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간호법 강력 반대 “정부 땜질식 처방 멈춰라”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의사들이 정치권의 간호법 추진과 2000명 의대 증원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PA 간호사 제도에 관해 “전공의들에게 의료 현장에서 떠나라고 부채질하는 정책”이라고 평가하며, 법제화 시 앞으로 환자의 생명이 더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27일 의협회관 1층 단식장 앞에서 일일 브리핑을 열고 의료계 4개 단체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공동 성명에는 의협과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가 참여했다.

임 회장은 간호법의 추진에 반대한다며, 정부의 정책에 국회마저 동원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PA 활성화는 전공의들에게 의료 현장에서 떠나라고 부채질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불법적으로 간호사에게 의사 업무를 시키는 정책으로는 의료 파탄을 해결할 수 없다. 또 환자의 생명과 안전은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전공의들이 나간 자리를 PA로 채운다면 앞으로 전공의 수련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게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같은 정책을 멈출 것을 요구했다. 해당 정책은 즉흥적인 땜질식 처방으로,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국민 기만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가 환자 안전을 이유로 추진하는 진료 면허제 역시 이와 같은 땜질식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정부 정책은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다. 환자 안전을 내세우다가 또 금방 내다버리는 식”이라며 “여당은 정부의 즉흥적 정책에 동원돼 또 다른 파탄을 초래하지 말라”고 말했다.

또 여야 구분 없이 간호법을 추진하는 것에 관해 “의료법 체계를 무너뜨리는 성급한 입법 시도”라며 “간호사는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와 함께 의료인으로 규정돼 의료법으로 통합 관리돼왔다. 그런데 별도의 간호법을 제정하는 것은 상호 충돌을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 의사들은 현장에서 간호사들이 처한 어려움에 깊이 공감한다. 당연히 해결책이 논의돼야 한다”면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행태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만약 의료 현장에서 PA가 필요하다면 교육과 훈련, 의료 질 관리, 업무 범위와 위반 시 제재 방안, 응급구조사나 의료기사 등 다른 직역과의 업무 효율, 전공의 수련에 미치는 악영항 최소화 방안, 간호조무사 권익 보호 등이 고려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 회장은 “정부의 즉흥적 정책은 반 민주적이며 반 헌법적”이라며 “국회가 이런 정부의 모습을 제대로 비판하고 보건의료 모든 직역이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임 회장은 지난 26일부터 의료 정상화를 위한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