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됐던 2020년(당기) 전국 국립대병원 10곳이 모두 의료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전기)에 의료이익을 기록한 병원조차 지난해에는 모두 적자로 전환됐고, 총 적자 규모 또한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러한 내용은 최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공개된 국립대병원 포괄손익계산서 일부를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

국립대병원 10곳의 지난해 의료수익은 총 6조원에 육박한 5조 9559억 96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전기)의 총 의료수익인 5조 9341억원보다 약 200억 늘어난 수치다.

여기서 '의료수익'은 입원수익과 외래수익, 기타의료수익 등으로 구성된 의료기관의 매출을 의미한다. 의료수익에는 임대료수익과 기부금수익, 연구수익과 같은 의료외수익은 제외된다.

또한 '의료비용'은 인건비와 재료비, 관리운영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의료수익에서 의료비용을 뺀 나머지가 의료기관이 순수 의료행위로 벌어들인 '의료이익'이다.

통계를 살펴보면 국립대병원 10곳의 지난해 총 의료비용은 6조 3130억원에 달하며 의료수익을 넘어섰다.

즉 의료수익과 의료비용이 동시에 늘었지만 의료비용의 증가폭이 더 컸던 탓에 3570억 1000만원이라는 의료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전기인 2019년에도 의료이익은 90억 2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지만 지난해에는 적자규모가 무려 3479억원 더 늘었다.

2020년도 회계연도 기준 통계를 병원별로 살펴보면 국립대병원 10곳은 모두 의료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충북대병원 등 4개 국립대병원은 전기인 2019년에는 의료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모두 감소폭으로 전환됐다.

10곳의 국립대병원 중 의료손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726억 8300만원을 기록한 서울대병원이었다. 이어 충남대병원이 719억 1400만원으로 의료손실 규모가 컸다.

특히 서울대병원의 경우 2019년에는 172억 7900만원의 이익을 냈지만, 2020년 기준으로는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한 의료기관이 됐다.

서울대병원의 의료이익 감소폭 또한 -520.6%(△172억 7900만원→△-726억 8300만원)로 전국 10곳 국립대병원 중 두 번째로 컸다.

의료이익의 감소폭이 가장 컸던 국립대병원은 충남대병원이다. 지난해 의료손실 규모가 두 번째로 컸던 만큼 충남대병원의 의료이익 감소폭은 무려 -735.2%(△-86억 1000만원→△-719억 1400만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모든 국립대병원이 의료이익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전남대병원과 충북대병원, 강원대병원은 상대적으로 적자 규모가 적은 편에 속했다.

전남대병원의 지난해 의료손실은 -152억 9000만원이었고, 이어 강원대병원 -194억 6800만원, 충북대병원 -195억 1800만원의 순이었다.

이들은 10곳 국립대병원 중 상대적으로 적자 규모가 적었지만 2019년과 비교한 증감률은 높은 편이었다.

전남대병원과 강원대병원, 충북대병원의 의료이익 증감률은 각각 -218.9%, -182.8%, -316.7%를 기록했다.

의료이익 증감률이 가장 적었던 국립대병원은 -26.7%(△-247억 300만원→△-312억 9600만원)을 기록한 경상국립대병원이었다.

서울대병원 본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을 합산한 2020년 의료수익은 1조 9397억원, 의료비용은 2조 124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국 10곳 국립대병원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다만 두 병원을 따로 비교하면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해 국립대병원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우선 분당서울대병원은 2019년과 비교해 지난해 의료수익과 의료비용이 함께 늘어난 반면, 서울대병원 본원은 의료수익이 감소하고 의료비용은 늘었다.

그 결과 서울대병원 본원은 864억 7900만원의 적자를, 분당서울대병원은 137억 9600만원의 의료이익을 기록했다. 서울대병원 본원의 적자 규모가 분당서울대병원의 의료이익보다 훨씬 컸던 탓에 합산 금액은 적자로 나타났다.

전기인 2019년에도 서울대병원 본원이 적자를, 분당서울대병원이 흑자를 기록했던 경향은 동일했다.

다만 분당서울대병원의 의료이익(316억 9100만원)이 서울대병원 본원(-144억 1200만원)의 적자폭을 넘어서며 손실을 상쇄했다.

2020년에도 분당서울대병원은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지만 의료이익 규모가 약 179억 줄었고, 결국 감소폭이 훨씬 컸던 서울대병원 본원의 손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한편 국립대병원 포괄손익계산서의 회계연도는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를 기준으로 했고, 서울대병원은 서울대병원 본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을 합산했다.

증감률은 소수점 두 번째 자리에서 반올림으로 계산했고, 증감액은 100만원 미만은 제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