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이어 아토피 치료 적응증 추가, JAK 억제제, 경구용 치료제로 처음
치료 2일차부터 빠른 증상 개선...학계 "새로운 치료옵션 기대감 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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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장을 독식해왔던 사노피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아성이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았다.

그동안 여러 JAK 억제제들이 아토피피부염 적응증 확보를 위해 노력해온 가운데 릴리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가 국내에서 적응증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학계에서는 의료진과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 다만, 부작용 관리는 한계로 꼽았다.

 

올루미언트, 아토피 적응증 장착...JAK 억제제, 경구제 최초

한국릴리는 26일 경구용 JAK 억제제 올루미언트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신 요법 대상 성인 환자에서 중등증 내지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올루미언트는 중등증~중증 활동성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로 아토피피부염은 두 번째 적응증이다.

아토피피부염 치료 시 올루미언트의 권장 용량은 1일 1회 4mg 경구 복용이다. 단독으로 투여 가능하며,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와 병용투여도 가능하다. 

그동안 여러 JAK 억제제들은 아토피피부염 적응증 확대를 위해 임상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해왔다. 

JAK 억제제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억제해 염증과 통증, 세포 활성화를 기전적 특징을 갖는다.

즉 JAK 경로를 자극·억제함으로써 발생하는 염증 반응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매개 역할을 해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하는 셈이다.

이런 기전적 특징을 기반으로 많은 JAK 억제제가 아토피피부염 적응증 확보에 사활을 걸었고, 이 가운데 올루미언트가 가장 앞서 있던 게 사실.

올루미언트의 이번 적응증 추가는 BREEZE-AD1, BREEZE-AD2, BREEZE-AD7 등 3건의 임상연구가 기반이 됐다.

우선 독일 hamburg-eppendorf 대학병원 Kristian Reich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BREEZE-AD7 임상3상연구에는 이전에 TCS 요법에 부적절한 반응을 보인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성인 환자 329명을 대상으로 올루미언트와 TCS 병용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올루미언트+TCS군은 치료 16주차에 아토피피부염 평가지수(vIGA-AD) 0 또는 1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올루미언트 4mg군에서 31%(n=34)으로 나타나, 위약군(15%) 대비 2배 이상 차이를 보이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OR 2.8; 95% CI 0.9-3.9; p=0.08).

올루미언트의 효능과 안전성을 알아본 또 다른 연구인 BREEZE-AD1과 BREEZE-AD2 임상3상에서도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두 연구는 TCS 요법에 부적절한 반응을 보인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올루미언트 단독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BREEZE-AD1 연구 결과, 치료 16주차 vIGA-AD 0 또는 1 도달 환자 비율은 올루미언트 4mg군 16.8%, 올루미언트 2mg군 11.4%로 위약군 4.8% 대비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p<0.001).

이 같은 경향성은 BREEZE-AD2 임상3상 연구에서도 나타났는데, 실제로 치료 16주차에 vIGA-AD 0 또는 1 도달 환자 비율은 올루미언트 4mg 단독군 13.8%, 올루미언트 2mg 단독군 10.6%를 보였다.

아울러 3건의 임상연구에서 환자들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가려움증을 치료 2일차부터 빠르게 개선했다.

3건의 임상연구를 사후분석한 결과, 올루미언트군에서 공통적으로 가려움증 수치 평가 척도(Itch NRS) 점수가 첫 투약 2일차부터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또 전체 올루미언트군에서 가려움증으로 인한 수면장애척도(ADSS Item) 점수가 치료 2일차부터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고, 전반적으로 가려움증 및 수면장애와 관련된 평가에서 올루미언트군은 첫 투약 후 다음 날부터 빠르게 증상이 개선되는 게 관찰됐다.

안전성 프로파일도 이전에 관찰된 것과 일관되게 나타났다.

한국릴리 알베르토 리바 대표는 "아토피피부염은 성인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염증 악화와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간 선택의 폭이 한정적이었던 환자들에게 신속한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경구용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국내 학계 "JAK 억제제, 환자에게 희망...이상반응 모니터링 필요"

치료제로는 듀피젠트 뿐이었던 아토피피부염 분야에 JAK 억제제 계열 약제의 진입이 시작되자 국내 학계는 기대감이 높다.

새롭게 개발된 약제가 등장하면서 처방하는 의료진이나 복용하는 환자나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올루미언트와 같은 JAK 억제제는 경구용 제제인 만큼 주사제보다는 경구제를 선호는 국내 실정에 더 알맞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중앙대병원 서성준 교수(피부과)는 "JAK 억제제는 중증의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효능을 보인다"며 "듀피젠트와 비교해 효과와 부작용, 비용이 비슷하다면 환자들은 경구제인 올루미언트를 더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미 시장에서 활약 중인 듀피젠트와의 직접비교 임상연구가 없다는 점과, 건강보험 급여, 부작용 관리 등은 한계로 꼽힌다.

특히 학계는 JAK 억제제의 부작용 관리에 주목한다.

듀피젠트의 경우 약 2년여 동안 국내에서 처방되며 심각한 이상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JAK 억제제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관한 이상반응이 보고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앞선 임상3상 연구에서는 비인두염, 두통, 상부호흡기감염, 모낭염 등이 흔한 부작용으로 보고됐다.

다만, BREEZE-AD7 임상3상 연구에서는 올루미언트 4mg군에서 4%, 2mg군에서 2%의 환자가 심각한 부작용을 보였다.

서 교수는 "그간 듀피젠트를 사용해본 결과 이상반응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특별히 검사를 진행하지 않아도 될 만큼 부작용이 없는 약물이었다"며 "하지만 JAK 억제제는 드물게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안전한 장기처방을 위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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