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 기획] 항암치료의 미래 면역항암제③가톨릭의대 강진형 교수

<창간14 기획> 미래와 소통하라
항암치료의 미래 '면역항암제'에 주목

1. 면역항암치료, 언제부터?

2. 새로운 면역항암제 어떤 게 있나?

3. 면역항암제 시대에 남겨진 과제-가톨릭의대 강진형 교수 인터뷰

1990년대 말 이매티닙을 필두로 게피티닙, 엘로티닙, 아파티닙 등 다양한 표적치료제들은 분자기반 맞춤형 치료를 가속화시켰지만, 획득내성이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안겨주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인체 면역반응을 활용하는 또 다른 무기의 등장은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암 치료자들 입장이다.

그렇다면 향후 10~20년간 면역항암제 도입과 관련해 임상에서 안고 나가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 가톨릭의대 강진형 교수는 면역항암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와 표준화된 진단검사의 개발을 강조했다.


"병용요법 시 효과 올리고 부작용 낮추고"

가톨릭의대 강진형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는 "CTLA-4이나 PD-1, PD-L1 외에 새로운 면역체크포인트의 발굴"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B7-1, B7-2-CD28과 같이 면역체계에 관여하는 바이오마커들 가운데 의약품이 될만한 타깃(druggable target)이 한창 개발 중이며(Nat Rev Immunol 2002;2:116-26), 당분간 이를 표적하는 항체 약물이 수없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

결국에는 면역항암제도 병용요법으로 가야만 한다.

다만 "최적의 궁합을 나타내는 약물 조합을 찾되, 병용 시 발생하는 부작용을 어떻게 관리, 제어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2가지 이상의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전략이 유효성 면에서 탁월하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 마이클 포스토우(Michael A. Postow) 교수팀이 진행성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연구(NEJM 2015;372:2006-2017)에서도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의 병용요법은 이필리무맙 단독요법에 비해 종양반응률(ORR)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유의하게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독성 부분인데, 효능 만큼이나 부작용 발생률도 올라간다. 억제돼 있던 T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암세포뿐 아니라 간, 췌장, 갑상선, 뇌하수체 등을 공격하기 때문에 간염, 갑상선염 등의 형태로 이상반응이 발생하는 것이다.

발생 빈도 자체가 높진 않지만 자가면역 반응이 여러 기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경우 제어하기가 어렵고, 스테로이드제를 쓰는 수밖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강 교수는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을 '동전의 양면'에 비유하면서 "두 약제의 병용 시 이상반응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유효성을 높이면서도 부작용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요체"라고 짚었다.

또한 "여러 종류의 면역항암제를 복합적으로 사용해도 작용경로가 중첩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없을 수 있다"며 "표적치료제보다는 가능성이 낮겠지만 면역치료제도 내성이 안 생긴다는 보장은 없다. 어떤 방식으로 내성이 발현될지는 추가적인 연구과제"라고 부연했다.


"면역항암제 최대 수혜자 찾자"

▲ 가톨릭의대 강진형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다음으로는 면역항암요법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게 포인트다.

즉 면역항암제 투여로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군을 선별할 수 있는 마커를 찾아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PD-L1 발현율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된다.

PD-L1 발현율이 높은 환자일수록 면역항암제 투여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실제 펨브롤리주맙의 1상임상인 KEYNOTE-001 분석을 살펴보면 종양세포의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이었던 환자군의 전체반응률(ORR)이 45.4%(95% CI, 33.5-57.3)로, 1~49%(ORR, 16.5%) 또는 1% 미만(ORR, 10.7%)의 발현율을 보인 환자군보다 현저히 높았다.

니볼루맙과 관련해서는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5)에서 공개됐던 Checkmate 057 연구도 발현율 기준 1%, 5%, 10% 모두 PD-L1 발현율이 올라갈수록 종양반응률이 증가한다는 분석을 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PD-L1 발현 여부와 관계 없이 효과를 보였다는 이해하기 힘든 데이터도 보고되고 있다.

PD-1 발현율을 확인할 수 있는 면역화학염색 기법도 아직은 표준화 되지 않은 상태다. 면역화학염색 결과 얻어진 수치의 컷오프값을 몇 %로 가져가느냐 혹은 누가 판독할 것인가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지게 되는데, 개발사마다 항체의 특성이 제각각이다 보니 데이터의 재현성(reproducibility)을 보장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강 교수는 "PD-L1 발현 정도가 면역항암제에 대한 반응률을 사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후보지만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이 남았다"면서 "약물 간 호환 가능한 바이오마커와 함께 표준화된 진단키트가 하루 속히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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