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제1형 당뇨병 '케톤산증' 관리 빨간불
코로나19 대유행…제1형 당뇨병 '케톤산증' 관리 빨간불
  • 박선혜 기자
  • 승인 2020.08.04 0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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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연구팀 "코로나19 기간에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 지난 2년보다 2배가량 상승"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으로 의료기관 이용률 줄어 발생률 높아진 것으로 분석
한양대병원 박정환 교수 "3차 의료기관 방문 어렵다면 1차 의료기관에서 인슐린 처방받아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상황에서 제1형 당뇨병 환자의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독일 연구팀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독일 내 제1형 당뇨병 환아의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 2년과 비교해 약 2배 더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JAMA 지난달 20일자 온라인판).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현재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사태 후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에 대한 통계 자료는 없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으로 환자들의 의료기관 이용률이 줄면서 당뇨병성 케톤산증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독일 봉쇄 기간에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 환아 늘어

독일 유스투스-리빅대학 Clemens Kamrath 교수 연구팀은 '독일 당뇨병 전향적 추적관찰 등록연구(German Diabetes Prospective Follow-up Registry)'를 토대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shutdown)기간인 2020년 3월 13일~5월 13일(이하 2020년)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18세 이하의 제1형 당뇨병 환자 총 532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으며, 나이(중앙값)은 9.9세였다. 

분석에서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pH 수치가 7.3 미만이거나 중탄산염(bicarbonate) 수치가 15mmol/L 미만인 경우로, 중증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pH 수치가 7.1 미만이거나 중탄산염 수치가 5mmol/L 미만인 경우로 정의했다.

최종 결과, 2020년에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발병한 제1형 당뇨병 환아는 44.7%(238명)로 전체 환아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올해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이 2018년,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은 2018년 24.1%, 2019년 24.5%로, 이와 비교해 2020년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에 대한 상대위험도(aHR)는 각각 1.85배, 1.84배 유의하게 높았다(모두 P<0.001).

특히 중증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은 △2018년 12.3% △2019년 13.9% △2020년 19.4%로 지난 2년과 비교해 올해 증가폭이 컸다. 상대위험도는 2020년이 2019년 대비 1.37배(P=0.03), 2018년 대비 1.55배(P=0.004) 높았다.

아울러 올해 중증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이 가장 높았던 나이는 6세 미만으로 24.4%를 차지했으며, 6~11세는 19%, 12~18세는 15.8%로 조사됐다.

의료기관 이용률 감소가 발생률 증가 원인으로 지목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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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제1형 당뇨병 환자의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이 증가한 이유는 의료기관 이용률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Kamrath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될 당시, 많은 의료진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증상이 있거나 의료기관 내원이 불필요하다면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이러한 정보가 잘못 전달되는 경우가 있었고 많은 환아의 부모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했으며, 병원에 내원해야 하는지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이 증가한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의료기관 방문에 대한 두려움뿐 아니라 복합적인 심리·사회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향후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이 증가한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이를 낮출 수 있는 교육 또는 선별검사 등 중재전략에 대한 연구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양대병원 박정환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국내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유럽보다 적어 코로나19 사태 후 국내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에 대한 통계자료는 아직 없다"며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 후 환자들이 감염에 대한 불안감으로 의료기관 이용률이 줄었다.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치료가 필수인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치료가 등한시되면서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이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치료 지속성 중요…1차 의료기관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제1형 당뇨병 환자의 당뇨병성 케톤산증을 예방하기 위한 관리전략에도 관심이 모인다.

미국 웨이크포레스트의대 Elizabeth T. Jensen 교수는 제1형 당뇨병 환자의 당뇨병성 케톤산증을 관리하기 위해 원격의료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해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19)에서 'The SEARCH for Diabetes in Youth' 연구를 통해 미국 내 제1형 당뇨병 환아의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 인물이다.

Jensen 교수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동안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원격의료를 통해 관리받을 수 있음을 알리고, 의료기관은 이를 진행하는 것이 추가적인 위험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원격의료로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이 높아짐에 따라,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의료 접근성이 낮았던 환자들의 접근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에서는 원격의료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상황이다. 이에 국내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의료 접근성이 좋은 만큼, 환자들은 3차 의료기관 방문이 어렵다면 1차 의료기관에 내원해 인슐린을 처방받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정환 교수는 "제1형 당뇨병 환자 관리에 중요한 것은 치료가 중단되지 않는 것이다. 환자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3차 의료기관 내원이 어렵다면, 근처 1차 의료기관에 방문해 본인이 투약하는 인슐린을 처방받아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의료 접근성이 좋은 나라이기에 1차 의료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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