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7일, 공단-공급자단체 2차 수가협상 진행
약사회까지 "최초로 건정심 갈 수도" 비관 전망 이어져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 2차 협상을 마치고 나온 공급자단체들의 한숨이 짙어졌다.

추가재정소요액(밴드)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데다가 코로나19(COVID-19) 상황 또한 밴드에 반영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공급자단체들은 '전 유형 결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전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5개 의약단체들은 지난 25~27일 3일간 2차 수가협상을 진행했다.

2차 협상에서 건보공단은 앞서 재정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된 밴드의 윤곽을 공급자단체에게 확인시키고 인상률 범위를 제시한다.

 

협상장 나온 공급자단체들, 한목소리로 실망감 표출

의협, 병협 약 한시간 가량 협상하며 수가 인상 호소

그러나 2차 협상에 나섰던 의약단체들은 모두 침통한 표정으로 나와 건보공단과 기대치가 크다고 토로했다.

특히 매년 수가협상 타결을 해왔던 대한약사회는 5개 공급자단체 중 가장 짧은 25분여 만에 협상장을 나왔다.

왼쪽부터 약사회 오인석 보험이사, 대개협 김동석 회장, 병협 송재찬 상근부회장, 한의협 이진호 부회장

기자들과 만난 약사회 오인석 보험이사는 "코로나로 인한 약국의 상황을 밴드에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협상 최초로 건정심에 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공단 측과 큰 격차를 확인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3년 연속 협상 결렬을 받아들었던 만큼 앞선 1차 협상에서 '결렬없는 협상' 의지를 내비쳤던 대한의사협회도 침울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1시간 가량 협상을 마치고 나온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전 유형 결렬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회장은 "밴드 규모가 정확하진 않지만 상당히 처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의원급 지표가 다 마이너스인데도 반영되지 않았다"라며 "앞으로 얼마나 밴드가 올라갈지는 모르겠지만 결과를 낙관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전 유형이 결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합리한 협상 구조에서 수치를 제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며 "지금 상황이면 협상을 할 이유가 없다. 공단의 제시액에 대해선 아주 큰 실망이고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협상에 기대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의협과 마찬가지로 한시간여 협상에 임한 대한병원협회도 밴드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병협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코로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2020년도에 보험료 수익, 지출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밴드를 줘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라며 "그러나 2021년도 협상처럼 코로나 상황을 반영한 밴드가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 진료비가 다른 유형에 비해 늘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코로나 진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그 이상이었다"라며 "이런 상태면 과연 병원이 수지를 맞추며 코로나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호소했다.

대한한의사협회 또한 밴드와 관련해 타 공급자단체와 비슷한 반응을 내놓으며, 한의계만의 어려움을 재차 호소했다.

한의협 이진호 부회장은 "한의계는 코로나19 손실보상에서 제외됐다. 그 와중에 여러 통계에서는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라며 "코로나로 인한 손실이 반영되기 어려운 분위기다. 힘든 협상을 마지막까지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수가협상 종료일은 오는 31일이다.

지난해 종료된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의 추가소요재정은 9416억원이었다. 평균인상률은 1.99%였고 한방 2.9%, 약국 3.3% 등 4개 유형은 타결됐지만 병원(1.6%)과 의원(2.4%), 치과(1.5%) 3개 유형은 결렬됐다.

오는 31일에는 오후 4시 병협을 시작으로 한의협(4시 30분), 약사회(5시), 치협(5시 30분), 의협(6시)이 차례로 3차 협상을 가진다. 이후 오후 7시에는 재정소위 3차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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