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단일기관 연구 결과, 당뇨망막병증 환자군에서 삽관 진행 가능성 5배 높아
영국 연구팀 "당뇨망막병증 확인이 중증 코로나19 고위험군 판단에 도움"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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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COVID-19)에 감염됐을 경우 중증도 예측을 위해 당뇨망막병증을 확인해야 한다는 보고가 나왔다.

영국 단일 의료기관에 코로나19로 입원한 당뇨병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환자군은 중환자실에서 삽관을 진행할 가능성이 5배 이상 높았다.

이번 연구는 당뇨망막병증이 코로나19 예후 악화와 관련된 잠재적인 위험요인임을 처음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게다가 이 같은 연관성은 코로나19 예후 악화에 대한 전통적인 위험요인과 독립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영국 가이스&세인트토마스 영국국가보건서비스 위탁재단의 가이병원(Guy's Hospital) Janaka Karalliedde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Diabetes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지난달 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당뇨망막병증 등 당뇨병과 관련된 혈관손상이 있는 환자들은 중증 코로나19에 취약하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당뇨망막병증이 코로나19 예후 악화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와 현재 당뇨망막병증을 앓고 있다면 중증 코로나19 감염과 연관됐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필요했다. 

이번 관찰연구에서는 코로나19로 입원한 당뇨병 환자가 당뇨망막병증이 있다면 기관삽관이 필요한 중증 코로나19로 진행되는지 평가해, 당뇨망막병증과 중증 코로나19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올해 3월 12일~4월 7일 가이병원에 코로나19로 입원한 당뇨병 환자 187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제2형 당뇨병 환자는 179명, 제1형 당뇨병 환자는 8명이었다. 평균 나이는 68세였고 60%가 남성이었다.

전체 환자군 중 당뇨망막병증은 36%(67명)에게서 확인됐다. 이 중 80%는 혈관 변화가 망막의 일부분에 국한된 상태인 배경성 망막병증 환자였고, 20%는 전증식성 또는 증식성인 진행성 당뇨망막병증 환자였다.

분석 결과, 187명 중 26%가 삽관을 진행했고 이들 중 45%가 당뇨망막병증 환자였다.

나이, 당뇨병 유병기간, 대혈관합병증, 만성콩팥병 등은 삽관과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으나, 반대로 당뇨망막병증과 비만은 양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다변량 분석 결과, 당뇨망막병증 환자는 삽관을 받을 가능성이 5.81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OR 5.81; 95% CI 1.37~24.66).

반면 당뇨병 유병기간, 대혈관합병증, 만성콩팥병,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 등 요인은 삽관 진행 위험 증가와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단,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당뇨망막병증과 사망의 연관성은 이번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5월에 발표된 CORONADO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진행성 당뇨망막병증 또는 당뇨병성 신증, 당뇨발 과거력 등 미세혈관질환은 코로나19 환자의 조기 사망과 연관됐다(Diabetologia 2020;63:1500~1515).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전체 환자군 중 32%가 사망했고, 당뇨망막병증은 사망의 위험요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Karalliedde 박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많은 당뇨병 환자가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다변량 분석 결과, 당뇨망막병증은 중환자실 입원과 독립적인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코로나19에 감염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망막병증이나 다른 당뇨병성 혈관 합병증을 앓고 있는지 또는 과거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증 코로나19 고위험군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단, 이번 연구는 횡단적 연구로 디자인돼 당뇨망막병증과 삽관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었다"면서 "당뇨망막병증과 다른 중증 코로나19의 미세혈관병증 지표 간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연구들이 앞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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