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대체 인력으로 간호인력 대형병원 쏠림 가속화 우려
중소병원계, 코로나19 의료진 감염 따른 병동 폐쇄 등 실질적 지원 필요 호소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정부와 의대생들이 의사국시 실기시험 재응시 여부를 놓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턴 대체로 간호인력 활용이 거론되면서 중소병원계가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이중고에 직면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의대생은 의사국시 실기시험 재응시 여부를 놓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논의가 잘 진행되 경우에는 내년 1분기내 실기시험을 재응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2700여 인턴이 없는 상황이 초래된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2021년도 전반기 레지던트 1년차만 모집을 공고한 상황으로, 예년 같으면 인턴과 레지던트 모집 공고를 함께 진행해 왔다.

인턴 모집 공고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료계는 정부가 의대생들의 실기시험 재응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수련병원을 비롯한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는 최악의 경우 인턴이 배출되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 간호인력 활용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복지부 박능후 장관 역시 내년도 의사인력 미배출에 대비해 전문간호사를 비롯한 간호인력과 입원전담전문의 활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인턴을 대체하기 위해 간호인력을 활용할 경우 간호인력 이동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이에, 그동안 간호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중소병원계는 간호인력 수급 어려움을 넘어 유출까지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수도권 A 중소병원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장에서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들은 쓰러지기 직전"이라며 "일부 중소병원들에서는 의료진이 감염돼 병동을 어디까지 폐쇄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와 의협, 병협은 거시적인 정책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중소병원들이 생존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며 "의료현장에 대한 더 깊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중소병원장은 "백신이 도입될 때가지 의료진들과 병원들이 존립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인턴 대체인력으로 간호인력을 수련병원들이 뽑아갈 경우 중소병원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압박과 격무에 시달리는 의료진의 번아웃에 간호인력 유출까지 이중고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 역시 "의사국시 문제는 꼭 해결돼야 한다"며 "그런 상황은 벌어지면 안되겠지만 의사국시 문제가 이대로 마무리된다면 병원들 입장에서는 간호인력을 활용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라고 전했다.

이어, "전공의 비중이 높은 대학병원 중심으로 간호인력 수요가 예상된다"며 "이는 중소병원 간호사들의 대규모 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병원계는 국회와 정부에 의대생 구제 필요성을 계속 설득하고 있다"며 "의대생들도 적극 응시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거부했던 의대생들은 내년 1월 7일 시행 예정인 제85회 의사 국가시험 필기시험에 총 3196명이 응시원서를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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