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카롤린스카대병원 연구팀, 연구결과 22일 JACC에 발표
알프로스타딜보다 비아그라 등 PDE5 억제제, 심혈관계 혜택 제공
"지난 20년간 없었던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 진행해야"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발기부전으로 치료받는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는 평활근 이완제 '알프로스타딜'보다 '비아그라'와 같은 PDE5 억제제의 생존 혜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 팔팔정(왼쪽), 화이자 비아그라
▲한미약품 팔팔정(왼쪽), 화이자 비아그라(오른쪽)

'PDE5(포스포다이에스터레이스5) 억제제'는 주로 발기부전에 사용되는 약물이며 계열에는 ▲비아그라(실데나필, 화이자) ▲시알리스(타다라필, 일리릴리)▲레비트라(바데나필, 바이엘)가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대병원(Karolinska University Hospital) Daniel P. Andersson 교수팀이 진행한 이번 레지스트리 연구는 발기부전-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 PDE5 억제제와 알프로스타딜을 비교했다. 

그 결과, PDE5 억제제는 알프로스타딜보다 환자의 사망 위험과 심혈관계 사건(CV event) 위험을 유의미하게 줄였다. 

PDE5 억제제 vs 알프로스타딜 비교결과
- 모든 원인 사망 12%↓ (HR 0.88, 95% CI 0.79~0.98)
- 심근경색 위험: 19%↓ (HR 0.81, 95% CI 0.70~0.93)
-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 25%↓ (HR 0.75, 95% CI 0.64~0.88)
- 혈관재생술 위험: 31% ↓ (HR 0.69, 95% CI 0.62~0.78)

다만 스웨덴 카롤린스카대병원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레지스트리 관찰연구로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평가한 독일 프리드리히알렉산더대 교수팀은 지금까지 관련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이 없는 점을 지적하면서 추가 연구를 요구했다. 

이번 결과는 지난 22일 미국심장학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Journal of Cardiology'에 게재됐다.

관찰연구 결과, PDE5 억제제-심혈관계 혜택 연관성

이번 관찰연구는 2006~2013년간 스웨덴의 두 레지스트리(Swedish Patient Register·Swedish Prescribed Drug Register)에 등록된 환자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심근경색 병력 또는 CABG(심장수술)·PCI(스텐트 시술) 등 혈관재생술을 받고, PDE5 억제제 또는 알프로스타딜을 복용한 스웨덴 발기부전 남성 1만 8542명을 포함했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코호트 분석 결과, 환자 1994명은 알프로스타딜 복용(알프로스타딜군), 환자 1만 7548명은 PDE5 억제제를 복용했다(PDE5 억제제군).

연구팀은 환자를 평균 5.8년 추적관찰했고, 주요 목표점은 모든 원인 사망률(all-cause mortality), 심근경색, 심혈관계 사망률, 비심혈관계 사망률, 뇌졸중 발생으로 설정됐다.

추적관찰 결과, PDE5 억제제군 2261명(14%)과 알프로스타딜군 521명(26%)이 사망했다. 이를 분석 결과, PDE5 억제제는 알프로스타딜보다 모든 원인으로 사망할 위험이 12% 더 낮았다(HR 0.88, 95% CI 0.79~0.98). 

사망 위험에 더해 PDE5 억제제는 심근경색(12%↓), 심부전에 관한 입원(25%↓), 혈관재생술(31%↓) 위험도 더 낮았다.

이는 알프로스타딜군에 뇌졸중·당뇨병·암·심부전·COPD(만성폐쇄성폐질환) 등 질병 병력이 더 많았던 점과 알프로스타딜군에 베타차단제·ACE 억제제·ARB·SSRI 등 여러 약물 복용력이 많은 점을 조정한 이후에도 나타났다.

또한 심혈관계 사망률(5.1% vs 10.6%)·비심혈관계 사망률(6.9% vs 12.2%) 감소를 검토한 결과, PDE5 억제제는 비·심혈관계 사망률 모두 약 절반으로 줄였다. 하지만 둘 중 심혈관계 사망 감소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연령을 분석한 결과, PDE5 억제제 치료를 받은 60~69세 남성의 사망 위험이 19% 낮았지만, 이런 효과는 70세 이상 남성에서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PDE5 억제제와 예후 개선 간 연관성이 관찰됐지만, 이번 연구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가 아닌 관찰연구로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제약업계 RCT 진행하지 않은 점 의문

독일 프리드리히알렉산더대 Renke Maas·Roman Rodionov 교수는 논평을 통해 관찰연구에 이어 RCT가 필요하고, 지금까지 대규모 연구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Maas·Rodionov 교수는 "남성 발기부전은 심혈관계 사건 발생을 예측할 수 있다"며 "PDE5 억제제를 검토한 이번 연구는 이전의 당뇨병·심근경색 환자 연구에서 관찰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다양한 남성을 포함한 스웨덴 레지스트리를 활용해 실제 인구를 반영한 강점이 있다"며 "하지만 연구진이 언급한 듯이 관찰연구는 인과관계를 설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다만 잠재적 인과관계 원인으로는 스웨덴 코호트에서 고혈압 유병률이 높았는데, PDE5 억제제가 항고혈압제 효과를 보완해 생존율을 높인 것으로 제시됐다. 

또한 "빈번한 성관계를 신체활동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PDE5 억제제가 발기부전 남성에 이런 혜택을 제공해 생존율을 높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오히려 역인과성(reverse causality)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결과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대규모 RCT가 요구됐다.

다만 두 교수는 "핵심 질문은 제약산업이 지난 20년간 이런 보편적인 적응증에 대규모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이유"라고 꼬집었다. 

그들은 "PDE5 억제제는 유익한 심혈관계 효과를 여러 임상에서 보였고, 약물 자체가 1990년대 관상동맥질환·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된 점을 고려하면 RCT가 없는 점이 당혹스럽다"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중요하고 냉정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PDE5 억제제의 원형인 비아그라는 협심증을 치료하기 위해 처음 개발됐다. 이후 2002년 뇌혈관질환에도 연구됐지만 지금까지의 근거는 부족하다. 바이그라·시알리스는 폐동맥 고혈압에도 적응증이 있으며 시알리스는 양성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도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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