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PACEN, 공동 심포지엄 7일 개최
PACEN, 순환기 분야 전향과제 6개·후향과제 4개 선정해 지원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순환기 학계가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시하기 위해 '환자중심 임상연구'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한광협)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 사업단장 허대석)이 순환기 분야에서 전향과제 6개와 후향과제 4개 등 총 10개 연구를 선정하면서 향후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가장 적합하고 보건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의료가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PACEN은 전향과제에 5년, 후향과제에 2년 동안 지원할 방침이다.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 선정 순환기 분야 지원 과제. PACEN 허대석 사업단장 발표 자료 재구성.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 선정 순환기 분야 지원 과제. PACEN 허대석 사업단장 발표 자료 재구성.

대한심장학회(이사장 김효수)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PACEN은 '심혈관질환 분야의 환자중심 임상연구 프로젝트의 성과와 미래'를 주제로 공동 심포지엄을 7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개최했다. 이 중 전향과제 3개의 연구 계획이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1>연구 패러다임 전환기…'환자중심 임상연구'란?

<2>순환기 분야에 녹아든 '환자중심 임상연구'…주목할 주제는?

HOST EXAM-EX, 장기 유지요법으로 아스피린 vs 클로피도그렐

PACEN이 선정한 전향과제 중 하나는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 시술 12개월 이후 항혈전제로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비교평가연구'이다.

▲서울대병원 구본권 교수가 7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 공동 심포지엄에서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 시술 12개월 이후 항혈전제로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비교평가연구' 계획을 소개했다. 
▲서울대병원 구본권 교수가 7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 공동 심포지엄에서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 시술 12개월 이후 항혈전제로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비교평가연구' 계획을 소개했다. 

유럽심장학회·심장흉부외과학회(ESC/EACTS) 등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심근 재관류술 후 장기 유지요법으로 단일 항혈소판요법을 제시하면서, 일반적으로 아스피린 처방을 권고하고 클로피도그렐은 대체 치료로 주문한다.

그러나 CARPRIE, 국내 후향적 레지스트리 연구 등 여러 연구를 통해 효능 측면에서 아스피린의 열등성이 제시되고 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아스피린의 출혈 위험이 지속적으로 대두되는 상황이다.

아스피린 사용에 대한 치료 패러다임이 흔들리면서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후 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의 효과를 장기간 추적관찰하는 'HOST EXAM-EX 연구'가 PACEN이 지원하는 전향과제로 선정됐다. 

본 연구의 선행연구는 지난해 발표된 'HOST EXAM 연구'이다. 약물용출스텐트(DES)로 PCI를 받은 후 임상적 사건 없이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6~18개월 동안 진행한 국내 환자 대상 연구이다.

장기 유지요법으로서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이 아스피린보다 유효성·안전성 측면에서 우월한 성적표를 받았다.

구본권 교수는 "HOST EXAM 연구는 2년 추적관찰을 하고 마무리됐다. 하지만 평균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환자 입장에서 2년 추적관찰 기간은 너무 짧다"며 "기존 ISCHEMIA 연구 결과를 보면 2년 추적관찰 후 치료군과 대조군의 결과가 엇갈리면서 장기간 추적관찰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장기간 추적관찰 연구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HOST EXAM-EX 연구는 HOST EXAM 임상자료를 기반으로 시행되며 장기간 추적관찰에 따른 효용성과 사망원인 평가, 경제성 평가 등이 이뤄진다.

구본권 교수는 "약제 효과, 안전성이라는 근거중심 의학에 기반한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가치에 근거하는 치료접근을 위해서는 개별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과 효과 및 안전성에 이어 비용효과성을 연구해야 한다"면서 "권고안을 개발하고 의료정책을 수립하는 데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ASSURE DES, 비심장성 수술 전후 아스피린 중단해야 하나?

이어 소개된 두 번째 전향과제는 '관상동맥 스텐트를 삽입한 환자에서 비심장성 수술 전후의 항혈소판제 투약 유지 및 중단에 대한 비교평가연구'이다.

▲서울아산병원 안정민 교수는  '관상동맥 스텐트를 삽입한 환자에서 비심장성 수술 전후의 항혈소판제 투약 유지 및 중단에 대한 비교평가연구'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안정민 교수는  '관상동맥 스텐트를 삽입한 환자에서 비심장성 수술 전후의 항혈소판제 투약 유지 및 중단에 대한 비교평가연구'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안정민 교수(심장내과)는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는 항혈소판제를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혈전이 생겨 혈관이 막힌다"며 "그러나 비심장성 수술 전 환자에게 아스피린 중단을 늦게 알리면 출혈이 심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의학적 또는 사회적으로 아스피린 사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는 스텐트 이식 후 DAPT를 진행하고 있다면 한 가지 항혈소판제를 중단할 수 있으나 아스피린을 유지하면서 수술하길 권고한다. 이는 근거 없이 전문가 의견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비심장성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진 입장에서는 수술이 예정된 환자의 출혈 위험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환자는 아스피린 지속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의료기관을 여러 번 방문하면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진행되는 ASSURE DES 연구는 관상동맥 약물방출 스텐트 삽입 후 12개월 이상 경과한 환자가 비심장성 수술을 받을 경우 항혈소판제 치료에 따른 수술 전후 임상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한다.

연구는 수술 전후 아스피린 투약 유지가 중단에 비해 △수술 후 30일까지 발생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복합사건 등 주요 심장사건 예방에 우월할 것으로 가정했다. 

목표 모집 환자 수는 총 900명이다. 1차 목표점은 수술 전 5일에서 수술 후 30일 사이에 발생한 사망, 스텐트 혈전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복합 평가요인으로 설정했다. 출혈사건은 주요 2차 목표점으로 추가 분석할 예정이다. 올해 환자 등록을 마치고 내년에 연구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심장성 수술 전 심장내과 의사과 외과 의사가 논의할 때 아스피린 사용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의사결정 과정을 간단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아스피린 중단에 대한 안전성 평가가 이뤄진다면, 이를 근거로 치과치료 또는 위·대장내시경 진행 시 아스피린 중단 여부에 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MART-DECISION, 호전된 MI 환자 베타차단제 장기 사용 평가

'호전된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서 베타차단제 중단의 비열등성 평가를 위한 다기관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시험'도 PACEN 지원으로 시행된다.

▲삼성서울병원 한주용 교수는 '호전된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서 베타차단제 중단의 비열등성 평가를 위한 다기관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시험'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 한주용 교수는 '호전된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서 베타차단제 중단의 비열등성 평가를 위한 다기관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시험'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 한주용 교수(순환기내과)는 "급성 심근경색 발생 후 임상 성적을 개선하려면 재관류술 후 적절한 약물치료를 동반해야 한다. 오랫동안 사용한 약물이 베타차단제"라며 "심근경색 초기에는 베타차단제가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언제까지 투약해야 할지는 가이드라인에서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구를 보면, 프랑스에서 진행된 장기간 베타차단제 치료에 대한 전향적 연구는 무작위로 이뤄지지 않았고 심근경색 발생 1년 시점에 베타차단제 치료 여부에 따라 5년 사망률 차이가 없었다. 

심근경색 직후 베타차단제 치료 여부에 따른 예후 차이를 평가한 일본 무작위 연구는 환자 등록이 저조해 조기 중단됐고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환자 수가 적었다.

즉 장기적인 베타차단제 치료에 대한 전향적 비교 평가 연구가 부족해 심근경색 후 베타차단제 투여기간에 대한 진료지침은 부재하다.

이에 따라 진행되는 SMART-DECISION 연구는 호전된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서 베타차단제 장기 사용에 대한 근거를 만들기 위해 이뤄진다.

연구는 급성 심근경색 후 심부전이나 좌심실 기능부전이 없고 최소 1년간 베타차단제를 복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이후 베타차단제를 중단하는 것이 유지하는 경우보다 2년 시점 △사망 △심근경색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 주요 사건 발생이 비열등할 것으로 가정했다. 

목표 모집 환자 수는 총 2540명이며 모집 기간은 3년이다. 환자들은 최소 2년의 추적관찰 기간을 가지며, 마지막 환자 모집으로부터 2년 후까지 추적관찰한다. 

한주용 교수는 "베타차단제는 심부전 악화, 당뇨병 발생, 말초동맥질환 악화 등 여러 가지 대사에 불리한 작용을 미치면서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면서 "베타차단제는 한 해 매출액이 약 1000억원으로 불필요한 약제 치료를 중단하면 수백억에 가까운 약제비를 절약할 수 있다. 만약 대규모 연구에서 장기간 베타차단제의 유용성·안전성 등이 확인된다면 치료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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