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21일 혁신적 의료공급 및 이용체계 개편방안 공청회 개최
정부 참여와 더불어 의료 소비자의 적극적 관심도 필요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일반 병상 축소와 전공의 수련 개선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혁신적 의료공급 및 이용체계 개편 방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개편방안 추진은 전공의 업무 과다 문제와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의료개혁 특별위원회에서 개혁 과제 선정 후 전문위원회 논의를 진행하며 구체적 내용을 설정해왔다.
보건복지부 유정민 의료체계혁신과장은 해당 개혁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먼저 1단계로 2024년 하반기에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하고, 이후 2단계에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실시하며, 3단계에서 혁신적 의료전달 체계를 확립한다.
특히 개편방안 추진에 앞서 지난 2월부터 실시한 비상진료체계가 상종 환자 쏠림을 다소 개선했다며 일부 긍정적 개선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상종 내 중등도 이하 환자 비율이 높고, 현장 의료진 소진 등의 문제가 남아있어 이를 해결하겠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상종을 중심으로 진료협력병원과 강력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의사 판단에 따른 전문적 의뢰를 강화해 의료 회송을 내실화하고, 협력 네트워크 확립을 위해 EMR 연계 및 인원 보강 등을 실시한다.
또 상종이 규모 확장보다 의료 질 제고에 집중하도록 일반 입원실 허가 병상의 5~15%를 축소하고 중환자 병상을 확대한다. 또 10병상 당 전문의 기준을 신설한다.
이외에 전문의 등 숙련된 인력 중심 운영이 가능하도록 숙련 인력을 확충하고, 기존 인력 감축 또는 무급 휴가가 없도록 병원별 인력 운영 방안 계획을 수립한다.
전공의 근로시간 역사 주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단축한다. 연속 근무 시간도 기존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변경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아울러 지도 전문의 확충과 병원 차원의 수련 프로그램 설계를 통해 전공의들이 밀도 있는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 과장은 “(혁신) 시범 사업은 2024년 하반기부터 2027년 상반기까지 3년간 실시한다”며 “신청을 희망하는 모든 상급종합병원 및 권역 내 진료협력병원이 함께 신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에 약 3조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정부는 7월~8월 내 상종 구조 전환 방안 의견 수렴을 거친 뒤 8월 말 제6차 의료개혁특위 1차 개혁방안을 발표한다. 9월 중 건정심 개최 후 10월까지 상종 구조 전환 시범사업에 착수한다. 12월에는 의개특위 2차 개혁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역할과 더불어 의료 소비자의 적극적 참여도 중요
시민계는 정부의 지원 확대는 물론 의료 소비자의 적극적 피드백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의료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려면 정부의 적절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공공 의료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시민계에서 제기했던 의료 과제로는 공공의료 확대를 포함한 의사 인력 증원과 필수의료 부족, 응급의료 부족, 지역간 의료 격차, 비급여 치료 의료 비용 문제 등이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윤 사무총장은 먼저 환자와 의료 소비자의 차이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 개혁의 수혜자 대상을 환자에서 의료 소비자로 확대해야 폭 넓은 개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빅5 병원에 소비자가 쏠리는 이유 역시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는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의료 소비자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교육 및 상담이 필요한 이유다. 다만 의료 개혁을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정보 습득을 위한 실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사무총장은 “소비자도 의료 비용 절감을 위한 정부 지원 정책을 적극 활용하고,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적극적 이해는 물론 의료진과의 소통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의료 서비스 후 피드백을 제공하면 의료 기관 서비스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단체, 상종 구조 전환 시범사업 ‘기대’
수도권 병상 더 줄여도 된다는 의견도 제시
환자단체는 이번 상종 구조 전환 시범사업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몇 가지 우려를 밝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지난 2월부터 환자단체는 이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지난 6개월간 신규 암 환자들은 빅5 병원으로 가지 않는 상황”이라며 “모두 지방 병원으로 가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종 구조 전환 시범사업에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의료전달체계 개혁을 단순히 통제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다 합리적 자세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환자들은 서울의 빅5 병원에 쏠리는 것이지 수도권에 쏠리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병상이 비어 있다. 그렇다면 병상을 줄여도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울산의대 이상일 교수(예방의학과)는 “지금까지 상종의 역할을 재정립하려는 정부 시도는 여러 번 있었다. 다만 참여 병원이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적기도 했다”며 “(적극적 참여를 위해) 권역 의료기관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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