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니즈 증가…신약 대체 바이오시밀러 인기
60세 이상 독일인 중 20%, 자가면역질환 환자…원료의약품 구매 늘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독일이 한국산 바이오의약품의 매력에 푹 빠졌다. 

2020년 바이오 면역 물품과 관련해 미국, 일본, 터키를 제치고 한국산 제품을 가장 많이 구매한 국가가 된 것.

한국무역협회(KITA) 2021년 2월 보고서 자료에 의하면 2020년 한국산 바이오의약품 구매 비율은 독일이 37%로 가장 높고 그 뒤를 터키 12%, 미국 10%, 인도 5% 등이 잇고 있다.

이를 두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독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에 대한 수요 급증을 그 배경으로 삼았다.

특히, 고령 사회화가 지속되고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개발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산 바이오헬스 면역 물품 독일 내 수입, 가파른 증가세

한국은 바이오 헬스의 HS코드(무역거래 품목분류 코드)를 2017년에 세분화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제품의 형태를 원료의약품(HS 300214)과 완제의약품(HS 300215)으로 나누고 있는 것인데, 자가면역질환을 위한 면역억제제가 대표적이다. 

국제 무역정책을 모니터링하는 민간 연구기관 'GTA(Global Trade Alert)'에 따르면 한국의 바이오 헬스 면역 물품은 완제품 형태와 비완제품 형태 모두 독일에 수출되고 있다. 

독일의 한국산 바이오헬스 면역 물품 수입 증감률. 2020년 11월까지 통계. 자료: GTA(2021년 2월 발표 기준). 단위: 천달러, % 
독일의 한국산 바이오헬스 면역 물품 수입 증감률. 2020년 11월까지 통계. 자료: GTA(2021년 2월 발표 기준). 단위: 천달러, % 

독일의 한국산 제품 수입은 2018년 4729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2억 5551만 달러를 수입해 2년 만에 무려 5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원료의약품이 2018년 4452만 달러에서 2020년 1억 7480만 달러로, 완제의약품 276만 달러에서 8070만 달러로 각각 급증했다.

이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종근당, 한올바이오파마 등 바이오 의약품 관련 기술을 지닌 기업의 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KOTRA의 분석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임대성 무역관은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에 대한 분석 가운데 미국 에모리 대학 연구팀이 코로나19가 자가면역질환의 성질을 가졌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바 있다"며 "이와 관련 한국의 바이오 헬스 면역 물품 제조사들이 코로나 치료제로 자가면역 치료제를 소개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서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시장 진출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 유럽 내 독일이 1위
60세 이상 독일인 중 20%, 자가면역질환 환자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에 따르면 자가면역질환 치료 분야는 2020년 전 세계 4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2024년까지 매년 8.9%가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자가면역질환 중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질환으로는 류마티스관절염이 있으며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강직성 척수염, 건선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독일 시민건강 설문조사 스타티스타(Statista) 응답 결과에서도 60세 이상 5명 중 1명(19%), 30~59세 중 7%가 류마티스관절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이외에도 자가면역은 이식 수술 후에도 문제가 되며, 코로나19 관련 치료에도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사이토카인 증상이 문제가 된 바 있다.

독일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도 자가면역질환 환자를 우선 보호했다. 

우선접종 대상자 순위로 △80세 이상 고령자 및 의료 종사자 △70세 이상 및 경찰 등 치안 종사자에 이은 3순위로 배치한 것인데, 독일 사회에서 자가면역 질환자에 대한 관심과 보호의 시급성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 환자 치료 고심하는 독일 

한국산 바이오시밀러 제품 인기 견인

시장분석기관 메트릭(Metric)은 2019년 기준 가장 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으로 유럽을 꼽았다.

그 중에서도 독일의 2019년 바이오 헬스 면역 분야는 매출액 기준으로 유럽 내 1위다. 이는 독일이 자가면역질환 환자 치료에 고심하고 있는 것을 뜻한다는 게 KOTRA의 설명이다. 

일찍부터 양질의 의료 서비스와 풍족한 식사를 통해 영양실조로 인한 면역력 약화와 같은 후진국형 질병에 대처를 잘한 독일이다. 

하지만 만성감염의 특징을 지닌 자가면역질환의 경우, 고령화 사회 환경 안에서 지속적인 약물치료로 인해 내성과 비용의 문제를 야기한다.

2020년 한국산 바이오 의약품 국가별 구매 비율. 2020년 HS코드 300214, 300215 기준 통계 반영. 자료: kita(한국무역협회, 2021년 2월 발표 기준).
2020년 한국산 바이오 의약품 국가별 구매 비율. 2020년 HS코드 300214, 300215 기준 통계 반영. 자료: kita(한국무역협회, 2021년 2월 발표 기준).

실제로 독일의 2019년 인구분포를 살펴보면 인구의 4분의 1 이상인 2374만명이 60세 이상이다. 

이들은 기존 신약을 대체할 수 있는 더 값싼 약품이 필요했고,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찾게 됐다.

현재 독일 의료보험을 통해 처방된 바이오시밀러 제품 중 매출액 1위도 면역억제제로 알려졌다.

임 무역관은 "더 좋은 면역억제제를 처방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일수록 내성 등을 포함해 그에 따른 대체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찾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결국 독일 제약회사도 완제품인 바이오 면역 물품을 위해 관련 원료의약품의 구매를 늘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배경 때문에 한국의 K-바이오 제품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이라며 "독일도 현지 의사에 대한 마케팅이 중요한데, 이 점까지 반영하면 독일 시장에서의 한국산 치료제 점유율 확대 및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