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로 새로운 역할 찾는 항당뇨병제
코로나19 치료제로 새로운 역할 찾는 항당뇨병제
  • 박선혜 기자
  • 승인 2020.10.1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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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형 당뇨병 동반 코로나19 환자 대상의 항당뇨병제 임상시험 진행 중
시타글립틴 'SIDIACO'·다파글리플로진 'DARE-19'·세마글루타이드 'SEMPATICO' 대표적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상황에서 항당뇨병제가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항당뇨병제가 제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을 동반한 코로나19 환자에게 치료 혜택이 있는지 확인해 코로나19 치료제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당뇨병 환자는 비당뇨병 환자보다 코로나19에 더 치명적이라고 보고되면서, 중증으로 악화되거나 사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이는 코로나19가 당뇨병, 대사증후군 등으로 손상된 체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면서 코로나19 감염 시 심각한 건강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Nat Metab 2020;2(7):572~585). 이 같은 만성질환으로 면역기능이 약화될 뿐 아니라 염증, 내피세포 기능장애, 신장 손상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당뇨병 동반 코로나19 환자의 위험을 고려해 최근에는 항당뇨병제가 이들 환자에게 치료 혜택이 있는지 검증하는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항당뇨병제는 DPP-4 억제제 시타글립틴(제품명 자누비아), SGLT-2 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포시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이다.

시타글립틴, 'SIDIACO' 임상 3상서 관찰연구 결과 확인 예정

시타글립틴은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에 앞서 관찰연구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라는 목표에 한발 다가섰다. 

지난 3~4월 북이탈리아 7개 병원에 입원한 당뇨병 동반 코로나19 환자 338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슐린 투약 등 표준치료와 함께 시타글립틴을 복용한 환자군(시타글립틴군)의 병원 내 사망 위험이 표준치료만 받은 환자군(대조군)보다 56% 낮았다(HR 0.44; P=0.0001)(Diabetes Care 2020;dc201521). 사망률은 시타글립틴군 18%, 대조군 37%였다. 

게다가 시타글립틴군은 대조군 대비 기계적 환기를 받을 위험이 73%, 입원하는 동안 집중치료의 필요성이 49% 낮았다. 임상적으로 개선된 환자 비율은 시타글립틴군 60%, 대조군 38%였으며, 입원 후 30일 동안 퇴원한 환자는 각 120명, 89명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다.

시타글립틴은 DPP-4를 차단해 혈당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항염증 및 면역반응 조절을 통해 코로나19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과 관련된 IL-6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관찰연구에서 확인한 결과를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입증하기 위한 임상 3상이 예정됐다. SIDIACO 연구로 당뇨병 동반 코로나19 환자를 시타글립틴+표준요법(영양요법±인슐린)군과 표준요법군으로 무작위 분류해 비교한다. 목표 모집 환자 수는 170명이다. 

시타글립틴 용량은 환자군의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에 따라 조정, eGFR이 45mL/min/1.73㎡ 이상이면 1일 100mg, 30~45mL/min/1.73㎡면 50mg을 투약하도록 설정했다.

1차 목표점은 무작위 배정 시점부터 임상 상태의 7가지 범주 척도(seven-category scale)가 2단계 이상 감소하기까지의 시간으로 30일 동안 평가한다. 

7가지 범주 척도는 △1단계: 입원하지 않고 정상적인 활동 시작 △2단계: 입원하지 않았지만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움 △3단계: 입원했으나 산소치료가 필요하지 않음 △4단계: 입원했고 산소치료 필요 △5단계: 입원했고 비침습적 환기 필요 △6단계: 입원했고 침습적 기계환기 또는 ECMO 필요 △7단계: 사망 등으로 정의됐다.

관찰연구를 진행한 이탈리아 보스턴어린이병원 Paolo Fiorina 교수는 "입원한 당뇨병 동반 코로나19 환자에게 시타글립틴을 투약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는 많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치료옵션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파글리플로진을 보는 엇갈린 시선…DARE-19가 답 줄까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SGLT-2 억제제는 당뇨병, 심부전, 만성 콩팥병 등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장기보호 효과가 입증된 항당뇨병제다. 전문가들은 SGLT-2 억제제가 급성 바이러스성 질병에 빠르게 영향을 미치면서 내피세포기능도 신속하게 개선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예로 DAPA-HF에서 SGLT-2 억제제인 다파글리플로진은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 위험을 낮추는 데 치료 초기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에 미국 세인트루크 중미 심장연구소 Mikhail Kosiborod 박사 연구팀은 다파글리플로진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DARE-19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다국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로, 미국 등 국가에서 코로나19 환자 약 900명을 모집한다. 고혈압, 당뇨병,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 콩팥병 3기 또는 4기 등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병력이 있어야 하며, 중증 코로나19 환자이거나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있었던 환자는 연구에서 제외된다.

전체 환자군을 다파글리플로진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분류해 추적관찰 30일 동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장기손상이 새롭게 발생하거나 악화될 위험을 비교한다. 연구에서 정의한 장기손상은 기계적 환기가 필요한 호흡부전, 심부전 발생 또는 악화, 승압제 또는 기계적 순환보조 필요, 심실빈맥 또는 심방세동, 신대체요법 시작 등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투약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David R. Matthews 교수는 Diabetologia에 실린 문헌고찰 결과를 통해 SGLT-2 억제제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다(Diabetologia 2020;63(8):1440~1452). 

코로나19 환자의 SGLT-2 억제제 투약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는 없지만, 탈수, 정상혈당 당뇨병성 케톤산증 등 위험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평상시 회음부 위생(perineal hygiene)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급성 질환인 경우 SGLT-2 억제제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치료제로서 SGLT-2 억제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이 엇갈리는 가운데, DARE-19 결과가 이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osiborod 박사는 임상시험에서 당뇨병성 케톤산증 위험을 낮추기 위해 매일 산-염기균형(acid-base balance)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마글루타이드, 캐나다에서 'SEMPATIC' 임상 예정

아울러 코로나19 치료제로서 GLP-1 제제 세마글루타이드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임상도 캐나다에서 예정돼 있다. 

SEMPATICO로 명명된 이 연구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고령, 비만, 고혈압 또는 트로포닌 수치가 상승한 코로나19 환자의 사망 위험, 인공호흡기 등의 심폐유지 필요를 줄일 수 있는지 평가한다.

캐나다 Toronto General Hospital Research Institute의 Mansoor Husain 박사는 지난 8월 온라인으로 열린 Heart in Diabetes 학술대회에서 "GLP-1 제제는 혈관염증을 예방하고 혈관확장을 촉진하며 평활근세포의 활성화 및 혈소판 응집을 막을 수 있다"며 "심장대사증후군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코로나19 혈관 합병증 문제를 GLP-1 제제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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