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비중, 제약사 29%·바이오사 43%…14%p가량 차이 보여
여임원 비중은 13%로 대동소이…제약·바이오사 모두 유리천장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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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은 전통 제약사보다 바이오업체 쪽에 눈길을 더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사와 바이오사 간 전체 직원 대비 여직원 비중이 14%p가량 차이가 난 것인데, 이는 바이오사에 비해 전통 제약사가 더 보수적인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사내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경력 쌓기가 다소 수월한 바이오사에서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연구직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많아 차이가 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여성 임원 비율은 전통 제약사와 바이오사 모두 10명중 1명꼴로, 유리천장이 여전했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주요 제약사 10곳과 바이오사 10곳의 2020년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했으며, 기간제 근로자와 미등기 임원을 포함했다.

단, 12월말 시가총액과 전체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무작위로 선정·집계해 업계 전체 기업의 평균 수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제약사 여직원 비중 29%에 불과…바이오사는 43%

집계 결과 전통 제약사 10곳의 전체 직원 1만 5260명 중 여직원은 4424명으로, 29%에 불과했다. 

여직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한독이다.

한독은 전체 직원 973명 중 422명이 여성으로 10곳 중 유일하게 40%대를 넘겼다(43.3%).

그 뒤를 동국제약 36.1%(1041명중 367명), 일동제약 33.8%(1403명중 464명)가 잇고 있다.

다른 제약사 7곳의 여직원 비율은 대체로 20%대에 머물렀다.

그나마 종근당과 한미약품, 대웅제약이 각각 29.8%(2270명중 677명), 28.9%(2336명중 676명), 28.7%(1415명중 406명)로 나타나 아깝게 30%에 조금 못 미쳤다.

10곳 제약사 중 여직원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JW중외제약이다.

JW중외제약은 1152명의 전체 직원 가운데 22.7%인 261명의 여성이 근무하고 있다.

바이오사는 제약사와 상황이 달랐다. 

바이오사 10곳의 여직원 비율 평균은 43%(7427명중 3197명)로, 제약사 10곳 평균(29%)보다 약 14%p 높다.

이는 회사마다 개별적으로 들여다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2020년 주요 제약바이오사 20곳의 여성 직원 및 여성 임원 비중(단위: 명, %)
주요 제약사 10곳과 바이오사 10곳의 2020년사업연도 여성 직원 및 여성 임원 비중(단위: 명, %)

바이오사 10곳 중 여직원 비중이 가장 높은 업체는 에이비엘바이오로, 비록 전체 직원 수가 100명도 채 되지 않지만 무려 60.7%가 여성이다(89명 중 54명).

이어 제넥신 58.9%(156명중 92명), 차바이오텍 56.6%(226명중 128명), 메디포스트 56.3%(245명중 138명), 마크로젠 53.3%(503명중 268명) 순이다.

나머지 휴젤, 씨젠,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파미셀의 여직원 비중도 각각 45.7%(438명중 200명), 42.1%(616명중 259명), 41.2%(2158명중 891명), 39.3%(2886명중 1135명), 29.1%(110명 중 32명)로 집계됐다. 

즉, 바이오사 10곳 모두 전통 제약사 여직원 비율 평균 29%를 상회한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제약사가 바이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게 여직원 근무 비중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바이오업체로 향하는 여성들도 많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성 임원 비중은 '너나 할 것 없이 유리천장'

반면, 전통 제약사의 치열한 경쟁과 근무 압박이 부담스럽거나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원하는 근무자들이 바이오업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도 일부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통 제약사가 바이오사보다 보수적이라는 의미는 반대로 말하면 문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며 "일반적인 바이오업체들은 예전부터 연구직 인력을 많이 채용하려고 노력했는데, 여성 연구 인력들이 바이오사에서 도전을 시작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약사는 대부분 보수적이고 바이오사는 모두 보수적이지 않다고 보긴 힘들다. 경쟁과 워라밸 등 다양한 이유도 포함됐을 것"이라며 "제약업계와 바이오업계의 차이를 떠나 여성이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기 힘든 구조부터 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여직원 비중은 제약사와 바이오사 간에 차이가 있었던 것과 달리 여성 임원 비중은 두 업계 모두 유리천장 문제가 여전했다.

제약사 10곳의 평균 여성 임원 비율은 13.6%, 바이오사는 13.2%로 별 차이 없이 대동소이 했던 것.

심지어 JW중외제약, 대웅제약, 씨젠 등은 여성 임원이 단 한명도 없었으며 한독, 한미약품, 메디포스트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20% 이하였다.

이 관계자는 "단순히 한두 해의 여직원 비중 현황만으로 제약업계와 바이오업계의 기업문화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최근 몇 년간의 남녀 성향 변화, 각 업체들의 남녀 직원 근속연수, 초봉을 비롯한 전체적인 연봉 수준, 복지 시스템, 업계 성장가능성 등을 두루 분석해야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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