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사 20곳 남녀 평균급여와 근속연수 차이 커
유한양행, 모두 1위…급여수준과 근속연수 상관관계 거의 없어
남녀 급여 격차 제일 큰 일양약품, 근속연수는 부광약품 차지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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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국내 제약사 남성과 여성 직원 사이에 '2000만원'과 '2.3년'이라는 벽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만원은 남녀 직원의 평균급여 차이, 2.3년은 근속연수 차이다.

유한양행의 남녀 직원 평균급여가 모든 제약사 중 1위였고 근속연수의 경우 남성은 부광약품이, 여성은 삼진제약이 가장 높았다.

제약사의 평균급여 수준과 근속연수는 반드시 양의 상관관계에 놓여 있지는 않았다.

이번 분석은 금융감독원에 최근 공시된 제약사 20곳의 사업보고서 주석 내용을 토대로 했다. 
 

남녀 급여차이, 유한양행·일양약품 '3300만원'

GC녹십자가 800만원으로 차이 가장 적어

20개 제약사의 남녀 직원 평균급여 차이를 분석한 결과, 유한양행과 일양약품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의 지난해 남녀 간 급여 차이는 3300만원으로, 가장 차이가 적은 GC녹십자의 800만원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벌어진다.

재밌는 점은 유한양행의 경우 남성과 여성 직원 모두 업계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고 있으면서, 남녀의 보수 차이도 3300만원으로 가장 높다는 것이다(남 9800만원, 여 6500만원).

반면 일양약품의 남자 직원은 7400만원(5위), 여자 직원은 4100만원(17위)을 받고 있었다.

신풍제약도 급여 차이가 3000만원 이상 벌어진 곳인데 남자는 7000만원(10위), 여자는 3900만원(19위)이다.

2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제약사는 6곳으로 △삼진제약 2900만원(남 8600만원 2위, 여 5700만원 5위) △대원제약 2600만원(남 6600만원 17위, 여 4000만원 18위) △부광약품 2500만원(남 6800만원 14위, 여 4300만원 16위) △동아에스티 2400만원(남 7300만원 7위, 여 4900만원 11위) △광동제약 2400만원(남 6800만원 14위, 여 4400만원 15위) △보령제약 2200만원(남 7000만원 10위, 여 4800만원 12위) 순이다.

GC녹십자는 제약사 20곳 중 유일하게 남녀 평균급여 차이가 1000만원 이하(800만원)인데, 남자 직원은 7000만원으로 업계 10위, 여자는 6200만원으로 3위에 자리잡았다.

이 외에 한독 1900만원, 대웅제약 1800만원, 한미약품·종근당·JW중외제약 1500만원, 동화약품 1400만원, 영진약품 1300만원, 대화제약 1200만원 등이다.
 

남녀 직원 근속연수, 부광약품 '9.7년' 최고
일동제약, 여성 근속연수가 남성보다 높아

남녀 직원의 근속연수 차이는 부광약품이 9.7년으로 압도적 1위다(남 14.9년, 여 5.2년)

2위인 한독이 4.4년(남 12.2년, 여 7.8년)인 것만 봐도 부광약품의 남녀 근속연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남녀 평균급여 1위를 찍은 유한양행의 남녀 근속연수 차이(남 13.2년, 여 9.4년)는 동아에스티(남 12.7년, 여 8.9년) 및 일양약품(남 10.3년, 여 6.5년)과 같은 3.8년이다.

국내 주요 제약사 20곳의 2020년 남녀 직원 평균급여와 근속연수 현황.
국내 주요 제약사 20곳의 2020년 남녀 직원 평균급여와 근속연수 현황.

그 뒤를 △JW중외제약 3년(남 9.6년, 여 6.6년) △동화약품 2.7년(남 13.8년, 여 11.1년) △GC녹십자 2.4년(남 9.6년, 여 7.2년) △신풍제약 2.3년(남 12년, 여 9.7년) △대화제약 2년(남 8.1년, 여 6.1년) △보령제약 2년(남 7.8년, 여 5.8년) 등이 잇고 있다.

근속연수 차이가 1년이 채 안 되는 곳은 제일약품 0.2년(남 7.2년, 여 7년), 한미약품 0.3년(남 7.3년, 여 7년), 대원제약 0.5년(남 6.3년, 여 5.8년), 광동제약 0.9년(9.2년, 8.3년) 등이다.

특히, 일동제약은 조사 대상 20개 제약사 중 여직원(13년)이 남직원(11년)보다 근속연수가 높은 유일한 곳이다. 

참고로 남녀 직원 모두 근속연수가 10년이 넘는 제약사는 단 3곳으로 동화약품(남 13.8년, 여 11.1년)과 삼진제약(남 12.3년, 여 11.2년), 일동제약(남 11년, 여 13년)이 그 주인공이다. 
 

업계 전체 평균급여 6500만원 수준
근속연수는 9.4년…9곳만 평균 상회 

조사대상 주요 제약사 20곳 전체의 지난해 평균 급여수준과 평균 근속연수는 각각 6530만원, 9.4년이다.

우선, 급여의 경우 유한양행이 직원 1인당 평균 9000만원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삼진제약(7700만원)과 일동제약(7300만원)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 20곳의 직원 1인 평균급여와 근속연수 현황.

이 외에 종근당(6900만원)과 GC녹십자(6800만원), 일양약품(6700만원), 한독(6700만원), 한미약품(6700만원), 대웅제약(6600만원), 동아에스티(6600만원), 동화약품(6600만원) 등이 업계 전체 평균인 6530만원을 넘긴 곳이다.

반면 대화제약(4800만원), 제일약품(5700만원), 부광약품(5800만원), 대원제약(5800만원), JW중외제약(5900만원) 등은 비교적 급여가 낮았다.

근속연수는 동화약품이 13년으로 가장 높았고, 유한양행(12.3년), 삼진제약(12년), 일동제약(12년), 동아에스티(11.6년)가 탑5 그룹을 형성했다.

하지만 평균 근속연수인 9.4년에 도달하지 못한 제약사는 대원제약(6.2년), 한미약품(7.1년), 제일약품(7.1년), 대웅제약(7.1년), 보령제약(7.3년), 대화제약(7.5년), 종근당(7.9년), JW중외제약(8.1년), 일양약품(8.4년), 광동제약(9년), GC녹십자(9.1년) 등으로 20개 중 11곳에 달한다.

이어 성별로 세분화해 살펴보면 평균급여의 경우 남자는 7120만원, 여자는 5110만원이며 근속연수는 남녀 각각 10.2년, 7.9년이다.

이는 국내사 20곳의 남성과 여성 직원 사이에 2010만원의 급여, 2.3년의 근속연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평균급여와 근속연수를 제약사별·성별로 나눠 상위 3개 업체씩 나열하면 남자 평균급여 △유한양행(9800만원) △삼진제약(8600만원) △일동제약(7700만원), 여자 평균급여 △유한양행(6500만원) △일동제약(6300만원) △GC녹십자(6200만원), 남자 근속연수 △부광약품(14.9년) △동화약품(13.8년) △유한양행(13.2년), 여자 근속연수 △일동제약(13년) △삼진제약(11.2년) △동화약품(11.1년) 순이다.

하위 3개 업체는 남자 평균급여의 경우 △대화제약(5100만원) △제일약품(6000만원) △JW중외제약(6300만원), 여자 평균급여는 △신풍제약(3900만원) △대화제약(3900만원) △대원제약(4000만원), 남자 근속연수 △대원제약(6.3년) △제일약품(7.2년) △한미약품(7.3년), 여자 근속연수는 △부광약품(5.2년) △보령제약(5.8년) △대원제약(5.8년) 순으로 집계됐다.
 

급여수준·근속연수 상관관계 크지 않아
압도적으로 높은 보수는 영향 있을 수도

그렇다면 제약사의 평균급여 수준이 높으면 근속연수도 덩달아 높아질까?

유한양행(9000만원), 삼진제약(7700만원), 일동제약(7300만원)처럼 업계 평균보다 훨씬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곳은 어느정도 근속연수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의 근속연수는 유한양행 12.3년(2위), 삼진제약 12년(3위), 일동제약 12년(3위)으로 상위권에 속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약사들에서 급여 수준과 근속연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예를 들어 평균급여가 6600만원으로 9위인 동화약품이 유한양행을 제치고 근속연수 1위(13년)에 올랐으며, 동아에스티 또한 급여 순위(9위)보다 근속연수 순위(5위)가 더 높다.

급여 20위, 17위인 대화제약(4800만원)과 부광약품(5800만원)의 근속연수가 각각 7.5년, 11.2년으로 15위와 7위에 올라있는 것만 봐도 특별한 연관성이 없다.

반대로 급여 5위인 GC녹십자(6800만원)의 근속연수는 9.1년으로 10위에 불과하며, 급여 6위인 한미약품(6700만원)도 7.1년(17위), 4위인 종근당(6900만원)은 7.9년(14위) 등 급여가 높지만 근속연수가 하위권에 속한 사례도 같은 맥락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회사가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연봉이 높으면 근속연수도 길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대다수의 근로자는 급여뿐만 아니라 복지혜택, 근무환경, 비전, 일과 삶의 균형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직장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결혼과 육아 등 더 복잡한 요소에 의해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며 "높은 급여가 직원의 충성도를 무한대로 높이는 도구는 아니지만 터무니 없이 낮을 경우에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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