비내과)를 만나, 당뇨병전단계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관리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콜레스테롤 관리, 당뇨환자 심혈관질환 예방에 중요한 축”


대한당뇨병학회의 2020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8년 30세 이상 성인의 약 7명 중 1명(13.8%)은 당뇨병을 가지고 있으며, 65세 이상 성인에서는 약 10명 중 3명(27.6%)이 당뇨병 환자로 집계되고 있다.

김 교수는 "당뇨병전단계와 당뇨병 발생률은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지며 관리가 되지 않을 경우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질환까지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전단계를 비롯한 당뇨병은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등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질환이 진행되기 때문에 관리가 까다롭다는 특징이 있다.

김 교수는 "당뇨병 관리의 기준은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으로 관리돼야 합병증이 덜 발생하고, 건강한 생활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으로 관리되는 비율은 기진단자 기준으로 27.7%에 불과해 관리되지 않는 당뇨환자들은 장기적으로 당뇨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혈액 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하는 췌장기능은 나이가 들수록 그 기능이 떨어지며 매년 근육은 3~8% 감소돼 혈당을 흡수하는 한계치가 줄어들어 관리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당뇨병전단계 이전부터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며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지만 과다 분비될 경우 혈관을 두껍게 하는 평활근세포를 증가시키고,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혈압 상승과 LDL-C 및 중성지방을 증가시켜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높은 혈당은 혈관을 손상시켜 혈압 상승과 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2020 팩트시트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의 평균 LDL-C 수치는 남성은 116mg/dL, 여성의 경우 114mg/dL 정도인데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LDL-C 수치를 100mg/dL 이하로 조절해야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당뇨환자의 이상지질혈증 관리는 LDL-C가 심혈관질환 발생의 가장 위험한 요인이기 때문"이라며 "콜레스테롤 관리는 당뇨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에 가장 중요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LDL-C 강하에 효과적”

김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혈액 내 전체 LDL-C의 75% 정도는 간에서 생성되고, 나머지 25%는 음식 섭취로 인해 발생한다.
 
당뇨환자는 전혀 음식을 섭취하지 않더라도 권장 LDL-C 수치 이상의 LDL-C를 간에서 생성해 약물로써 콜레스테롤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약물이 스타틴이다. 스타틴은 간에서 생성되는 LDL-C를 30~50% 정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스타틴은 많은 용량을 사용할 경우 간독성 및 근육독성, 당뇨 악화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한국인은 서양인과 달리 낮은 용량으로도 콜레스테롤 조절이 원활하다"며 "콜레스테롤을 강하게 낮추기 위해 스타틴 용량을 두배로 올리더라도 그 효과는 6% 이상 상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콜레스테롤을 강하게 낮추기 위해서는 스타틴 용량을 과하게 높이는 것보다 다른 기전을 가진 에제티미브를 병용으로 투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에제티미브는 콜레스테롤을 17%까지 강하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당뇨병전단계를 포함한 당뇨환자의 이상지질혈증 관리에 있어 환자들의 복약순응도 향상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아무리 좋은 약을 처방해도 환자가 먹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당뇨 및 이상지질혈증 등은 복약순응도가 높아지면 치료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복합제가 개발되고 있으며, 약의 갯수가 줄어들어 환자들이 복약 부담이 경감된다"며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의 경우 LDL-C를 강력하게 낮추고, 부작용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당뇨병전단계 통합관리 환자,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50%↓

김 교수는 당뇨병전단계부터 통합적인 치료와 관리가 이뤄져야 장기적으로 당뇨 진행을 늦추고,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뉴잉글랜드 메디슨 저널에 실린 덴마크 당뇨병 센터의 Steno-2 연구 결과는 혈당만 집중 조절하는 것보다 복합적인 위험인자를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심혈관질환과 사망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Steno-2 연구는 제2형 당뇨병 및 미세단백뇨를 가진 160명을 대상으로 혈당 조절과 함께 다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철저히 조절하는 것이 심혈관 사건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Steno-2 연구는 혈당만 집중적으로 조절하는 군과 혈당 및 혈압, 콜레스테롤, 흡연 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모두 철저히 관리하는 군으로 나눠 추적관찰한 연구였다.
 
연구 결과, 추적 8년차까지는 두 군 간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 건수에 차이가 없었지만, 12~13년차가 지나면서 두 군간 큰 차이를 보였다. 모든 위험인자를 잘 관리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심혈관 사건에 의한 사망 위험을 50% 이상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당뇨병전단계부터 모든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통합적으로 치료해야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당뇨로 이환되는 사례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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