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피젠트, 소아 아토피 적응증 확장
올루미언트, 린버크 임상연구서 효과 확인...릴리, 올루미언트 허가 추진
아브로시티닙, 듀피젠트와 직접비교로 JAK 억제제 연구 한계 극복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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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사노피 인터루킨(IL)-4/13 억제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의 아성이 무너질 조짐이다.

일부 JAK 억제제들이 아토피피부염 관련 임상연구에서 환자에 효과를 보이는 등 긍정적 결과를 토대로 국내 허가를 추진하는 한편, 연구의 한계로 꼽혔던 듀피젠트와의 직접비교에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듀피젠트, 소아 아토피 적응증 확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월 성인에 이어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듀피젠트의 적응증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6~11세 소아에서 국소치료제로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거나 이들 치료제가 권장되지 않는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허가는 6~11세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 4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LIBERTY AD PEDS 임상3상 연구가 기반이 됐다.

연구에서는 6~11세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4주마다 듀피젠트 300mg+국소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 투여군, 2주마다 체중기반(30kg 미만 2주마다 100mg, 30kg 이상 2주마다 200mg) 듀피젠트 200mg+TCS 투여군, 위약군에 각각 1:1:1 무작위 배정했다.

연구 결과, 듀피젠트 4주 투여군과 듀피젠트 2주 투여군 모두 사전 정의된 모든 목표점에서 아토피피부염 징후, 증상, 삶의 질(QoL)이 위약군 대비 임상적으로 의미 있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이 관찰됐다.

실제로 듀피젠트 300mg 투여군의 EASI75는 69.7%, 듀피젠트 200mg 투여군은 67.2%였던 반면, 위약군은 26.8%에 불과했다.

또 IGA0/1 비율은 각각 32.8%, 29.5%, 11.4%로 나타났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Amy S. Paller 교수는 "듀피젠트+TCS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을 가진 소아에게 효과가 있고 징후, 증상, QOL을 크게 개선시켰다"고 평가했다.

5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내용이 강조됐다.

임상연구에 참여한 로체스터대학병원 Lisa A. Beck 교수는 "듀피젠트는 만 6~11세 환자를 대상으로도 성인 환자들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며 "그동안 적절한 치료 옵션이 없었던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와 보호자들이 듀피젠트를 통해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듀피젠트 '독점' 구조 깨지나

이런 가운데 아토피피부염 치료 영역에서 독점 구도를 펼쳐왔던 듀피젠트의 아성은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아토피피부염이 국민건강보험 산정특례 대상 질환으로 지정, 환자 본인부담률이 10%로 낮아지는 만큼 새로운 적응증 도전에 나선 JAK 억제제의 진입장벽이 대폭 낮아지기 때문이다. 

앞서 개발된 JAK 억제제 일부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의 도전에 나선 상황.

지난해 9월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성인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적응증 승인을 권장받은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는 BREEZE-AD7 임상3상 연구에서 아토피피부염 증상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결과를 얻은 바 있다.

연구 결과, 올루미언트 4mg군은 글로벌 아토피피부염 평가점수(vIGA-A) 0 또는 1점 환자 비율이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나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30.6% vs 14.7%, P≤0.01).

치료 16주차에 올루미언트 4mg군(47.4%)은 위약군(22.9%)에 비해 EASI75 달성 비율이 높았다(P≤0.01).

또 다른 JAK 억제제인 린버크(우파다시티닙)도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과 EMA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아토피피부염 적응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근거는 Measure Up1, Measure Up2 임상3상 연구다.

특히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두 번째 임상 3상인 Measure Up2 연구에서 린버크는 치료 16주차 베이스라인 대비 EASI75와 vIGA-A 점수 0 또는 1점으로 1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 

린버크 15mg과 30mg군은 각각 60%, 73%에서 EASI75를 달성했다. 반면 위약군은 13%에 불과했다(P<0.001).

아울러 vIGA-A는 린버크 15mg군 39%, 30mg군 52%에서 0 또는 1점을 달성한 반면, 위약군은 5%였다(P<0.001).

또 린버크 15mg군 1.8%에서, 30mg군 2.5%, 위약군 2.9%가 발생했는데, 모든 이상반응은 경증 또는 중등도였으며, 치료 중단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학계는 JAK 억제제는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기전을 억제하는 약물인 만큼 중등도~중증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약제로 평가했다. 하지만 듀피젠트와의 직접비교 임상연구는 진행되지 않은 점은 한계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열린 미국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AAAI 2021) 학술대회에서 JAK 억제제 아브로시티닙은 듀피젠트와의 직접비교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독주 깨기에 나선 상태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Jonathan I. Silverberg 박사팀은 국소 TCS에 반응하지 않거나 전신 요법이 필요한 아토피피부염 환자 8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TEEN COMPARE 임상3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매일 1회 아브로시티닙 200mg(n=226명) 또는 100mg(n=238명) 경구 투여군 ▲ 격주 1회 듀피젠트 300mg(n=243명) 피하 주사 투여군 ▲위약(n=131명) 투여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연구 결과, 아브로시티닙은 1차 목표점인 12주차 IGA0/1 반응률과 EASI75 반응률에서 듀피젠트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구체적으로, 연구 2주차 가려움증은 아브로시티닙 200mg과 100mg군이 각각 49.1%, 31.8%였지만, 듀피젠트군은 26.4%, 위약군은 13.8%에 불과했다.

또 연구 12주차 IGA0/1 반응률은 아브로시티닙 200mg과 100mg군이 각각 48.4%, 36.6%였지만, 듀피젠트군 36.5%, 위약군 14.0%였다. 

12주차 EASI75 반응률은 아브로시티닙 200mg군 70.3%, 100mg군 58.7%, 듀피젠트군 58.1%, 위약군 27.1%였다. 

Silverberg  교수는 "아브로시티닙 100mg은 듀피젠트보다 효과적이거나 약간 덜 효과적이지만, 아브로시티닙 200mg은 듀피젠트보다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듀피젠트 도전자, 허가신청 '착착'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적응증을 넓히고 있는 JAK 억제제들은 허가에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루미언트는 지난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JAK 억제제 기전 의약품 중 가장 먼저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올해 초에는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의 승인을 받으면서 공공의료서비스(NHS)로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이 됐다. 

국내에서도 아토피피부염 적응증 확대를 위해 이미 신청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아브로시티닙도 12세 이상의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치료를 위해 미국식품의약국(FDA)에 NDA를 제출한 상태다. FDA는 이달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JAK 억제제 계열 약제는 경구용으로, 주사제인 듀피젠트보다 복약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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