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000호 제약특집] 잡지 마라…계속 달리고 싶으니
[지령 1000호 제약특집] 잡지 마라…계속 달리고 싶으니
  • 신형주 기자
  • 승인 2020.04.20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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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책보다 규제 쏟아내는 정부에 업계 ‘시름’
 제네릭 약가 차등제 등으로 약가인하 충격 1조원 예상 
“코로나19 장기화…사후관리 약가인하 유예를”
제네릭·내수시장 의존하던 구태 벗으려 안간힘
신약 개발·글로벌시장 노크하며 체질 개선
1999년 선플라주 이후 21년간 신약 30개 개발

본지는 지난 19년 동안 1000호를 발행하기까지 제약산업의 성장과 제약 정책 변화를 함께해 왔다. 지령 1000호를 맞아 내수 위주의 제약산업에서 혁신성장을 통한 수출산업으로 변화를 위한 제약산업의 방향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300여 제약기업 중 신약개발 가능한 곳은 48개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제약산업은 그동안 국내 생산과 소비에 기반을 둔 내수 위주의 산업으로, 시장규모는 2018년 기준 23조 1175억원을 기록하며, 2008년 이후 연평균 2~3%씩 성장했으며, 2015년 이후 연평균 6~7% 성장하고 있다. 

또 2018년 기준 의약품 생산액은 21조 1000억원에 달하며, 수출액은 5조 1000억원이다. 수입액은 7조 1000억원으로 무역수지가 2조원 적자인 산업이기도 하다. 그중 바이오의약품 생산액은 2조 6000억원으로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9.9%를 차지한다.

그동안 국내 제약기업은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신약개발보다 제네릭의약품 등재와 판매에 치중해 제품의 생명주기가 짧고 중소 제약업체가 많아 과도한 경쟁이 발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완제의약품을 생산하는 329개 제약기업에서 생산하는 품목은 1만 9239개로 기업당 58개 품목을 생산하고, 연간 500억원 이하의 생산기업이 233개로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신약 연구개발 등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연간 1000억원 이상 생산기업은 48개 제약사뿐이다.

2017년 생산된 의약품 중 생산액 1위 품목은 한독약품의 동맥경화 치료제인 플라빅스로 845억원이고, 2위는 녹십자의 인간혈청 알부민으로 810억원, 3위는 삼진제약의 혈전용해제 플래리스로 787억원, 4위는 녹십자의 B형간염 혈액제제인 헤파빅으로 685억원, 5위는 녹십자의 면역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으로 674억원이다.

국내 제약시장은 2015년 이후 연평균 6~7% 성장하고 있는 것에 비해 바이오 제약시장은 2015년 이후 연평균 16.6%씩 급성장하고 있다. 현 성장세를 유지할 경우, 2023년 제약시장은 31조원 이상, 바이오 제약시장은 5조 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약 파이프라인 953개 보유

보건복지부 김주영 과장의 '알기쉬운 보건의료산업정책'에 따르면, 국내 제약업계는 1990년대 신약개발을 시작했으며, 1999년 SK케미칼이 1호 신약인 위암 항암제 선플라주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2001년 대웅제약이 이지에프외용액을, 동화약품이 밀리칸주, JW중외제약이 큐록신을 개발했다.

2018년에는 CJ헬스케어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인 케이캡을 개발하는 등 국내 개발 신약은 30개다. 그러나 이 중 글로벌 신약은 LG화학의 팩티브, 동아ST의 시벡스트로, SK케미칼의 앱스틸라, CJ헬스케어의 케이캡 등 4개뿐이다. 국내 신약 중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신약은 2003년 LG화학의 팩티브와 2013년 한미약품의 에소메졸, 2014년 동아ST의 시벡스트로, 2019년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치료 신약인 솔리암페놀과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있으며,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의 허쥬마와 렘시마, 트룩시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렌플렉시스 등이 있다.

하지만 개발된 국내 신약들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한때 잘나가는 국산 신약으로 평가받던 레보비르는 근육병 부작용을 이유로 미국 파마셋이 임상 3상을 중단한 이후 매출이 감소하고 있으며, 레바넥스도 경쟁약물에 밀렸다. 토종 발기부전치료제 1호인 자이데나는 비아그라의 특허만료에 따른 국내 제약사들의 제네릭 출시로 매출이 반토막 났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국내 제약업계는 신약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 이전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2018년 6월 국내 완제의약품 제조기업 357개 중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제약기업은 신약 후보물질을 573개 보유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380개를 추가로 개발할 계획으로, 총 953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53개 파이프라인 중 합성신약은 396개로 현재 개발중인 225개와 개발 계획인 물질 171개 등이다. 바이오신약은 433개로, 현재 개발 중인 것은 260개, 개발 계획이 있는 물질은 173개로 집계된다. 개량신약은 124개로 현재 개발 중인 것이 88개, 개발 계획인 물질 36개 등이다. 이런 후보물질은 현재 선도, 후보물질 단계가 192개, 비임상 단계가 70개, 임상시험 단계가 287개, 허가신청 단계가 24개 등으로 나타났다.

“전문인력 키우고 신약개발 투자 위해 세제지원해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이오 제약산업 분야에서 2017년 대비 2022년에 8101명의 인력이 부족하고, 2030년에는 4만여 명이 넘게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제품 연구개발 등 연구직과 생산 품질관리 등의 분야에서 인력 부족이 심화된다는 것.

결국, 제네릭으로 경쟁하는 제약기업이 신약개발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고품질 원료를 개발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국내 제약기업의 활발한 신약개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세제지원이 필요하며, 혁신 신약과 바이오 신약뿐만 아니라 혁신형 개량신약 등의 연구개발 유도를 위한 세제지원 확대가 있어야 한다.

또 첨단 바이오의약품을 투여한 환자 등록, 관리, 의료기록 확인 등 업계의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국가 주도로 장기 추적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바이오의약품 관련 제도와 심사체계 등에 대한 국내외 정보 수집 강화가 필요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약가 결정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신약의 적정 가치를 인정하기 위해 민관협의체를 통해 중장기 제도 운영 방안 모색과 개량신약 복합제 등 새로운 유형의 의약품에 대한 가격산정 방안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경제성 평가 면제제도를 통해 도입된 의약품에 대한 재평가 등 사후관리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업계에서는 건강보험 재정 영향과 환자 접근성, 제약산업 육성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임상적 유용성 재검토 및 약가 수준 적정성 검토 등 약가 사후관리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점도 거론되고 있다.

약가인하에 코로나19까지…암담한 제약계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최근 대정부 건의문을 통해 약가인하제도를 1년간 유예해 코로나19 피해 장기화에 따른 예측불가의 산업위기를 극복할 최소한의 시간을 부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부는 지난 3월 23일 기등재된 의약품 재평가를 통해 급여를 삭제하거나 약가를 인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요양급여기준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제약업계는 요양급여비용 개정안 적용 시기를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재평가 기준은 외국의 허가사항, 보험등재 현황, 임상근거 문헌 등이며, 재평가를 받을 대상 약제의 시장규모는 약 5조 6530억원에 달한다.

또 정부는 지난 1월 1000억원 규모의 실거래가 조사 약가인하를 단행했다. 그리고 내년 1월까지 사용량 증가, 가산기간 제한 등으로 2200억원 상당의 약가인하를 단행할 예정이다.

제약협회는 "향후 적용하기로 한 제네릭 약가 차등제에 따른 기등재의약품 약가인하 금액 6500억원을 포함하면 제약업계는 건강보험 청구액의 5%에 달하는 약 1조원의 약가인하 충격을 받게 된다"며 "약제규제정책 도입을 중단하고, 사후관리 약가인하를 1년간 유예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제약업계는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앞당기고, 원료 및 필수의약품 생산설비를 확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약 꽃 피울 수 있게 임상시험 인프라 지원을”

제약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 비용부담으로 신약개발을 포기하고, 해외로 기술 수출해 국내 신약개발 기회를 상실하거나 임상시험에 대한 대국민 인식이 부족해 피험자 모집이 지연되면서 임상시험 진행이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며 "임상시험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경직된 임상시험 승인제도 등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임상시험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개선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즉 일정한 요건을 갖출 경우 식약처 승인 등의 절차 없이 기관윤리위원회(IRB) 통과 후 임상시험 수행이 가능한 임상시험의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의원급 일반 의료기관에서도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일반 의료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IRB 운영 및 임상시험 네트워크 구축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신약 연구개발만 전담하는 기업도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받을 수 있도록 제약기업의 범위를 확대하고, 혁신형 제약기업의 산업윤리 요건을 강화하면서, 대·중견기업과 벤처·중소기업의 특성을 반영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를 이원화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약업계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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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밥20년 2020-04-20 22:30:58
신약개발을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이제 지겹지않나?
뭘 더 지원해달라는건지...그동안 너도나도 실속없는 아이템을 포장 잘해서 지원금을 받아가니 성과가 없지...
이제 과감하게 정리해야지...능력안되는 곳은 정리하고, 식약처 관리수준 높이고 그런 후에 평가도 엄격히해서 될만한 아이템에 과감하게 지원하고...
경쟁 심한 제네릭시장 뛰어든것도 제약기업, 능력 못키운것도 제약기업, 지원한다고 없던 능력 생기는거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