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 12~15일 개최
美 후향적 연구, 호르몬요법+마운자로 병행 시 체중 감량 효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만치료제를 투약하는 폐경 여성은 호르몬요법을 함께 받으면 체중이 더 감소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연구팀이 진행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 비만치료제인 GIP/GLP-1 이중 작용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를 투약하는 폐경 여성 중 호르몬요법을 함께 받는 여성은 받지 않은 이들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컸다.
지난해 Menopause에 발표된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도 비만치료제인 GLP-1 수용체 작용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가 호르몬요법을 받는 폐경 여성의 체중을 더 줄이고 허리둘레를 개선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호르몬요법이 비만치료제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마운자로와 호르몬요법 병행 시 효과를 분석한 이번 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는 12~15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5)에서 공개됐다.
체중 20% 이상 감소 도달률, 호르몬요법군 45% vs 대조군 18%
이번 연구는 폐경 여성에서 마운자로의 체중 감량 효과가 호르몬요법으로 더 좋아지는지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과체중 또는 비만 치료를 위해 최소 12개월 동안 마운자로를 처방받은 폐경 여성 400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호르몬요법으로 프로게스테론 치료와 관계없이 경피용 또는 경구용 에스트로겐을 사용했다.
성향점수분석에 따라 호르몬요법을 받는 군(호르몬요법군, 40명)과 받지 않는 군(대조군, 80명)이 등록 당시 특징과 비만 관련 동반질환을 고려해 1:2 매칭됐다. 평균 나이는 각각 56세와 57세였고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각각 34kg/㎡와 33kg/㎡였다.
18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체중은 호르몬요법군이 17%, 대조군이 14% 감소했고 호르몬요법군의 체중 조절 효과가 유의하게 더 컸다(P=0.01).
또 마지막 추적관찰 당시 체중 20% 이상 감소 도달률은 호르몬요법군 45%, 대조군 18%로 호르몬요법군의 도달 가능성이 3배가량 더 컸다(P=0.001).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이유로 에스트로겐이 내장지방 분포, 열 생성, 인슐린 민감도, 에너지 소비 등에 긍정적 역할을 미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또 에스트로겐이 GLP-1 신호 전달 경로를 강화시켜 마운자로의 식욕억제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메이오클리닉 Maria Daniela Hurtado 교수는 "비만치료제와 호르몬요법을 함께 사용했을 때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크다는 결과는 에스트로겐과 마운자로 간 상승적 상호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에스트로겐이 없으면 이러한 시너지 효과가 감소해 마운자로의 체중 감량 반응이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 호르몬요법군의 체중 감소 정도는 마운자로를 투약한 폐경이 아닌 비교적 젊은 여성에서 확인한 효과 의미 있게 다르지 않았다. 이는 호르몬요법을 받지 않고 마운자로를 투여한 폐경 여성에서 기대할 수 있는 체중 감량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Hurtado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폐경으로 인해 비만치료제 반응이 저하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면서도 "하지만 이 가설을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노화로 인해 비만치료제 반응성이 감소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