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2025년 심부전 성인 환자 비만 관리를 위한 과학 성명' 발표
안전성·효능 근거 기반으로 생활습관 중재·약물·침습적 치료 등 권고안 제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심장학계가 심부전 환자의 비만치료제로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위고비)와 GIP/GLP-1 이중 작용제 터제파타이드(마운자로)를 제시했다. 

미국심장학회(ACC)는 이 같은 권고안을 담은 '심부전 성인 환자 비만 관리를 위한 과학 성명'을 JACC 6월 13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이번 성명은 심부전, 특히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환자의 비만 관리에 중점을 두고 생활습관 중재, 약물, 침습적 치료 등 권고안을 마련했다.

ACC는 "비만한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의 치료 혜택을 입증한 새로운 근거들이 쌓이고 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수행하며 비만치료제를 병행할 경우, 의료진은 비만한 심부전 환자의 최적 진단 및 위험평가, 관리전략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며 "정확한 비만 평가와 함께 안전하고 효과적인 중재를 시행하면 비만한 심부전 환자의 삶의 질과 기능을 향상시키고 심부전 사건을 잠재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식이요법·운동 등으로 체중 5~10% 감량…유지에는 한계

ACC는 심부전 환자의 비만 관리전략 중 하나로 식이요법 및 운동 등 행동변화를 제시했다. 비만한 심부전 환자는 의도적으로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한 생활습관 중재를 시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명시했다. 

식이요법 및 운동 등 행동변화로 얻을 수 있는 1년 체중 감량 효과는 5~10%로, 체중을 조금만 줄여도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개선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다만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재증가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이와 함께 운동은 HFpEF 환자의 기능 상태를 개선하고 증상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심장학회(ACC) '심부전 성인 환자 비만 관리를 위한 과학성명' Central Illustration 발췌(JACC 6월 13일자 온라인판.

세마글루타이드·터제파타이드, 심부전 환자 증상·기능적 능력 개선과 연관

"치료 시작부터 장기간 추적관찰까지 모니터링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성명에서는 심부전 환자의 비만 관리를 위한 약물을 제시하며 그 근거도 함께 담았다. ACC는 최근 등장한 3세대 비만치료제가 치료환경을 변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2세대 비만치료제인 오르리스타트,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등은 비만한 심부전 환자에서 효능이 부족하고 이상반응 때문에 사용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 등 3세대 비만치료제는 생활습관 중재보다 효과적이고 침습적 수술보다 위험이 낮으며 HFpEF 환자에게 심혈관계 혜택이 있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 

단, 이들 약제는 HFrEF 환자 대상 연구가 수행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GLP-1 제제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는 진행성 HFrEF 환자의 심부전 및 부정맥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성명에서는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이고 좌심실 박출률 45% 이상 환자 대상 STEP-HFpEF 연구(세마글루타이드)와 좌심실 박출률 50% 이상 환자 대상 SUMMIT 연구(터제파타이드)에서 비만치료제를 통한 심부전 환자의 체중 감소가 증상 및 기능적 능력 개선과 관련 있었다고 정리했다.

그러나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가 비만한 HFpEF 환자의 심부전 사건 위험을 낮춘다는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단, 터제파타이드의 근거가 더 강력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탐색적 분석에 의하면, 약물 치료 시 바이오마커와 영상 지표 등 유리한 변화가 나타나 기전상 체중 감소 외에도 잠재적으로 뚜렷한 이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 투약 시 4주 간격으로 수행하는 초기 점진적 용량 증량 단계에서 신장기능과 전해질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이뇨제, 항고혈압제, 항당뇨병제 등을 조절하도록 주문했다. 특히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두드러진다면 치료에 주의하도록 조언했다.

ACC는 "비만한 심부전 환자에게 비만치료제를 투약하려면 치료 시작 단계, 대사 및 심부전 특이적 감시를 포함한 용량 증량 단계, 안전성 및 효능을 보장하기 위한 장기간 추적관찰까지의 모니터링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비만치료제로 인한 체중 감소와 심혈관계 혜택 간 절대적 연관성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비만 환자가 1년 이내 최소 5%의 체중 감량에 도달하지 못하면 추가 치료가 이뤄질 수 있다"고 명시했다. 

비만대사수술 시 심부전에 전문적 지식 갖춘 의료진 관리 필요

침습적 치료로서 비만대사수술 안전성과 유효성 근거도 정리했다.

비만한 심부전 환자는 비만대사수술 시 효과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 등 심부전 사건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단, 이러한 가능성은 관찰연구 데이터에서 확인한 것으로 심부전 환자 대상 무작위 대조 연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비만대사수술을 받는 심부전 환자는 수술 후 심혈관질환 이환율과 사망 위험이 높아지므로, 심부전에 전문적 지식을 갖춘 의료진의 수술 전 최적화 및 수술 전후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LP-1 제제가 HFrEF 예후도 개선할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와 함께 성명에서는 향후 연구가 필요한 주제도 제시했다.

우선 심부전 환자의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큰 관리전략을 정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특히 근육량 감소와 체지방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근감소성 비만에 주목했다. 이는 노인의 건강 악화를 초래할 수 있지만,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 임상연구에서는 근감소성 비만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세마글루타이드의 STEP-1과 터제파타이드의 SURMOUNT-1에서 약물 치료로 감량된 체중의 최대 1/3은 지방량이 아닌 순수 근육량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ACC는 "근감소성 비만의 치료 목표는 운동과 영양 중재를 통해 근육량과 근육 기능을 보존 또는 증가시키면서 지방조직을 줄이는 것"이라며 "하지만 비만치료제가 이 같은 목표를 안전하게 달성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 향후 관련 연구를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비만한 심부전 환자에서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의 치료 혜택이 체중 감소 때문에 나타나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완기 기능 개선과 좌심실 질량 및 주변분비(paracrine) 지방 조직 감소 등을 고려하면 체중이 아닌 다른 메커니즘에 따른 혜택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다. 

이어 비만치료제가 HFrEF 환자 예후도 개선할 수 있을지 조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ACC는 "리라글루타이드와 엑세나타이드 등 GLP-1 제제를 HFrEF 환자에게 투약하면 안전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는 약물 투약에 따른 심박수 증가 때문에 나타났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대규모 심혈관계 영향 연구에서 리라글루타이드 또는 세마글루타이드가 HFrEF 환자의 예후를 악화시킨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비만한 HFrEF 환자 대상으로 비만치료제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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