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김경수·김승재 교수팀, 국건영 자료에서 당뇨병 환자 4311명 분석
고지혈증 유병률 83.3%…인지율·치료율 20~30%에 불과

▲(좌부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김승재 교수.
▲(좌부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김승재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당뇨병 환자 10명 중 8명은 고지혈증을 동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의 고지혈증 인지율과 치료율은 20~30%에 불과해 고지혈증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임상시험센터장), 김승재(국제진료센터) 교수팀은 2014~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심뇌혈관질환이 없는 19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 4311명을 대상으로 고지혈증 유병률·인지율·치료율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국내 성인 당뇨병 환자의 83.3%가 고지혈증을 동반했다. 성별에 따라 여성 88.3%, 남성 78.1%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았다. 

특히 19~39세의 젊은층 유병률이 88.5%로 다른 연령층보다 높았다. 이는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일반 인구의 20~30대 고지혈증 유병률 15~20%보다 높은 수치로, 당뇨병 환자는 이른 나이부터 고지혈증 관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그러나 고지혈증 인지율과 치료율은 각 36.5%와 26.9%에 불과해 대다수 당뇨병 환자가 본인이 고지혈증을 동반한 것을 모르거나 치료받지 않았다. 또 고지혈증 조절률(LDL-콜레스테롤<100mg/dL)은 18.8%로, 대다수 당뇨병 환자에서 고지혈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어 연구팀은 고지혈증 조절률과 다중 변수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고지혈증 적정 조절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40세 이상의 나이 △높은 체질량지수(BMI) △도시 거주 △낮은 당화혈색소 수치 △고혈압 △부정적인 주관적 건강상태 △정기적 건강검진 등이 확인됐다. 

즉 고령, 동반질환(고혈압, 비만) 등으로 본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경각심이 큰 사람들이나 혈당 조절이 잘 되는 사람,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도시에 거주하는 당뇨병 환자들의 고지혈증 조절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는 건강인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4배 높으므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보다 철저한 고지혈증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유럽 등 고지혈증 관리지침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고지혈증을 엄격하게 관리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도 심뇌혈관질환이 없는 당뇨병 환자를 고위험군으로 지정해 LDL-콜레스테롤을 100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김경수 교수는 "당뇨병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관상동맥 및 뇌혈관 등에 동맥경화나 죽상경화증을 일으켜 협심증,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런 대혈관 합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주된 사망 원인이며 죽상경화증의 대표적 위험인자가 고지혈증"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뇨병 환자는 철저한 혈당 관리와 더불어 정기적으로 고지혈증 검사를 받고 꾸준히 치료받아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재 교수는 "이미 고지혈증 치료를 받고 있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도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인 100mg/dL 미만으로 조절되는지 지속적인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조절이 불량할 경우 약물 증량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Lipids in Health and Disease 3월 2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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