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왼쪽부터)  김원호  연세의대 교수  Yu-Fang Wang  중국 쓰촨대 교수
좌장(왼쪽부터)  김원호  연세의대 교수  Yu-Fang Wang  중국 쓰촨대 교수

제8차 아시아염증성장질환 학술대회(AOCC 2020)가 2020년 12월 16~18일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새틀라이트  심포지엄에서 '염증성 장질환에서 Infliximab의 최신 연구 결과와 미래 전망'을 주제로 김원호 교수(연세의대), Yu-Fang Wang 교수(Sichuan University, China)가 좌장을 맡고, 서검석 교수(원광의대), 예병덕 교수(울산의대)의 강연이 진행됐다. 본지는 이날의 강연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치료약물농도감시를 통한 염증성 장질환 치료의 최적화

서검석 원광의대 교수
서검석 원광의대 교수

"항TNF 치료 용량을 최적화하기 위해서 
치료약물농도감시를 권장한다"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의 국내 현황
국내 30년간 평균 염증성 장질환 환자 발생률을 추적한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2015년 기준 100,000명 중 크론병 환자는 2.42명, 궤양성대장염 환자는 6.58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등증 이상의 환자에게 빈번히 처방되는 생물학적 제제의 경우 치료 초기 10~40% 환자에서는 반응이 없으며, 치료 도중 효과가 떨어져 증상이 재발하거나 악화되는 이차 반응소실(loss of response, LOR)도 치료 1년 후에 20~40%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LOR을 방지하기 위한 치료 방침은 다음과 같다.

- 면역 조절제 병합요법
2010년 발표된 SONIC 연구에 의하면 크론병 환자에서 infliximab과 azathioprine 병용요법은 단독요법에 비해 임상 관해율 및 점막 치유율을 개선했다. 후향적 관찰 연구인 영국 PANTS 연구에서는 infliximab과 azathioprine 병용요법이 단독요법에 비해 항약물항체(anti-drug antibody, ADA) 생성을 감소시켜 LOR 방지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됐다.

- 치료 용량의 증가
약물의 용량 증가 시 '증상 기반 중재(symptoms-driven intervention)'와 '치료약물농도감시 기반 중재(therapeutic drug monitoring-based intervention)' 간의 차이, CRP, fecal calprotectin 등 바이오마커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infliximab 투여 후 혈중 농도가 예상치 못하게 therapeutic window 미만으로 감소하는 경우 기저 염증 및 동반 증상의 분출을 시사한다. 치료약물농도감시를 통해 선제적으로 투여량을 조절하면 염증과 증상 재발 전에 혈중 약물 농도를 회복시킬 수 있다.

CALM 연구에서 초기 크론병 환자 대상으로 항TNF 제제 증량에 있어 증상만 단독 고려하여 내린 의사결정에 비해 임상 증상과 바이오마커 수치를 동시에 고려할 때 임상 및 내시경적 결과가 개선됐다. TAXIT 연구에 의하면 IBD 환자에서 혈중 최저치 농도(Ctrough)에 근거해 용량을 증가시킬 때 관해율이 유의하게 더 높았고(88% vs. 65%; p=.020), 평균 혈중 CRP 농도 또한 증량 전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했다(3.2 vs. 4.3 mg/L; p<.001). 반면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차 반응 소실이 나타난 환자에 대한 혈중 치료약물농도감시를 통한 임상적 결정
첫째, 약물에 대한 항체, 염증성 사이토카인, 대변을 통한 소실, 혈중 알부민, 체질량 지수, 염증에 의한 분해 정도, 면역조절제의 사용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다. 약물에 대한 항체 생성은 infliximab의 빠른 소실을 일으켜 양성 피드백을 만들면서 예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둘째, 3-tier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TAXIT 연구 결과에 근거해 임상적 시나리오에 따라 적용 가능한 통합형 알고리즘이 제안돼 있다. 예컨대 IBD 환자에서 infliximab 사용에도 불구하고 염증이 지속된다면 혈중 치료약물농도감시 기반 혈중 최저치 농도, 약물에 대한 항체 발생 여부에 따라 치료 전략을 수립한다. 

셋째, 국제 가이드라인을 참고한다. 아시아태평양소화기학회(APAGE)에서 권장하는 혈중 최저치 농도는 infliximab의 경우 3-7 μg/mL, adalimumab의 경우 4-8 μg/mL이다. 2017 미국소화기학회(AGA)에서는 infliximab과 adalimumab 투여 시 각각 목표 혈중 최저치 농도 5 μg/mL, 7.5 μg/mL 도달을 권장한다. 호주소화기내시경학회(GESA) 가이드라인에서는 1) 항TNF 제제 유도 요법 후 임상적 관해에 도달한 환자, 2) 일차 반응이 없는 환자에서 중재 결정 시, 3) 이차적인 반응 소실 발생 시, 4) 임상적 관해에 도달한 환자에서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5) 임상적 관해를 유지하면서 휴약기가 고려되는 경우 항TNF 제제에 대한 약물농도감시를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다른 계열 약제로 교체한다. APAGE에서는 항TNF 제제 투여 후 약동학적 관점에서 치료 실패로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 다른 계열로 교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결론
LOR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면역억제제 병용요법과 혈중 치료약물농도감시를 통한 엄격한 약물농도 조절이 중요하다. AGA, GESA 가이드라인에서는 혈중 최저치 농도 및 항약물항체 역가는 항TNF 제제의 치료 효과를 판정하는 중요한 지표이므로 혈중 최저치 농도를 적절히 유지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효과적인 치료 방침 결정을 위한 약물농도감시에 있어 혈중 최저치 농도가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Infliximab 피하주사 제형의 미래 전망

예병덕 울산의대 교수
예병덕 울산의대 교수

"최초의 IBD 생물학적 제제인 
 nfliximab의 바이오시밀러는 
유효성 및 안전성이 입증됐고

피하주사 제형이 개발돼 환자의 편의성을
더욱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IBD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의 등장
1990년대에 이르러 IBD의 치료제 시장은 TNF를 비롯한 염증성사이토카인을 저해하는 생물학적 제제를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1998년 미 FDA는 크론병 환자에 대해 생물학적 제제로 infliximab을 최초로 허가했고 현재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영국소화기학회(BSG)와 유럽크론병및대장염학회(ECCO)에서 오리지널약을 사용 중인 IBD 환자와 상의하에 바이오시밀러로 처방 전환하는 것을 수용하고(acceptable) 권장한다(recommended)는 입장을 내놓았다. 바이오시밀러 사용에 대한 신뢰도 또한 최근 3년 사이 39%에서 80.5%로 높아졌다. 

국내에서는 2012년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류마티스관절염과 강직성 척추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최초의 항TNF 제제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를 받았다. 램시마®는 적응증 외삽에 따라 80개국 이상에서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에 처방되고 있다. 특히 2019년 PLANETCD 연구를 통해 CT-P13 (램시마®)의 적응증 외삽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했다. 
 
Infliximab 피하주사 제형의 개발
주사제의 투여 경로를 결정하는 데 있어 안전성 및 효능, 환자 선호, 약물경제학적 요인 등을 고려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의료자원 요인도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기존 infliximab 제제의 정맥주사 투여방식은 숙련된 의료 인력과 시설이 필요하고 환자들이 병원에 오래 머물러야 하는 제한점이 있다. 말초 캐뉼라 삽입으로 인해 피하주사보다 더 침습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반면 피하주사 제형은 환자가 잘 훈련되기만 하면 스스로 용량을 조절하고 투여할 수 있어 간편하다. 이에 따라 내원 빈도가 줄어 의료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항TNF 제제를 직접 투여받은 환자 500명의 설문조사에서 피하주사를 투여받은 환자 중 72%가 ‘매우 선호’한다고 응답한 반면, 정맥주사는 18%만 ‘매우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여 infliximab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가 약동학적(PK) 임상 결과에 근거하여 2020년 허가됐다.
 
Infliximab 피하주사 제형의 유효성 및 안전성
현재까지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CT-P13 SC (램시마®SC)의 안전성 및 12주에 약동학 프로파일을 평가한 1상 임상이 수행됐고, IBD 환자를 대상으로 정맥주사 대비 피하주사 제형의 비열등성을 입증한 1상 임상결과가 ECCO 2020 Congress에서 발표됐다.

연구 방법은 부하요법으로 정맥주입하고(첫 투여, 2주 후), 6주에 피하주사와 정맥주사 투여군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격주 투여했고, 30주에는 모두 피하주사로 교체해 54주까지 투여했다. 

연구 결과, 피하주사 투여군은 전 기간에 걸쳐 정맥주사 투여군보다 높은 혈중 농도를 나타냈다. 눈여겨볼 점은 30주에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교체 투여한 군도 피하주사 투여군 수준으로 혈중 농도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그림 1>. 22주에 일차평가변수인 혈중 최저치 농도도 피하주사 투여군이 정맥주사 투여군보다 높아 피하주사가 약동학적 측면에서 비열등함을 확인했다. 

피하주사 제형의 유효성 프로파일은 정맥주사 제형과 비교했을 때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부분 Mayo 점수에 따른 임상적 반응 및 임상 관해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유사했다. 크론병 환자에서도 CDAI-70 및 CDAI-100 기준에 따라 임상적 반응을 달성한 분율은 30주까지 두 군이 유사했고,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변경한 후에도 54주까지 이러한 경향이 유지됐다. 크론병 환자에서 임상 관해율도 30주까지 두 군 간 유사했고,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교체 투여한 후에도 이러한 경향이 유지됐다. 

면역원성 평가에서 제형이 달라져도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시험 종료 시점까지 지속적인 중화항체 양성 반응을 나타낸 환자의 분율은 피하주사 투여군에서 약 8%로 정맥주입 투여군(약 19%)보다 낮았고, 지속적인 항약물항체(ADA) 양성 반응을 나타낸 환자의 분율은 두 군 모두 약 43%로 유사했다. 이처럼 피하주사 투여군에서 항약물항체 수치가 더 낮은 까닭은 'high-zone tolerance'로 추정할 수 있다. 대개 매우 낮은 농도의 항원으로 면역관용이 유도되나, 역으로 매우 높은 농도의 항원도 면역관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원리이다. 피하주사 투여 시 혈중 농도가 높게 유지돼 'high-zone tolerance'에 의해 ADA가 더 적게 생성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론적으로 혈중 농도가 높게 유지되면 TNF-alpha가 더 효과적으로 저해되어 infliximab에 대한 면역반응 촉진 신호가 더 약화될 수 있다. 보다 정확한 기전은 추후 연구를 통해 규명될 필요가 있다. 

안전성 프로파일에 있어서 국소주사부위반응 발생 빈도는 예측대로 피하주사 투여군이 정맥주사 투여군보다 더 높았으나 치료 관련 이상반응(TEAE)과 이상반응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분율은 두 군 간 유사해 차이가 없었다. 

요컨대 램시마®SC는 IBD 환자를 대상으로 한 2년간의 임상연구를 통해 약동학적 프로파일, 임상적 반응, 임상 관해, 면역원성 평가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결론
IBD 치료제 제형 선택에 있어 초기에는 정맥주사로 신속한 관해를 유도한 후, 안정적인 약물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피하주사 제형을 유지요법으로 권장한다. 특히 환자가 자가 투여를 원하고, 바빠서 내원을 번거로워할 경우 편의성을 높인 피하주사 제형이 적합하다. 내원 빈도 감소는 의료 자원의 적절한 활용에도 기여할 수 있다.

최초의 infliximab 피하주사제인 램시마®SC는 정맥주사 제형과 비교해 효능 및 안전성에 차이가 없었고, 향후 IBD 치료에 추가적인 환자 맞춤형 옵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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